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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음식이 썩어 벌레가 우글우글 (蠱卦-고쾌)

2022.11.28



          음식이 썩어 벌레가 우글우글 (蠱卦-고쾌)  


 고사장님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시는 분이다. 한국에 유명 요식업체인 사업을 하시면서 7~8년 전에 미국에도 같은 사업을 벌여 확장일로에 있다. 사업의 주력이 한국에 있는 관계로 미국에는 1년에 2-3차례 들려 바쁘게 업무를 처리하고 황급히 한국으로 돌아가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바쁜 세월이 계속되었다. 미국에 오실 때면 특별히 시간을 내어 필자를 찾곤 했다. 이러던 분이 언제부터인가 소식이 뜸하여 궁금하던 차에 실로 오랜만에 필자를 찾았다. 그리고는 미국사업을 계속 확장 유지하는 쪽으로 가야할지 아니면 축소하거나 정리하는 쪽으로 가야할지에 대해 묻는다. 고사장님의 사주팔자와 운로를 간명지에 적어 살펴본 뒤 주역상 쾌상(卦裳)을 짚어보니 고쾌(蠱卦)가 짚힌다. 


고쾌(蠱卦)는 혼란과 부패한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그 폐독을 경신하여 타개의 길을 택한다면 크게 형통하고 발전할 수도 있으나 이러한 혁신 없이는 큰 고난에 처할 수 있는 상이다. 외쾌는 산의 구상인 간(艮), 내쾌는 바람의 구상인 손(巽)으로 구성되어있어 산풍고쾌(山風蠱卦)라고도 한다. 고(蠱)란 뜻은 접시위에 담긴 음식이 썩어 벌레가 우글거리는 상태를 말하는 한자로 고해(蠱害) 고독(蠱毒)등의 말이 있듯이 일반적으로 부패.혼란. 폐독의 뜻으로 사용된다. 여기서는 그러한 것들을 요인으로 하여 그르쳐진 어려운 일, 상황을 타계하고 수습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평화가 오래 계속되면 부패와 혼란이 오기마련이다. 고쾌가 그 혼란이 극도에 달한 상태를 나타낸다. 


쾌상을 천천히 음미해 본 뒤 필자 왈 “고사장님의 운의 흐름과 쾌를 짚어보니 지금 사업상 극도로 혼란한 지경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고사장님이 한국 사업에 바쁘신 관계로 이곳 미국사업에 제대로 신경을 못 쓰신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주역상 고쾌가 짚이는데 이것은 ‘접시에 담가놓은 음식이 오랜 시간, 방치돼 썩어서 그 음식위에 벌레가 우글우글 거리는 아주 기분 나쁜 상태’를 나타냅니다. 

썩은 음식을 다시 상하지 않게 만든다거나 이 음식을 그대로 먹을 수도 없는 겁니다. 따라서 접시 째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아니면 음식을 깨끗이 버리고 그 접시를 닦아서 새로운 음식을 담는 수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제가 보기에 미국 쪽 사업을 담당하는 직원들이나 사업에 꽤나 많은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대로는 안 된다’는 운이니 이곳 사업을 깨끗이 정리하시거나 아니면 새 접시에 새로운 음식을 차려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하니 한참이나 고뇌에 찬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있더니 “선생님 말씀이 맞습니다! 한국 본사 사업이 바빠서 제가 몇 년 동안은 미국 쪽에 신경을 크게 쓰지 못했습니다. 제가 몇 년 동안 선생님을 못 찾아 뵌 것 아시죠? 미국에 나오면 꼭 선생님을 뵙고 갔는데 요 몇 년 미국에 올 기회가 없었습니다. 다행이도 한국 쪽 사업은 염려해 주신 덕분에(?) 매년 계속 상승세에 있습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지요!


그런데 미국지사 쪽이 좀 문제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매출은 계속 상승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영업이익은 계속 줄어들고 경상비만 계속 늘어나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 한국본점의 영업회계전문 감사팀을 데리고 와서 실사를 해보니 그동안 쌓인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더라구요! 판촉금 으로 쓰였다는 돈이 가족들 회식비로 통 크게 쓴 것이 나타나기도 하고 영업용 자동차가 간부부인 개인차 용도로 사용되면서 차량 유지비는 회사 공금으로 나간 사례 외에 심지어는 자재매입 비용이 과다 청구됐고 식자재 납품회사하고 짜고서 과다청구 된 자재구입비를 지들끼리 사이좋게 나눠먹은 증거도 나왔습니다.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 여서 어떻게 손 쓸 방법도 없는 것 같아 고민 고민 하다가 이렇게 선생님을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어찌되었든 선생님 말씀은 이참에 손실이 크더라도 싹 접어 버리거나 다 쓸어내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말씀이시죠?”라고 묻는다. 필자가 그렇다고 수긍하는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아이고 참! 골치가 아프게 생겼습니다! 그동안 이만큼 미국 쪽에 사업진출을 하느라고 투자한 돈이 어마어마한데 그 돈이 아까워 그냥 이쪽 사업을 업어 버릴 수도 없고 다시 판을 짜자니 시간도 엄청 걸리고 비용도 추가로 무척이나 많이 들어갈 텐데 어쩌지요?”라고 한다.


필자 왈 “어찌되었든 지금 현 상태로는 안 됩니다. 이런저런 것이 걸려 아까운 마음에 변혁 없이 이곳 사업을 유지 하신다면 길게 보았을 때 그때는 감당하지 못할 엄청난 손실이 있을 겁니다. 그동안 기울인 노력과 비용이 아깝고 가슴이 쓰리더라도 큰마음을 먹어야 합니다. 차선책으로는 지금 현재 근무하는 평직원을 제외한 간부진들을 모두 해고하고 본사에서 직원을 파견하여 임시로 사업을 꾸려 나가면서 차츰 차츰 책임자들을 영입해 채워나가는 방법을 강구하는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접시위에 담긴 음식이 썩어 벌레가 우글우글할 때는 접시 째 쓰레기통에 처넣던지 그릇이 아까울 경우 손에 더러운 오물 묻히는 게 역겹고 찝찝하지만 음식물을 그릇과 씻어서 분리 시켜야하는 수밖에 없지요 간단하게 생각 하십시요! 복잡한 문제 일수록 간단하게 생각하는 게 의외로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는 길이 되기도 하니깐요! 이렇게 완곡히 충고해 드렸다. 


그 후 미국지사는 대대적인 구조 조정에 들어갔다. 몇 년에 거쳐서 차례대로 간부 직원들을 해고해 나갔다. 구조조정의 핵심 틀은 극비로 한 채... 간부들은 예고 없이 하루아침에 단계별로 정리되었고 본사에서 직원들이 파견되어 임시로 업무를 처리하게 하면서 새로운 임원을 선별하여 새 틀을 짜기 시작했다. 깨끗이 수습되는데 몇 년이 걸렸고 이런저런 문제도 많았지만 고사장님의 미국사업은 이런 홍역을 거친 뒤 오히려 체질이 튼튼해져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계속적인 건승을 빌어본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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