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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불륜에는 국경도 없다?

2023.02.04

 



               불륜에는 국경도 없다?


 이 여사님은 필자의 오랜 고객이시다. 처음 필자와 대면했을 때가 43세 무렵 이였다. 남편과 결혼 한지 20년 가까이 되었을 때이고 아들과 딸 남매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생 이였다. 남편과의 사이도 원만하였고 부부 모두 근면성실 하였기에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어 있었다. 남편은 미국계 은행에 근무하였고 이여사님은 자바시장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어 수입이 좋았기에 두 부부사이에는 아무 문제도 없었다. 이 가정에 마(魔)가 끼기 시작한 것은 필자를 찾기 1년 전 부터였다. 


이여사님이 한남마켓에서 장을 보고 있었는데 누군가 어깨를 탁 치더니 냅다 손을 잡고 “어머머! 어머머! 너 00 아니니? 애 나 잘 모르겠어? 나 0정숙이야 정숙이!!” 가만히 보니 중고등학교 때 단짝 이였던 0정숙 이였다. 20여 년 전 고교 졸업 후 연락이 끊겼던 현정숙을 이 넓은 미국 땅 한국마켓에서 만났다는 게 신기하기만 했다한다. “어머나! 어머나! 너를 어떻게 여기서 만나니?” 둘은 반가와 손을 맞잡고 어린 시절로 돌아가 발을 깡충깡충 뛰었다. 이여사가 고교 졸업 후 부모님을 따라 이민 온 뒤로 연락이 끊겼었는데 이렇게 이역만리 미국 땅에서 만났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 


0정숙은 원래 어릴 때부터 성격이 발랄하고 수다스러운 편이였고 이여사님은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은 수줍음이 많은 소녀였다. 이런 대조적인 성격인데도 둘은 언제나 죽이 잘 맞았었다. 자리를 옮겨 차를 마시며 사연을 들으니0정숙은 한국에서 결혼을 2번이나 실패하고 몇 년 전 미국에 건너와 혼자 살고 있다 했는데 형편이 어려운 듯했다. 뉴욕 쪽에 살다가 몇 달 전 LA로 오게 되었다 하는데 변변치 못한 하숙집에 거쳐를 정하고 있다했다. 이여사님은 0정숙을 당분간이라도 편하게 자기 집에 머물게 하고 싶었다. 방이 여러 개 있는 하우스 여서 정숙에게 방 한 칸 내주는 게 어렵지 않았다. 


둘은 몇날며칠 밤을 세워가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사단은 거기서 났다. 원래 활달하고 끼가 많은 정숙이 남편과 눈이 맞은 것이다. 이여사님 몰래 밀애를 즐기던 두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함께 없어져 버렸다. 그동안 모아둔 돈을 몽땅 챙겨서 줄행랑을 놓은 것이다. 이여사님은 필자를 처음 찾았을 때 흥분해서 안절부절 못하는 기색 이였는데 쾌(掛)를 짚으니 수지정의 쾌가 짚였었다. ‘평지풍파 속수무책의 운이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운 이였다. 짚힌 쾌에 대해 설명을 하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흐르더니 이야기한 사연 이였다. “선생님 억울해서 도저히 못 살겠어요. 이 두 년 놈들을 어디가야 찾을 수 있죠? 찾기만 하면 두 년 놈을 찢어 죽이고 말거예요! 20년 가까이 살아온 남편 놈도 죽일 놈이지만 그보다도 내가 그토록 많이 보살펴준 친구 정숙이 년이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요?”라고 하더니 몸을 부들부들 떨며 흥분을 한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이원수를 갚을 수 있죠? 년 놈을 벼락 맞아 죽거나 급살 맞아 죽게하는 부적이라도 좀 써주세요! 네? 선생님!”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면 이런 소리를 다 할까? 싶었다. “저는 원래 부적 같은 것을 쓰는 사람도 아니지만 더군다나 사람을 죽게 하는 부적을 어찌 쓴다는 말입니까? 너무 분하셔서 그러신 줄 이해는 가지만 그런 소리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라고 한 뒤 이런저런 말로 이여사님을 진정 시켰다. 그 뒤 얼마 후 이여사님이 필자를 다시 찾았는데 그동안 고민을 많이 해서인지 얼굴이 말이아니였다. 그동안 흥분이 많이 가라앉았는지 또는 체념을 해서인지 처음 만났을 때처럼 격앙된 기운은 아니였다. 그러더니 이런 편지가 왔다며 기가 막히다는 듯 헛웃음을 짓는다. 


내미는 편지를 보니 이렇게 써 있었다. “미안하다 00야! 너의 남편을 내가 뺏은 것을 용서해다오! 정말 이러려고 한 게 아닌데 우린 이제 땔래야 뗄 수없는 사이가 되어버렸단다. 이게 다 운명적인 사랑이지 뭐겠니? 00야!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했는데 남녀 간의 운명적인 사랑은 어떤 것도 떼놓을 수 없는 거란다. 00야 우리 두 사람을 부디 잊어주길 바란다. 영원히 다시는 만나지 말자. 0정숙 씀” 이게 과연 사죄의 편지인지 ‘용! 용! 죽겠지?’라고하며 놀리는 글인지 분간이 잘 되지 않았다. 필자가 보기에 이건 완전히 미친년 같았다. 어찌 더러운 입에 고귀한 사랑을 올리는가?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가 아니라 불륜에는 국경도 없다고 해야 옳지 않는가? 


아무튼 이여사님은 이제 체념을 했는지 차분한 목소리로 “저도 이제 어느 정도 마음이 정리가 되었습니다. 처자식 싫다고 눈이 뒤집혀서 도망간 남편에게 무슨 미련이 있겠습니까? 그래도 아무튼 애들 아빠이니 이런저런 정리가 필요해서 어떻하든 남편을 찾아 마무리를 지어야겠는데 이런 편지까지 받으니 기가 막히네요!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을 찾을 수 있는지 제발 좀 알려주세요!”라고하며 애절한 눈빛으로 필자를 바라본다. 참으로 답답한 심정으로 이리저리 수를 놓아보니 LA에서 동쪽으로 4~5시간 거리대에 있을 듯했다. 필자 왈 “LA에서 동쪽으로 4~5시간 거리대에 있을듯한데 확실치는 않습니다! 혹시 짐작 가는 장소가 있나요?”라고 하니 이여사님 눈을 반짝이며 “저하고 사이가 아주 나쁜 시누이가 라스베가스에서 일식당을 하고 있는데 혹시 거기가면 소식을 들을 수도 있는지 모르겠군요!”라고 한 뒤 서둘러 자리를 떴었다. 후에 들으니 이곳에서 두 남녀를 만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이여사님 남편은 누이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 누이가게 인근에 아이스크림가게를 준비중이였다고 했다. 남편과 현정숙은 ‘똥뀐놈이 성낸다.’고 소리소리 지르며 왜 찾아왔냐고 거꾸로 난리를 쳤다한다. 참으로 기가막힌 사연이였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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