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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이런저런 잡담(雜談)

2022.03.29

 




                        이런저런 잡담(雜談)  


 易學(역학)은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면서 높은 적중률을 보여주어 현재까지 살아남은 학문이다. 과학성도 없고 적중률도 떨어지는 얼토당토 않는 분야였다면 지금까지 전해지지도 못했을 것이다. 역술인은 남의 운명을 감정하고 상담자의 역할까지 하기에 인격과 도덕성이 높게 요구된다. 역술인이 사주팔자를 감정하여 이런저런 적중률을 보이면 상담의뢰인은 역술인을 높이 신뢰하고 철석같이 믿는 경향이 강하다. 이 틈새를 이용해 상대를 속여 큰돈을 갈취해내는 사이비 역술인들이 예나 지금이나 꽤 있어왔다. 오래전 일이지만 이수 명리학파를 이끌며 TV등에 출연하여 신 역학 이론으로 유명세를 떨치던 젊은 역술인이 자기를 믿고 따르던 주변인들에게 사기를 친 죄로 징역 4년을 선고 받기도 했다. 이렇게 유명 역술인이 역술로서 사기를 치자면 빌딩 사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역학자와 역술인은 경계가 모호하다. 역학을 학문 그 자체로서 연구하는 학자가 역학자다. 역학은 그 분야가 너무도 방대하여 제대로 공부하자면 10년 20년 30년을 해도 부족하다. 평생을 공부해도 모자라는 것이다. 어떤 학문이던 제대로 하자면 어렵고 쉽게 하자면 너무도 쉽다. 최근에는 어떤 이들의 경우 역학관련 책 몇 권 읽거나 역학학원에서 속성 반으로 3개월에서 6개월 공부한 뒤에 역학에 대해 도통한 양 행세하며 버젓이 사무실을 차려 돈벌이에 나서기도 한다. 이나마도 공부하기 싫은 이들은 시중에 나와 있는 상담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집어넣고 컴퓨터 Key 를 눌러 여기나오는 내용을 읽어주며 역학의 대가인양 행세하는 기가 막힌 일까지 있다. 


예전에 필자의 지인이 “앞으로는 철학관이 죄다 문 닫을 겁니다. 왜냐하면 인터넷이 발달하게 되어 버튼하나만 누르면 30년 이상 평생을 공부한 이보다도 더 정확하게 컴퓨터가 감정을 하는 시대가 올 테니까요.” 라고 필자에게 이야기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결코 그런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고 앞으로도 오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여도 컴퓨터가 인간의 사고를 뛰어넘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예전에 슈퍼컴퓨터 알파고가 바둑대결 에서 이세돌 9단을 이겨 파란을 낳기도 했지만 이는 극히 제한된 일부분의 이변이고 보편적으로 결코 기계의 사고가 인간을 이길 수는 없다. 기계가 어찌 인간의 사고(思考)를 뛰어넘을 수 있단 말인가? 아무튼 역학자는 역학을 오로지 학문으로서 연구하는 학자이며 학문적으로 제자들에게 가르치는 선비를 이른다. 생계유지는 가르치는 댓가로 받는 사례금에 의지해 검소하게 살아가는 이가 대다수다. 생계를 위해 일반인과 상담하지는 않는다. 


이에 비해 역술인은 역학이 아닌 이른바 역술을 하는 이들이다. 역학이라는 학문을 학문적 측면보다는 운명예측이라는 기술적, 기능적 측면을 개발하여 상담에 사용하는 이들로서 운명상담을 업으로 하는 이들을 이른다. 하지만 역학인과 역술인의 경계는 모호하다. 필자의 경우 역학인이기도 하며 역술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역술인의 경우 상담하러 온 사람의 분수를 살피고 인생의 중요한 시점에서 물러서야 할때와 나가야 할때를 도덕적, 윤리적인 견지에서 역(易)의 지혜를 빌려 충고할 의무가 있다. 인생사에는 흉(凶) 중에 길(吉)이 있고 吉중에 凶이 있는 법이다. 물극반칙(物極反則)이라는 말이 있다. ‘해도 중천에 이르면 기울기 시작하고 달도차면 이지러진다’는 말처럼 세상 모든 것은 궁극에 달하면 그 모습을 달리한다. 이것이 바로 우주 대자연의 운행 질서요 법칙이자 만고불변의 진리인 것이다. 易은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한다. 즉 우주만물의 운행법칙을 인사(人事)에 적용하여 운명을 파악하는 자연과학이요, 통계학인 것이다. 


역학은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는 학문이다. 공부할수록 지금까지 공부해 온 자신의 수준이 하잘것없는 수준임을 끊임없이 자각시켜준다. 이래서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예전에 한국에서는 환자에게 무조건 반말하는 의사가 많았다.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환자에게 이랬어? 저랬어? 하는 식으로 반말을 해댔다. 지금도 그런 의사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야 자신들의 권위가 선다고 생각들 했었나보다. 한심한 인간들이다. 운명상담을 하는 무속인 이나 역술인 중에도 무꾸리 하러 온 손님에게 무조건 반말하는 이가 많았고 아직도 그런 이들이 많이 남아 있다. 무속인 들의 경우가 더 심한듯하다. 합리적으로 운을 설명하고 함께 이것을 피해갈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강압적인 말로 반말 찍찍 내뱉으며 겁을 주는 그런 한심스런 행태가 아직도 남아있는 듯해서 한심하다. 


일반인들이 역술인에게 갖고 있는 잘못된 인식하나가 있으니 자신의 운명을 상담하는 역술인은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어야 실력이 있을 거라는 착각이다. 역술인들의 경우 공부를 하게 된 사연도 다양하고 역학공부를 시작한 시기도 각각 다르다. 일찍 공부를 시작한 사람은 아직 젊은 나이임에도 오랫동안 공부를 한 사람일수도 있고 나이 들어서 공부를 시작한 사람은 나이가 늙었음에도 공부연륜이 짧을 수 있는데 사람들은 나이가 많으면 그만큼 오랫동안 공부해온 분으로 보고 실력이 있을 것이라 짐작하곤 한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순수한 역학이 아닌 기술적 측면의 이른바 역술의 경우 통계학 상 10년에서 20년 쯤 공부한 이가 그 실력이 절정을 이루는 경우가 많으며 연령대로는 45세에서 65세 사이가 꽃을 피우는 연령대라 볼 수 있다.사회경험도 어느 정도 있고 공부의 경륜도 어느 정도 깊어져 이를 연결시킬 수 있는 나이 대이기 때문이다. 


팔자분석은 머리가 원숙하고 총기가 있으며 체력적으로 받혀주어야 꽃을 피울 수 있다. 머리가 퇴화하는 노년기에 이르면 아무리 그동안 공부를 많이 한 실력 있는 분도 자꾸 사주통변에서 실수를 하곤 한다. 실제로 한국의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대가(大家)분들도 연세가 들어 노쇠해지시자 사주분석 실력이 예전과 같지 않고 자꾸 달라지고 오판하는 경우가 많으셨다. 어떤 때는 아주 기본적인 사주분석방향도 까먹고 제자들에게 물어보시는 분도 있으셨다. 따라서 역술 계에는 ‘늙기 전에 돈 벌어 빨리 은퇴하는게 망신당하지 않는 길이다.’ 라는 말이 공공연히 떠돌았다. 아무리 유명하게 명성을 날리는 사람도 나이가 들면 자꾸 실수하게 되고 예전에 자신이 쌓았던 명성에 누가되는 일들을 자꾸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 맞추지도 못하는데 옛 명성에 의지해 영업을 계속하다보면 자꾸 실수해 엉터리라는 소문이 나고, 이런 소문이 나면 손님이 떨어지고 손님이 떨어지면 이를 회복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이것으로 인해 망신당하고 비참하게 은퇴하게 되는 예가 많았기에 그러하다. 필자도 하루라도 빨리 은퇴해 역술이 아닌 역학에 전념하고 싶으나 주변여건이 허락지 않는다. 이것도 필자의 팔자이니 어찌할 방법이 없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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