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죽는다고 모든 게 용서되는 것이 아니다.

2022.08.15

 




              죽는다고 모든 게 용서되는 것이 아니다.

  

 필자는 상담 시 가끔 “선생님 전생 이라는 게 진짜 있나요?” 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전생(Past life, Previous life)이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생(現生) 이전의 삶을 말하는바 보통 사람들은 죽으면 모든 생(生)이 끝이라고 믿고 “한 번 죽으면 끝이지 뭐!” 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는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기독교의 경우 유일신에 의한 사후의 심판에 의해 천당이나 지옥에 간다고 보기에 전생의 개념을 믿지 않고 이단시한다. 하지만 불교에서는 전생을 인정하고 영혼은 불멸하며 기나긴 세월 수많은 삶이 반복된다고 보기에 누구에게나 전생이 있다고 믿는다. 기독교의 초기역사에서도 전생을 인정하고 가르치기도 했지만 역사적 변천을 거쳐 교리가 수정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적은 수이지만 일부 개방적인 기독교 신학자나 신도들 가운데는 전생이론을 비성서적이라고 비난하거나 이단이라고 거부하는 대신에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영혼은 윤회한다는 것을 전제하여야 전생의 개념도 성립한다. 윤회란 영혼불변의 법칙에 의해 한 영혼이 수없이 반복하여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즉 우리의 삶은 일회성이 아니라 수없이 되풀이된다. 전생을 인정한 대표적인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는 플라톤이다.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은 진리를 아는 정도에 따라 9등급으로 나뉘어 지는데 이 모든 등급은 시험과 같아서 올바르게 살면 다음 생에서 운명의 등급이 개선되고 그렇지 않으면 운명이 악화된다.” 고 주장했다. 기독교 초기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오리게네스, 성 히에로니무스 등 많은 교회 지도자들이 환생사상을 받아들이는 설교를 했다. 하지만 서기 533년 열린 콘스탄티노플 종교회의에서 교회의 발전에 방해가 되는 이단으로 환생개념을 규정하면서 전생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가 중단되었다. 그러나 중세에 들어서 환생개념은 미켈란젤로와 이탈리아의 철학자 조르다노에 의해 재등장했는바 특히 조르다노는 윤회사상을 대중에게 공공연히 가르치다가 이단으로 화형을 당하기까지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미국에 있어 전생을 믿었던 유명인사로 터머스페인,존 에덤스, 벤자민 프랭클린, 윌트 휘트먼, 토마스 에디슨, 헤리포드 등이 전생을 굳게 믿었던 사람들이다. 19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많은 미국인들이 인도의 철학과 종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이 에머슨, 소로와 같은 초월론자들이었다. 이들은 <우파니샤드> <바가바드기타>의 초기번역본을 읽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 19세기 말에는 신지학자(神智學者)들이 윤회이론을 크게 보급한다. 신지학은 신비적인 영의 세계를 중시하는 기독교의 한 부류인데 정통기독교에서는 이단시되고 있다. 20세기에는 많은 동양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주해오면서 불교의 선(禪)사상, 힌두교의 베란타 같은 종교수행방식이 널리 퍼져갔고 1960년에 ‘자아 실현회(Self Realization Fellowship)' 가 설립되면서 많은 미국인들에게 윤회사상이 퍼져나갔다. 


불멸하는 영혼은 육체적인 삶이나 육체를 벗는 죽음과 관계없이 늘 이 우주에 존재한다. 이러한 영혼이 육체라는 옷을 빌려 입고 이 땅에 현생의 삶을 살기위해 태어나는 것이 환생(Reincarnation)이며 영혼이 매(每)생애에서 서로 다른 육신을 입고 다시 태어나는 것이 윤회의 과정이다. 업(業)이란 바로 이 과정에서 영혼의 진화와 발전을 위해 수행하여야 하는 과제이다. 업이란 원래 산크리트어로 행위나 행동을 의미하는바 내가 어떤 행동을 하면 업을 남긴다. 좋은 행동은 선업(善業)을 낳고 나쁜 행동은 악업(惡業)을 낳는다. 사극드라마에서 보면 가끔 등장하는 고승이 어떤 결과를 보고 “업이로다 업!” 이라 하는 모습을 가끔 보게 되는데 여기서 이야기하는 업이 바로 그 업이다. 업은 빚이요, 과제요, 숙제이며 미해결과제이자 기회이다. 


과거의 수많은 생애에서 다른 영혼들에게 진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 아니 반드시 갚게 된다. 현생에서 선업을 많이 쌓으면 쌓을수록 갚아야 할 빚이 줄어들어 후생에 좋은 사주팔자를 타고 태어날 수 있지만 악업을 쌓으면 쌓을수록 그 빚이 늘어나 후생에 더 나쁜 사주팔자로 태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업은 자신이 필연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숙제이자 과제이다. 일정과정을 이수하여야 졸업할 수 있듯이 업이란 숙제를 현생에서 감당하여야 다음 생으로 나아갈 수 있다. 업은 미해결과제이기도 하다. 업은 과거에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현생으로 이월되어 넘어오는 것이다. 끝으로 업이란 기회이기도 하다. 업은 인간에게 더 진화된 영혼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지혜와 깨달음을 제공한다. 영적진화의 마지막은 영혼의 완성이고 이완성을 이룩한 영은 더 이상 윤회를 거듭할 필요가 없기에 ‘해탈’하고 새로운 영으로 거듭나 영원한 피안의 세계로 가게 되는 것이다. 


필자의 명함 뒤에는 ‘마음 닦기 한마디’ 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있는바 그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의 육체는 보잘것없이 잠깐의 순간에 쓰러지나 영혼은 영원합니다. 윤회와 인과응보를 깨달아 착한생각, 착한 말, 착한 행동에 힘써야 윤회의 고리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라는 글은 지금까지 적었던 이 글의 핵심을 적었다 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 있어 전생의 흔적들이 종종 나타나는데 꿈에 자주 나타나는 사람이나 물건, 장소, 상황은 틀림없이 전생에 겪었던 일과 연관이 있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꼭 가보고 싶거나 기분 좋게 느껴지는 장소 또는 반대로 특별한 이유 없이 절대 가기 싫은 장소는 전생에 그 장소에서 아주 기쁘거나 슬픈 일이 있었던 곳일 가능성이 높다. 특별히 공부하고 싶은 시대나 이유 없이 끌리는 시대는 전생에 자신이 그 시대에 존재했을 수 있다. 


아무 이유 없이 물(바다나 강)이 무섭다거나 특별히 싫어하고 무서워지는 장소는 전생에 내가 그곳에서 좋지 못한 큰일을 당한 것과 연결될 수도 있다. 특별히 배우지도 않았는데 남들보다 뛰어난 재능이나 소질은 전생에 그런 직업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흔한 예로 처음가보는 장소인데도 언젠가 와본 것 같거나 처음 처하는 상황인데도 전에 똑같은 상황을 겪은듯하면 전생에 와봤거나 같은 상황을 경험했을 개연성이 크다. 이렇듯 지금 현생은 100도 못되는 짧은 시간에 스치듯 지나가는 찰나에 불과하다. 집착과 욕심을 버리고 착하게 살다가자! 좋은 업을 쌓고 가자!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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