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이의 집)
영서는 미연이와의 약속이 생각나 희주를 학습실에 남겨 놓고 급히 미연이의 집으로 간다.
영서: 효식이도 왔구나. 미연아 미안해. 내가 늦었지?
미연: 안 오는줄 알았어. 효식이가 와서 함께 공부하고 있었어.
효식: 영서야 너는 오늘 희주와 같이 도서실 간다고 했잖아. 그래서 나 혼자 왔는데.
영서: 깜박했어. 미연이가 오늘 집으로 오라고 한 것을. 미연아 왜. 무엇 때문에 오라고 했지?
미연: 실은, 지난번에 너 앨토하는 것 때문에. 할 말이 있어서.
영서: 얘는 뭐 그게 중요한 것이라고 따로 만나자고 한거야. 그것도 집에서.
미연: 나도 네가 앨토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었거든. 그런데 강산이가 말해줘서 좋기도 했는데 너 혹시 기분 상했었니?
영서: 몹시도 안 좋았지. 그것도 강산이가 그렇게 꼭 찝어서 다른 애들 듣는데서 그러니까 몹시 당황스러웠지. 너는 그래도 친구이니까 네가 말하면 그리 당황하지는 않았을거야. 니가 먼저 그렇게 말해주지 그랬니.
미연: 나는 애들도 많으니까 너 혼자 있을 때 말하려고 그랬지.
효식: 나도 좀 어색하더라. 강산이 그냥 영서에게 그래서 내가 더 마음이 찔끔하더라. 영서는 특히 강산에게 좋은 감정이 있는 것 같은...
영서: 아이 이제 그만 얘기하자. 그것 때문에 나 위로하려고 오라고 한거야? 그러면 나는 희주있는 곳에 가고.
미연: 아이 뭘 그리 언짢아 하고 그래. 지금 저녁 먹을 시간인데 우리 맛있는 저녁 해 먹자.
효식: 어머니는 오늘도 늦으신다니?
영서: 점점 날씨도 추워지는데 그럼 우리 어머니에게 따뜻한 것 해서 갖다 드리자.
미연: 엄마는 그 옆 식당에서 저녁 드셔. 조금 늦으시는 날은 항상 그러셔.
미연: (피아노 있는 곳에 앉는다.) 영서야 그럼 이곡 한번 들어봐. 너 앨토 연습도 할겸.
오 거룩한 밤 ( O Holy Night)
영서: 이 노래는 솔로곡 인 것 같은데.
미연: 앨토 연습하라고. 조금 있으면 크리스마스인데 이곡 하면 좋을 것 같아. 미리 연습해 두자.
효식: 그럼 저녁은 내가 할까?
미연: 내 집 살림을 남에게 맡길 순 없지. 하여간 영서야 이곡 잘 연습해 둬. (부엌으로 간다.)
효식: 네가 잘하는 1번지. 볶음밥 할 거야? 계란국하고?
미연: 알았어. 맛있게 감자랑 호박이랑 당근이랑 양파 썰어 넣고 밥 볶아 먹자. 김치랑 계란국하고 먹으면 추워만 지는 이 밤에 따스하게 우리 몸을 녹여 줄 거야.
(영서는 흠으로 오 거룩한 밤 앨토 음을 잡아본다. 피아노로 한 음 한 음 눌러보기도 한다.)
양선 하이 스쿨
미연: 빅 뉴스! 아주 획기적인 뉴스 특보야.
효식: 뭐가 그리 놀라운 것인데 그리 호들갑이니?
미연: 지금 우리학교 뒤편으로 저쪽에- 창문을 열고 가리키며- 지금 건축하고 있는 신축건물이 다 완공되면 말야 우리 학교가 남녀 공학으로 합쳐진다고 하더라.
영서: 얘 너는 그런 비밀스런 뉴스를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미연: 내년에는 제단 이사님이 바뀐다고 하는데? 그 분이 Z 대학교 교수님이셨는데 우리학교 이사님으로 오신대. 그분이 우리 학교를 남녀 공학으로 하신다고 교육부에 신청하셨다고 하는데.
영서: 그러니까 그런 일을 어떻게 알았냐고. 우리 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안하시던데.
미연: 너네 아버지는 학교 교감이시니까 그렇고 나는 사설 탐정이 있어서 그렇지.
효식: 사설 탐정?
미연: 그러니까 우리 엄마가 아시는 분이 있는데,,,
영서: 미연아 아직 확실하지 않은 사실을 그렇게 쉽게 발설하면 안되지.
효식: 그러니까. 공식적으로 우리에게 알려지지도 않았잖아. 선생님도 교감 선생님도 모르시는 일인데 말이야.
영서: 아침부터 그런 말 들으니 새롭긴 하다.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신다.
반장: 차렷. 인사
담임: 오늘은 날씨가 많이 추운데 여러분에게는 아주 따뜻한 소식을 전해 줄게. 우리 학교가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는 내년에 남녀 공학으로 바뀐다는 사실이 있다.
학생들: 책상을 두드리며 신나게 환호한다.)
담임: 그러니 마음의 준비들 단단히들 하라고. 남자학생들에게 성적 뒤지지 않도록 말이야. 내년이면 3학년 고등학교 시절의 마지막 학년이고 대입준비도 철저히 해야 하니 말이지.
학생들: 네.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선생님.
모두들 속닥이며 새로운 사실에 좋아한다.
희주: 어머 너희들 정말 신기하다. 이런 일에 다들 환호하고 들떠있는 게 참 나는 무척이나 신기해. 그렇게들 좋으니?
이문정 교수의 전화
강산의 아버지 에게 이 문정 교수가 전화를 한다.
이문정 교수: 그동안 잘 지냈나? 우리 동문회는 다음달에 모이기로 한 것 자네에게도 편지가 갔을 것 같은데. 알고 있지?
아버지: 아직 소식을 못 받았는데 자네가 전화로 미리 알려 주어서 고맙네.
교수: 그건 그렇고 다름아니라 크리스마스 이브 콘서트가 있는데 중등부 고등부 청년부로 나뉘어서 공연이 있는데 자네 아들이랑 같이 노래하는 팀이 있다는 걸 내가 알고 있어.
아버지: 나는 금시초문인데만.
교수: 지난번에 우리 학교에서 모임도 갖고 그랬는데 자네는 모르는 일이었나? 시간 없으니 내가 먼저 말하겠네. 자네 아들 연락처를 몰라서 내가 자네에게 전화를 하는 걸세. 아들 집에 있나?
아버지: 학원에서 아직 안 왔네만.
교수: 그럼 꼭 전해 주구려. 내가 이번 공연에 추천을 했으니 꼭 준비해서 참석하라고. 안오면 내가 무척 난처하게 되니 꼭 전해 주구려.
아버지: 글세. 나도 아들 보기가 좀 힘들어서. 시간이 안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교수: 그럼 메모해서 아들에게 꼭 전해 주길 바라네. 내 전화 번호도 알려 주고.
내가 나중에 또 전화 하겠네. 자네 아들 늦게 들어오더라도 꼭 전화 달라고 해 주게.
강산 어머니가 남편의 통화 하는 것을 옆에서 듣고 있다가 통화가 끝나고 나서 남편에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