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이렇게라도 살아야 하는 건가요?

2025.04.05




            이렇게라도 살아야 하는 건가요?


  예전에 필자와 면담을 했던 박정우(가명)씨는 한국에서 꽤나 탄탄한 대기업에서 남들보다 빨리 과장으로 진급하여 승승장구하던 엘리트였다. 부인과의 사이에 아들 하나를 두고 단란한 가정을 이뤘다. 부인도 명문대 출신으로 미와 교양을 갖춘 재원이었다. 외아들 박정민(가명)군도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공부도 잘하고 리더쉽도 강하여 학생회장을 하는등 공부와 운동에도 능했다. 이렇듯 단란했던 가정에 먹구름이 일기 시작한 것은 IMF때 박정우씨가 정리해고를 당하면서 였다. 실의에 차서 방황하다 어떤 계기로 무작정 가족을 데리고 미국에 오게 된다.


새롭게 시작해 보겠다는 굳은 각오로 박정우씨는 먼 친척 아저씨 뻘 되는 분이 하고 있던 페인트 업에 보조로 뛰어들어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정신없이 뛰었다. 한 일년 정도 고생하자 일도 어느 정도 손에 잡히고 하면 되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허나 부인이 문제였다. 한국에서부터 결혼 이후에는 돈 잘 벌어오는 신랑 덕에 아이 돌보고 살림만 꾸려 나가며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살아오던 이 여자분이 미국에 와서 한국에서는 듣도보도 못한 그녀의 표현을 빌자면 '게딱지' 만한 지저분한 1베드룸 아파트에서 살아 간다는 것이 고역이었고 말도 안 통하는 이곳에서 직장생활을 시작 할 수도 없었고 오직 할 수 있는것은 허드렛일 뿐인 데다가 시간당 급여도 쥐꼬리 만하니 견뎌 내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남편이나 자식을 보아 꾹 참고 이겨나가야 하건만 헛바람에 잔뜩 허영만 강하던 이 여자분에게는 견딜 수 없는 고역이었다. 죽도록 일하고 밤늦게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는 남편을 위로는 못해줄 망정 오히려 바가지를 긁어대고 이렇게는 못산다,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자는 등 남편을 괴롭혀 대었다. 한국에 무슨 꿀단지를 묻어 놓은 것도 아니고 한국으로 되돌아간다 하여 무슨 뾰족한 묘안도 없건만 그녀의 투정은 심해만 갔다. 하루종일 집에서 뒹굴며 자신의 신세타령만 하였지 적극적으로 살아보려는 노력은 전혀 없이 죽도록 일하고 오는 남편만 들볶는 것이 그녀의 유일한 일거리 인양 싶었다. 하는 일이 없으면 아이라도 잘 보살펴야 하는데 음식하기 귀찮다고 맨날 싸구려 햄버거나 도넛을 먹이고 남편에게는 밥상도 차려주질 않았다. 당시 박정우씨가 한 달에 벌어오는 수입은 일정치는 않지만 3천5백불에서 4천불 정도였다. 


그 정도면 이민초년생으로 자본없이 벌어 들이는 괜찮은 수입 이었지만 만만치 않은 렌트비에 자동차 2대의 할부금 보험료 등등을 지출 하자니 남는 돈은 단 1불짜리 없이 노상 허덕였고 부부가 함께 죽도록 일해도 살기 어려운 판에 남자혼자 막노동으로 살림을 꾸리자니 너무 힘이 들었다. 그래도 아이 키워주는 것만도 고마와 아무 소리 못했지만 이 여자분은 노상 이것도 돈이라고 벌어오느냐 이것 가지고 어떻게 살란 말이냐 하며 툭하면 악을 써 대었다. 결국 참다 못한 박정우씨가 손지검을 하게 되었고 이를 핑계삼아 부인은 얼씨구나 하고 집에있던 그나마의 귀중품을 모두 챙겨 1전도 남기지 않고 챙겨서는 한국으로 가버렸다. 


"그래도 자기 자식인데 어쩌면 당장 그날 먹을 식사비 하나 없이 매정하게 돌아섰는지 같이 십 여년을 산 여자라고도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라는 것이 박정우씨가 필자에게 눈물 지으며 한 이야기였다. 두 부자(父子)만 남겨진 상태에서 몇 년이 지났다. 아이는 엄마 없이도 잘 지내 주는 것 같아 그나마 위안이 되었는데 늘상 말이 없고 우울해 보여 어린 가슴에 상처를 준 것 같아 노상 아비로서 마음이 아팠다 한다. 하지만 박정우씨의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느라 아이를 제대로 돌볼 시간이나 여건이 되지 못했지만 아이가 어떤 사건에 연루되어 경찰에 붙들려 가고 난 뒤에야 아이가 벌써 오랫동안 학교를 가지 않고 그만둔 상태 였다는 것과 나쁜 아이들과 어울려 마약에까지 손을 대었고 그 상태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고서는 정말 죽고 싶었다 한다. 필자와 면담하면서 박정우씨가 울부짖듯이 하던 절규가 지금도 필자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선생님 이렇게라도 살아야 하는 건가요?" 이분의 말에 필자는 용기를 가지라고 여러가지 충고를 해 주었지만 안타깝게도 필자에게 그 후 전해진 소식은 그분이 해서는 안되는 짓을 저질렀다는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참으로 슬프고 우울한 상담의 기억이었다. 사람이 일생을 살다보면 이런저런 여러가지 일을 겪으며 살게된다. 기쁜 시절이 있으면 슬픈시절도 있고 어려운 시절이 있으면 형편이 확~피는 시절도 있는것이다. 사람이 산다는 것 자체가 ‘喜怒*哀樂’ (희로애락) 그 자체이니 어찌보면 슬픔과 기쁨, 즐거움과 괴로움 이 모든 것이 어찌보면 하나라 할 수도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는 인생이라는 사람의 <삶> 자체도 이런저런 순환을 하게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어떤이는 ‘사는 것 자체가 도를 닦는 수양의 과정’ 이라고 까지 했다. 필자역시 동감이 가는 말이다. 또한 사람이 살다보면 이런저런 실수를 할 수도 있다. 완벽하지 못하니까 인간이지 완벽 하다면 인간이 아닌 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절대로 범하지 말아야 할 실수가 있다면 그것은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이다.


우리 사회가 <자살자>에 대한 측은지심이 강한 사회여서 어떻게 보면 자살을 죄악시 않는 경향이 있지만 이세상에 <자살>보다 더 비겁한 선택은 없다. 자기 자신은 죽으면 끝이라 생각하지만 너무도 이기적인 생각이다. 남겨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받을 상처와 고통을 어쩌란 말인가? 남겨진 이들의 고통과 충격도 그렇지만 자살 자 그 자신도 죽음으로서 모든게 끝이 아니다. 자살자의 영혼은 저승으로 가지도 못하고 억겁의 세월을 중음계에서 추위와 온갖 괴로움에 떨어야 한다. 영원히 방황하는 중음신(中陰神) 즉 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되는 것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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