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살 여인의 진흙탕 로맨스
강여인은 사주팔자에 역마살이 심하게 끼여 있어 세계 여러 곳을 전전하며 살아 온 여성분이다. 처음 필자와 만났을 때 상담 중 털어 놓은 강여인의 여정은 남도 끝자락 섬마을에서 태어나 중.고교 시절을 부산에서 유학 생활을 했고 교교 졸업 후 일본으로 건너가 몇 년 생활을 한 뒤 일본에 관광차 들른 영국 남성을 따라 영국 런던에서 몇 년 동거 생활을 한 뒤 동거남편의 사업일정 때문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몇 년 살다 헤어진 뒤 호주로 건너가 워킹 비자로 머물다가 어떤 봉사단체와 연결되어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잠시 머물다 함께 일하던 미국인 남성과 결혼하여 뉴욕으로 건너 왔다가 필자를 만나기 몇 년 전 남편과 이혼하고 LA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 필자가 강여인의 사주팔자를 보고 건넨 첫 마다가 "사주팔자에 역마살이 심하게 끼여 있는 남자 복 없는 박복한 팔자!"였는데 이를 듣고 털어 논 길고긴 여정 이였다. 강여인은 LA에 와서 식당 웨이츄레스를 잠시 하다가 같은 하숙집에 머물며 친해진 '아는 언니'의 권유와 소개로 한 카페의 바텐더로 술집과 첫 인연을 맺었다한다. 손님과 술자리에 함께 앉아 질펀한 술판을 벌리는 게 아니고 바에 앉아있는 손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간단히 주고받으며 술을 내주면 되는 일이기에 편했는데 이런 간단한 써비스에도 팁은 짭짭하여 식당일 하던 때에 비하면 수입이 월등히 많았다.
물론 손님 중에는 '밖에서 만나 술 한잔하자!', '밥 한번 먹자.'는 둥 집적거리는 손님들도 있었지만 절대 여기에는 동의하지 않고 지냈다. 카페를 자주 찾아 강여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손님 중에 양씨 성을 가진 홀아비가 있었다. 10여 년 전에 사별하고 딸 하나 키우며 혼자 사는 사람 이였는데 목수 일을 하고 있었다. 사람이 점잖고 인상도 선해 보였고 매너도 깔끔해서 호감이 갔는데 양목수도 강여인에게 큰 호감을 가지고 적극적 이였다. 이런저런 서로의 신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정이 들었고 연인사이로 발전했다. 양목수의 적극적인 구애로 둘은 살림을 합치기로 하고 주위의 아주 가까운 지인들을 초대하여 조촐하게 음식점에서 결혼식도 약식으로 치뤘고 법무사에 들려 결혼 신고도 정식으로 하게 되었다.
강여인의 지나긴 역마살도 여기서 그치는 듯 했다. 두 사람은 여느 신혼부부처럼 행복했고 달콤한 신혼생활이 이어졌다. 다만 문제는 사춘기에 들어선 딸아이가 강여인에게 좀체로 엄마 소리를 안 하고 '아줌마'라는 호칭을 고수하고 곁을 안준다는데 있었으나 점차 나아지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서먹서먹한 관계는 계속 되었고 아이가 삐뚤어지기 시작했다. 집에 늦게 들어오기 일쑤고 학교 성적도 계속 떨어지는데다가 툭하면 학교를 결석하여 학교에서 이런저런 통고가 오고 부모를 호출하는 일도 자주 생겼다. 이러다 보니 부부사이에도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양목수 입장에서는 '새엄마인 강여인이 딸아이에게 신경을 제대로 써주지 않아 아이가 그런 게 아닌가?'하는 생각에 섭섭한 마음이 쌓여갔고 강여인은 모조건 딸아이 편만 드는 강목수가 야속했다. 이런 갈등이 계속되다가는 필경 문제가 생길 것 같아 강여인은 양목수에게 가족이 모두 같이 며칠간의 여행을 떠나 서로 속 깊은 대화를 나눠보는 게 좋겠다는 제안을 했고 다행히 딸아이도 동의하여 일주일간의 가족여행을 떠났다. 이밖에도 이런저런 노력을 해보았지만 잠깐 나아지는 듯 했다가 그때 잠깐뿐 딸아이의 방황은 계속 되었다. 이런 생활 속 어느 날 결국 사건이 터졌다.
딸아이가 가출하여 며칠이나 집에 들어오지 않은 것이다. 여기저기 수소문을 하고 경찰에도 신고하는 등 난리굿을 치고 있는데 어느 날인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이가 집에 돌아왔다. 이런저런 이야기도 없이 태평스런 아이를 보니 강여인은 화가 치솟아 야단을 치며 아이머리를 손바닥으로 몇 대 툭툭 쳤다. 하필 귀가하다 이 모습을 본 양목수는 화를 불같이 내며 "당신이 뭔데 내 딸을 함부로 때려! 이제 보니 나없을 때 아이를 이런 식으로 대해서 아이가 삐뚤어지고 가출까지 한 거구만!"라는 심한 소리로 강여인을 나무랐다. 이 소리에 너무도 기가 막힌 강여인이 이성을 잃고 욕을 하며 양목수에게 소리를 지르며 덤비자 귀가하기 전 술도 얼큰히 한잔 했던 양목수는 술김에 "뭐 이런 여자가 다 있어?"라고 하며 강여인의 뺨을 때렸다.
강여인은 순간적으로 무척이나 당황했고 여자를 때리는 버릇은 애초에 고쳐야지 그냥 넘어가면 습관이 된다는 주변 사람들의 평소 이야기가 생각나서 경찰을 불러 한번 혼내주어야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911에 신고를 했다. 경찰이 득달같이 달려왔고 양목수는 현장에서 즉시 체포되어 경찰서에 끌려갔다. 경찰이 와서 야단을 치며 경고한 뒤 돌아갈 줄 알았는데 수갑까지 채워 끌고 가자 강여인은 '아차'싶었으나 이미 늦었다. 남편은 정식입건이 되었고 재판에까지 회부 되었다. 재판 판결이 날 때까지는 법원의 피해자 보호명령에 따라 남편은 집에 들어올 수도 없었다.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자신의 차에서 쪽잠을 자며 양목수는 강여인에게 이를 갈았고 결국 보복의 방법을 생각해 내었다.
아주 치졸한 방법 이였다. 딸아이를 시켜 새엄마가 자신의 머리를 구타했다고 경찰서에 가서 신고하라고 시킨 것이다. 결국 강여인도 경찰서에 불려 다니며 아동학대.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아이의 머리를 때린 사실을 시인하고 인정되어 역시나 양목수처럼 재판을 받아야했다. 이렇게 일이 확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 이들 가족에게 악운과 악운이 겹쳐 결국 강여인과 양목수의 로맨스는 더럽고 추잡한 진흙탕 속 로맨스로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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