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사기꾼
필자같이 남의 운명을 상담하는 사람의 기본 도리는 활인(活人)에 있다. 사람이 병 들었을 때 치료하여 회복하게 하고 미래에 예견되는 질병의 예방에 대해 조언하여 사람을 구하는 의사처럼 불운에 처한 이에게 이를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미래에 예견된 불행을 어떻게 하면 피해갈 수 있는가를 조언하고 다가오는 행운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충고하여 피흉추길(避凶追吉)로 사람을 살리는 활인업(活人業)이라는 사명감이 꼭 필요하다 할 수 있다. 미래예측에 대한 정확도야 역술인 개개인의 공부의 깊이와 역량에 따라 다를 수 있어 100% 정확도를 모든 역술인에게 기대할 수는 없지만 운명상담자로서의 기본적인 활인의 자세는 필수조건이다. 이는 역술인의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소 건방진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필자와 같은 유명역술인이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돈을 모으려 집착한다면 수만금을 모을 수 있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필자에게는 그럴 수 없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다행스럽게도 많은 분들이 필자를 믿고 찾아주셔서 시간이 없어 일정을 다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바쁜게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따라서 수입이 충분하니 사술을 부리지 않아도 생활하는 데는 전혀 걱정이 없다. 둘째, 필자는 이전에 칼럼에서 누누이 강조한대로 재물 복이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일생을 통해 수입이 남보다 몇 갑절 꾸준히 들어오나 그 재물이 고이지 못하는 사주팔자이니 재물이 들어와도 다 나가버려 재물을 모을 수 있는 복이 팔자자체에 없다. 그러니 큰돈이 들어와도 어차피 나갈 터인지라 굳이 욕심낼 이유도 없고 욕심을 낸다한들 모을 수가 없다. 이런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다행스럽게도 금전에 대해 초연할 수 있다. 이 또한 필자의 복(?)이라 할 수 있다.
이곳 LA도 마찬가지이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서 광고를 요란하게 해대며(한국에서 유명한 OOO 드디어 미국에 오시다!! 하는 식) 몇 달 또는 1년 남짓 운명을 빙자한 요망한 사술로 여러 명에게 돈을 갈취하고는 갑자기 없어져버리는 역술 사기꾼들이 많다. 일명 ‘떳다방’들이다. 필자처럼 20년 이상 한자리를 지키며 계속 영업 중인 업소는 LA인근 전체를 통틀어 서너 곳에 불과하다. 요망한 사술로 사람들을 속이는 역술사기꾼들은 한자리에 오래 머무를 수가 없다. 시간이 지나면 피해자들이 사기 당했음을 알고 난리를 쳐대기 때문이다. 시끄러워지기 전에 잽싸게 미꾸라지마냥 도망쳐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는 다른 먼 지역으로 가서 같은 짓을 반복하고 또 없어진다. 전형적인 수법이다. 필자는 오랜 시간 같은 장소에 머물며 이런 행태를 여러 번 목격 한 바 있다.
십여년 전에 한국에서 윤모氏라는 역술사기꾼이 LA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난리굿을 친 적이 있다. 자신이 유명 여배우의 의붓아버지이며 예전에 한국에서 유명했던 책 ‘팔자’의 저자라고 떠벌리며 사람들을 속였다. 이놈의 수법은 이랬다. “당신아들에게 큰 액이 들어 조만간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거나 죽을 것이니 이를 피하려면 정성껏 큰돈(5천~2만불 사이)을 마련하여 나에게 가져오면 그 돈을 영험한 기가 서린 곳에 일정기간 묻어두면 화를 피할 수 있다. 그 기간이 지나면 그 돈은 한 푼도 손대지 않고 도로 파내어 돌려줄 것이니 당신에게는 아무 손해도 없이 아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라는 식이였다. 자식이 죽거나 크게 다쳐 불구가 된다는데 하늘이 노랗게 보이지 않을 부모가 얼마나 있겠는가! 아주 악질적인 수법이다.
또는 “남편이 곧 죽게 될 악운이다!” “마가 끼어 사업이 쫄딱 망해 길거리에 나앉게 된다!” “남편이 바람이 나서 당신을 차버릴 것이다. 내말 허투로 듣지 마라. 두고 보면 안다!” 하는 식으로 듣기에도 끔찍한 소리로 겁을 주어 정성껏 돈을 준비해 오라고 시켰다. 수법은 예의 “돈을 잘 묻어두었다가 한 푼 빠지지 않고 돌려준다. 당신은 손해날게 하나도 없다. 나는 당신이 불행을 피하게 해주려고 하는 사람이지 그 돈에서 한 푼도 요구하지 않는다.” 라는 수법이었다. 의심하는 이에게는 “정 내가 의심스러우면 당신이 그 돈을 직접 갔다가 묻어라. 내가 그 영험한 장소만 알려주겠다.” 라고 하며 같이 동행하여 야외의 한적한 한 장소에 데려가서는 말을 살짝 바꿨다. “당신은 여기서 조금 기다려라. 돈 묻는 것을 당신이 보면 부정 탈 수 있다.” 라고 하며 돈을 빼돌리던지 끝내 이수법도 통하지 않으면 함께 돈을 묻은 뒤 잘 표시해 두었다가 몰래 그 장소로 돌아와서 돈을 빼가는 수법을 썼다.
세 살 먹은 어린애 데리고 장난하는 유치한 짓거리였지만 의외로 이 수법에 속은 피해자가 수십 명이 넘었다. 이놈에게 속아 거금 8천불을 땅속에 묻은 어떤 이가 나중에 필자의 제자가 되어 이놈에게 당한 수법을 필자에게 이야기해 주기도 했었다. 지금은 이 제자가 필자와 연락이 뜸하지만 지면을 통해 항상 행복하기를 기원하고 있다는 필자의 마음을 전한다. 이놈의 이런 사기행각은 엉뚱한 일로 그치게 된다. 쎄커터리로 뽑은 어린 아가씨를 사무실에서 매일 심심하면 가슴을 주물러 대었다한다. 참지 못한 아가씨가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여 이 추행장면을 촬영하였고 경찰에 증거물과 함께 고발하여 이놈은 체포당했다. 중앙일보, 한국일보에도 이 사건이 크게 보도됐었다. 이놈이 또 한 번 화제를 모은 것은 한인 보석금회사의 도움으로 보석금을 내고 일시 풀려났는데 보석금회사에 낸 체크를 부도내서 보석금 회사 직원들이 이놈을 체포해서 경찰에 다시 넘겼다.
이 또한 신문에 보도됐었다. 한마디로 가지 가지하는 놈이었다. 피해자들이 이놈 체포소식을 듣고 몰려들어 땅에 묻어둔 돈 내놓으라고 난리쳤다. 이것도 신문에 보도됐다. 그리고는 어떤 수작을 부렸는지 캐나다로 도망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피해자들은 몽땅 돈을 다 떼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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