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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한 번 믿었으면 끝까지 믿자!

2022.03.24

 



                   한 번 믿었으면 끝까지 믿자! 


 항장과 계표 두 장수가 초패왕 항우에게 크게 꾸지람을 듣고 있었다. 유방의 군사에게 대패하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펄펄 뛰며 화를 내는 항우를 더욱 화가 나게 한 것은 옆에 있던 진평이었다. 진평은 두 장수에게 아무 잘못이 없다고 대변을 해주며 화를 돋구었기 때문이다. 진평은 삭탈관직 당하고 조정에 등청치 못하게 되었다. 진평은 화가 나서 유방에게 의지하기로 하고 금은보화를 싸들고 황하에 도착했다. 날은 어두워지는데 배가 없어 난감하던 차 배 한척을 발견하곤 강을 건너 달라고 사정했다. 배에 타고 있는 두 사내의 인상이 험악한 것이 마음에 걸렸으나 어쨌든 날은 어두워지고 강은 건너야하니 어쩔 수 없었다. ‘불길한 예감은 맞는다’는 말처럼 배가 강의 중간 쯤 이르자 두 놈이 칼을 빼들고 다가섰다. 이놈들이 그 유명한 황하의 수상강도(水上强盜)였던 것이다. 


진평은 재빨리 옷을 벗어 금은보따리와 함께 강물 속으로 던져버렸다. 이 모양을 지켜보던 도둑들은 이 황당한 상황에 웃으며 “우리가 그대를 죽이고 옷과 금은보화를 뺏으려했는데 이제 아무것도 없으니 죽여봐야 소용없게 되었다.” 라고 한 뒤 강을 무사히 건네주었다. 벌거벗은 진평이 주막집을 발견하고 주인에게 그간의 사연을 이야기한 뒤 도와 달라 사정했다. 도와주면 후에 은혜를 꼭 갚겠다는 말도 했다. 주막집 주인은 진평의 기지에 보통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음식을 대접하고 의복을 갖다 주었다. 진평은 유방의 편에서 일하고 있던 옛 친구 위무지를 찾아갔고 위무지는 한왕 유방에게 진평이 귀순한 것을 알렸다. 유방은 항우의 책사인 진평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여 도위벼슬과 참승전호군을 겸하게 하였다. 


파격적인 대우였다. 주위에서 반대했으나 소용없었다. 그는 벼슬을 얻자 거침없이 뇌물을 받아 먹었다. 이것이 유방의 귀에 들어왔다. 유방은 열 받았다. “초나라에서 쫓겨난 놈을 파격적인 대우로 맞아주었으면 열심히 일하고 충성해야지 일은 안하고 뇌물만 받아 처먹었다며? 이 시끼야!” 대노(大怒)한 유방이 진평을 불러 이렇게 나무라자 진평은 태연하게 답하기를 “제가 초나라에 있을 때 미련한 항우가 인재를 몰라보고 제대로 대우를 안해주어 능력을 제대로 못보였습니다. 이제 제가 실력발휘를 좀 해보려고 했으나 여기에 올 때 황하에서 도적을 만나 벌거숭이가 되어 당장 의식(衣食)을 해결 못하고 있는데 뇌물을 받지 않고 어떻게 살아간단 말입니까? 잠시만 참고 기다리시면 후에 성은에 보답하겠습니다.” 이에 유방은 크게 깨닫고 “짐이 하마터면 큰 인재를 잃을뻔 했구료!” 라고 한 뒤 크게 상을 내렸다. 


의식주가 풍족해진 진평은 항우와 그의 일급 참모인 범증을 반간계(反間計)로 이간질시켜 항우가 범증을 버리는 큰 실수를 범하게 하였고 성고대전에서 한왕이 항우에게 포위되어 죽게 생겼을 때 비책을 내어 목숨을 구했다. 또 흉노에게 유방이 포위되어 위태할 때에도 미인계를 써서 유방을 구해내는 등 사력을 다해 충성을 다했다. 초한지에 나오는 이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게한다. 항우가 진평의 가치를 알아보고 쫓아내지 않았다면 항우가 유방에게 패해 죽지는 않았을 것이며, 진평의 농간에 범증을 쫓아내는 일도 없었을 것이요, 범증이 항우 옆에 계속 있었다면 유방이 결코 항우를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유방이 은혜도 모르고 뻔뻔스럽게 뇌물을 받아 처먹는 관평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관평의 책략으로 여러 번 목숨을 구하지도 못했을 것이요. 항우를 이기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와 유사한 사연이 있다.


LA와 오렌지카운티, 얼바인 등지에서 대형 리커스토아를 10여 곳 운영하고 계시는 여선생님은 필자의 오래된 고객이시다. 이분은 각 매장마다 리커스토아 일에 능한 메니저를 두고 여러 곳의 가게를 관리했는데 메니저에게 거의 모든 전권을 위임하다 시피했고 자신은 금전관계만 가끔 체크하곤 했다. 예전에 필자가 여사장님의 가게 풍수문제로 이중 한 곳에 잠시 나가본 일이 있었는데 필자에게 음료수 한 병을 꺼내 권하고서는 자기 자신의 가게임에도 불구하고 그 즉시 카운터에 가서 음료수 값을 지불하고 잔돈을 받는 모습을 보았는데 늘 그러했는지 돈 받는 여직원도 당연히 여기는듯했다. 여사장님의 중학교 동창인 K씨를 자신의 가게 한곳에서 1년간 트레이닝 시키고 가게한곳을 맡기려고 할 때 필자에게 동창의 생년월일시를 주며 친구에게 가게를 믿고 맡겨도 좋은지 감정을 의뢰한 일이 있었다.


K씨는 중학졸업 이후 한 번도 만나거나 소식을 들은 일이 없었는데 아주 우연히도 한인타운 식당에서 만났다한다. 아주 오랫동안 보지 못한 친구기에 처음에는 서로 긴가민가하여 “혹시? 저...” 라고 하며 서로가 기억을 떠올리다 중학교 이름을 거의 동시에 대고서야 서로의 이름이 떠올라 서로의 이름을 불렀다고 한다. 한국에서 가까운 동네에 살면서도 한 번 마주치지 못했었는데 이 넓디넓은 미국 땅에서 마주친게 신기하기도 했다 한다. K씨는 미국에 와서 되는 일이 없어 세월만 낭비하다 가정까지 깨지고 혼자 떠도는 신세였다. 중학교 때 둘은 아주 가까웠고 죽이 맞았는데 고교진학 후 가는 길이 달라서인지 서로를 잊고 살다 이렇게 만난 것이다. 필자가 K씨의 팔자를 감정해보니 사주팔자 속 재물복, 여자복, 자식복, 부모형제복 어느 하나 신통한게 없었고 역마살이 심하게 끼여 있어 평생 여기저기를 떠돌겠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루어질리 없어 보였다. 


허나 심성은 나쁘지 않고 정직한 고지식한 성품이라 보여졌으며 머리는 총명해보였다. 사주팔자대로 K씨는 명문대 출신이었고 영어도 무척이나 능숙했다. 필자는 여사장님과 K씨의 팔자에 合이 많아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라고 진단했었다. 헌데 어느 날인가 심각한 얼굴로 여사장님이 상담을 청해왔다. "K에게 맡긴 가게에 아무래도 금전적인 부정이 있는것 같습니다.“ 낭패스러운 표정으로 필자에게 원망하는 듯 한 눈길을 보낸다. 결국 회계전문가를 동원해서 세세하게 감사가 있었고 결국 부정을 찾아냈는데 K의 부정이 아니라 그 전임자들의 부정이었다. 그 가게를 맡게되는 메니저들끼리 교묘한 방법으로 부정을 대물림 해 와서 그 곪은 부분이 나타나지 않고 있었는데 K씨가 업무를 인수인계 맡자 그 곪았던 부분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방법이 너무도 교묘해서 찾아내기가 무척이나 어려웠다는 후일담이다. 아무튼 K씨는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이제는 여사장님의 오른팔이 되어 가게 여러 곳을 총괄해서 관리하는 부사장으로서의 역할을 단단히 해내고 있다. 여사장님의 사업이 더더욱 번성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한번 믿은 사람은 끝까지 믿어 보라시던 선생님 말씀이 옳았습니다.” 후에 여사장님이 필자에게 사과하며 건넨 말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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