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運을 꺾는 여자
K씨는 모금융기관의 간부급으로 근무하는 이다. 한국에서 대학졸업 후 현대자동차에 근무하다 가족초청이민으로 미국에 오게 되었다. 한국에서 결혼도 했고 아들딸 남매도 두었기에 이민을 결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안정된 직장도 있었고 아이들도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다가 무엇보다 부인이 머나먼 이역타국으로 이민하는 것을 탐 탁치않게 여겼기 때문이었다. 여러 날을 두고 부부가 의논을 하며 고민하다 결국 아이들 교육에 미국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였고 어렵게 이민을 결심하였다.
이민을 온 후 부인은 한국에서 양호선생으로 일한 경험을 살려 간호대에 진학하여 간호사가 되었고 K씨는 한인은행 고위간부로 있는 이모부의 도움으로 은행에 취직이 되었다. 처음 은행에 근무를 시작할 때 너무도 형편없는 쥐꼬리만 한 봉급에 한탄하기도 했지만 근속연수가 늘어날수록 점차 나아져 다행이었다. 부인도 그사이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간호사로 취업이 되어 경제적인 형편은 점차 나아져갔고 아이들이 학교에 잘 적응하고 즐거워하자 큰 다행으로 여겼다.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팍에 집도 장만하였다. 한국에서라면 꿈도 꾸지 못할 큰 집이였다. 마당뒤뜰에 큰 수영장도 있고 넓은 잔디밭도 갖춘 고급주택이었다.
집 옆에는 골프장필드도 있어 그야말로 그림 속 아름다운 주택의 모습이여서 부부모두 만족해했다. 아메리칸드림이 이루어진듯해서 K씨는 내심 흐뭇하게 여기고 미국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듯 평화롭던 K씨 가정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으니 그 시작은 K씨가 유부녀인 R여인을 만나게 되면서부터다. 교회에서 K씨 부부는 R씨 부부와 친하게 지내는 사이였다. 같은 구역예배 모임에 속하다보니 부부동반으로 자주 만나게 되고 종종 함께 식사도 하는 사이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K씨와 R씨 부인이 눈이 맞았다. 눈만 맞은게 아니라 나중에는 배도 맞았다. R씨 부인은 성격이 매우 쾌활하고 유머감각도 많아 우스개소리를 잘했고 이러다보니 주위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여자였다.
애교도 많아 이 남자 저 남자에게 애교를 부리기도 했다. 한마디로 색끼가 잘잘 흐르는 스타일에다 얼굴마저 섹시하게 생겨 남자라면 한번쯤 더 쳐다보게 만드는 상이였다. 언젠가 K씨가 부부동반으로 R씨 부부와 함께 노래방을 찾았는데 K씨가 담배를 피우기 위해 잠깐 밖으로 나왔는데 대담하게도 R씨 부인이 쫓아 나와 아무도 모르게 기습적으로 K씨에게 뽀뽀를 했다. 아니 뽀뽀라기보다는 딥(Deep)키스를 하고는 색기어린 눈으로 K씨를 쳐다본 뒤 눈웃음을 치며 아무 일 없다는 듯 방으로 들어갔다. 이후 K씨와 R씨 부인은 불이 붙었다. 은밀한 만남이 지속되었고 더욱 대담해졌다. ‘등잔불 밑이 어둡다’고 둘에 대한 소문이 자자해지고 나서야 K씨 부인과 R씨가 이 둘의 관계를 눈치 채게 되었다. 양쪽집안이 다 난리가 났다.
R씨 부인은 당당하게 남편인 R씨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K씨 부인은 울고불고 난리를 쳤지만 이혼할 뜻은 없는듯했다. R씨 부인은 K씨에게 압력을 주기 시작했다. 부인과 이혼하고 자신과 합치자는 거였다. K씨는 R씨 부인이 싫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과감하게 가정을 깰 용기는 없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갈등을 겪다가 필자를 지인의 소개로 찾게 되었다. K씨와 R씨 부인의 사주팔자를 들여다본 뒤 필자가 건넨 첫 마디는 “아주 재수없는 여자를 만났습니다. 이 여자분 만난 이후에 계속 좋지 않은 일이 계속 되었을 텐데 그렇지 않았나요?” 라고 하니 잠깐 생각하는 기색이더니 “아! 정말 그런 것 같네요!” 라고 한다. K씨는 R씨 부인을 만난 이후 우환이 끊이지 않았다.
우선 직장에서 부터가 그랬다. 은행 지점장으로 잘 근무하고 근무평정도 좋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본사의 한직으로 발령이 났다. 평소에 자신을 미워하던 간부가 하나 있었는데 그 사람이 수작을 부려 그리된 것이라 짐작하고 분개하던 참이었다. 그만두라는 소리나 마찬가지인 발령이기 때문에 직장 때려치우고 사업이나 해볼까? 하며 고심하던 중이였다. R씨 부인 만나고 나서 얼마 안 되어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직 그리 연로하시지도 않고 평소에 건강하시던 분인데 갑자기 심장마비로 그리 되신 거였다. 또 얼마 전에는 아들이 차에 치여 몇 달간이나 병원신세를 져야했다. 최근에는 절친했던 친구가 갑자기 파산을 하여 꿔주었던 큰돈을 떼이게 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생각해보니 R씨 부인을 만나 관계가 깊어지기 시작한 이후 연속으로 생긴 일이였다. 필자 왈 “R씨 부인은 남자의 운을 꺾는 여자입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R씨 부인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가정에 충실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악운이 계속되어서 최악의 경우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라 함은 제가 직접 말하지 않아도 알아 들으셨을 겁니다.” 라고 하니 “저 때문에 R씨 부인이 이혼하게 되었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나만 가정을 지키겠다고 하죠? 인간적인 도리라는 것이 있는데...” 라고 하며 망설인다. 이에 대해 필자 왈 “도리 같은 소리하고 있네! 도리를 아는 사람이 이런 짓을 벌립니까?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그 여자가 이혼을 하던지 말던지 상관마시고 내 충고를 따르는게 좋을겁니다.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면서 돌이키려 해도 소용없을 겁니다. 꼭 명심하세요!” 라고 강하게 충고해주었다.
K씨가 어떤 판단을 할지는 필자도 모른다. 허나 거기까지가 필자가 할 수 있는 역활의 한계이다. 어차피 자기 팔자 자기가 알아서 해야지 남이 대신 살아 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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