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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족집게 도사?

2022.08.12

 




            족집게 도사?   


 많은 역술인들이 겪는 어려움 중에 하나가 피상담자의 時가 불명확할 때 그 판단의 어려움이다. 사주팔자란 말 그대로 生年,生月,生日,生時에 따라 네 기둥을 세우고 한 기둥에 있는 천간,지지 두 글자를 합쳐 총 여덟 글자 즉 八字에 의해 인생의 길흉,화복을 예측하고 진단하는 것인데 이 중 마지막 네 번째 기둥(時柱)이 없으면 한 기둥 두 글자가 없기에 사주팔자(四柱八字)가 아닌 삼주육자(參柱六字)로만 감명할 수밖에 없기에 어려움이 크다. 물론 시간을 모른다고 하여 운명감정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옛날 중국 송(宋)初의 인물 서자평(徐子平)이 사주팔자법을 개발하기 이전에는 태어난 年,月,日 만으로(즉,삼주육자) 음양오행에 대비하여 운명을 진단하는 술법이 발전하였다. 당나라 이허중(李虛中)이 이에 매우 능했던이인데 이 허중은 당나라 덕종 정원년 간에 과거에 합격하여 진사가 되었고 후에 그 벼슬이 전중시어사까지 이르렀다. 그는 평소 음양오행을 정밀히 연구해 한사람의 출생년,월,일의 천간지지(삼주팔자)만으로 일생의 길흉화복, 빈천수요를 능숙하게 추정해 냈는바 “백에 하나 둘도 틀리지 않았다.” 라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정확하여 명리학의 개산조사(開山祖師)로 떠받들어 지는 인물이다. 후에 서자평이 이에 시(時)를 더하여 사주팔자기법을 완성함으로써 명리학은 완전히 성숙되고 완성된 체계를 갖추게 된 것이다. 따라서 태어난 시 없이 삼주팔자만으로 운명을 진단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 경우 그이의 관상이 적극 참조되어야 한다. 


비교적 옛날에 태어난 어르신들 중에 자신의 시를 모르는 분들이 특히 많다. 그 당시에는 시계도 흔치않아 시골에서 태어난 분들의 경우 특히나 정확한 시를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저 ‘해가 뜰 무렵’ 또는 ‘해가져서 어둑어둑 할 때’ 아니면 ‘아주 이른 새벽녘’ 또는 ‘아주 깊은 밤’ 정도로 등등으로 아는 정도인데 이정도만해도 시를 추론해 내는게 비교적 쉽다. 만세력 뒤편에 일출과 일몰 시간이 정확히 기제되어 있기에 이를 참조하면 이런 분들의 경우 시를 비교적 정확히 추론해 볼 수가 있다. 이외에 대표적인 경우가 ‘소여물줄 때’ 라던가 ‘돼지 밥 줄때’등인데 아침 소여물은 사람들 식사하기 이전에 이른 새벽부터 쑤어서 먹였고 돼지 아침밥은 사람들 식사 후 찌꺼기를 주기에 대강 추출이 가능하건만 ‘마실 나갈 때’ ‘측간 다녀온 뒤’ 등등은 추론이 매우 어렵다. 


생시가 명확하다면 운을 판단하는 역술인이 편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이런저런 방법을 추가해야하니 애를 더 쓰게 된다. 필자의 경우 태어난 시가 불명확할 경우 관상을 보아 그 사람의 용신을 찾고 명식의 희‧기를 판단하며 더불어 자미두수를 쓰면 생시의 차이가 인상이나 성격, 기거동작에 나타나므로 사주명리학으로 생시를 추측하는 것보다 더 빨리 정확하게 알아낼 수가 있다. 이렇듯 시를 모를 경우 역술인의 역량에 따라 감정결과가 큰 차이가 날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와 같은 이정도의 공부와 역량을 지니지 못한 역술인들이 흔히 적극 참조하는 것은 사주명리학상 년, 월의 기운이 시간(時干)과 상극되면 부선망(父先亡: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심)하고 시지(時支)와 상극하면 모선망한다는 일반이론이다. 여러 곳에서 사주팔자를 보신분들 중에 역술인으로부터 (시를 추론하기위해) “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셨습니까? 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셨습니까?” 라는 질문을 들어보신 분이 많으실 터인데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말이 나온 김에 부모선망(父母先亡)을 아는 법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주 중에 편재 또는 인수가 있을 경우 편재 또는 인수가 길신인가, 희신인가? 또는 비겁 또는 재성에 의하여 파극되어 있는가? 또는 형‧충‧파해 되어 있는가? 절‧묘‧병‧사 등 십이운성과 동주하고 있는가? 를 살펴본 뒤 아버지를 뜻하는 편재가 극해되어 있으면 부친이 먼저 돌아 가시고 어머니를 뜻하는 인수가 극해되어 있으면 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시는 것으로 본다. 이와 더불어 사주에 비견 및 겁재가 지나치게 많으면 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시고 재성이 지나치게 많으면 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시는 것으로 본다. 


예전의 일이다. 필자의 고객 어떤 분이 필자를 찾아와서 “선생님! 이번에 제가 한국에 업무차 나갔다가 강남에 있는 한 철학원을 다녀왔는데도 우리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일찍 돌아가신 것을 귀신같이(?) 찍어내더라구요! 햐! 정말 족집게 선생(?) 아닙니까? 정말 놀랐습니다.” 라고 하신다. 필자는 그저 실소할 수밖에 없었다. 초급반 강의시간에 이 일화를 들려주었더니 공부시작한 지 겨우 2달된 한 여성제자분이 “선생님! 그건 제가 지난달에 배운 내용이잖아요? 그럼 저도 족집게 도사 행세하면 강남에 가서 개업해도 되겠는데요?” 라고 하자 주변의 모든 제자들이 함께 웃었다. 그렇다! 모르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깊이 감명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예전에 칼럼에서도 한 번 소개한 바 있지만 어떤 모습의 배우자와 결혼하게 될 것인가에 대해 “선생의 부인은 풍채가 매우 풍성하겠고 선생은 작고 마른 체형의 부인과 결혼하셨을 겁니다!” 라고 진단하자 입을 벌리고 놀란 사람들이 있다고 했는데 어떤 배우자를 만나게 될 것인가에 대해 진단하는 것은 명리학 초급반 시절에 이미 공부하게 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기초이론에 불과하건만 이를 모르는 이들은 놀라기도 하는 것이다. 예전에 또 이런 일도 있었다. 어머니와 함께 찾아온 청년의 팔자를 살펴보니 부모가 이 청년어려서 일찍 모두 사망하는 조실부모형 팔자였는데 어머니와 함께여서 의아한 생각에 아무 생각 없이 혼자말로 “이상하다? 부모가 모두 일찍 사망하는 사주로 나오는데 혹시 이 시(時)가 맞나요?” 라고 묻자 옆에 계신 어머니 왈 “그럼요! 그 시간 틀림없어요! 아니 우리부모가 멀쩡하게 살아있는데 무슨 소리예요?” 라고 하면 핀잔했던바 후에 이분이 혼자 찾아와 “사실은 우리 애는 모르는데 내가 그 아이 이모예요! 언니와 형부가 이 애 애기였을 때 사고로 돌아가시고 우리 부부 밑에 입적해서 키운 겁니다. 그때 너무 당황해서 예의 없게 굴었어요! 미안합니다.” 라고 하셨었다. 이래서 ‘팔자는 못 속인다.’ 했나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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