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을 먹으며
효식이는 후루룩하며 신나게 먹는다.
영서: 효식아 천천히 먹어. 너 입가에 묻은 짜장면도 좀 닦으면서. (네프킨을 주면서.)
미연: 어머나 혜선아 짜장면을 다 안 먹었어. 많이 남겼네~
혜선: 처음부터 안 먹는다고 했잖아. 하두 먹으라 해서 맛보기로 먹은 것이야.
강산: 그렇게 음식을 안 먹으니까 목소리에 파워가 없는거야.
영서: 강산아 너는 또 그런 말 한다. 나는 혜선의 노래하는 그 목소리가 제일 좋은데.
강산: 네가 잘 몰라서 하는 말이야.
영서: 너 너무 사람을 몰아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내가 좋다는데.
혜선: 흥. 너희들은 왜 나를 가운데 두고 그렇게 .... 내가 너희들..
미연: 안되겠다. 이제 다 먹은 것 같으니 치워야지.
^^^^^ 미연이 짜장면 그릇을 겹쳐 들고 일어나다 끼걱 비틀 하면서 짜장면 그릇이 쏟아지면서 테이블로 떨어지는데 영서의 얼굴에 묻고 안경알에도 짜장면 국물이 튄다.
물론 강산의 옷에도 묻히게 된다.
효식: 어머 어떻게 해. 영서 얼굴 좀 닦아야겠는걸. 강산이 너도 옷에 많이 튀어서 빨리 닦지 않으면 자국이 심하게 남을 거야. 둘이 어서 가서 닦아.
희주: 그래. 어서 화장실로 가서.
경석: 그러게~ 우리들 처럼 다 먹었으면 이쪽으로 오지, 왜 거기 남아 있으면서 실갱이는 참.
혜선: 내가 또 화근이 된 건 아니겠지. 이상하게 강산은 왜 나만 보면 꼬투리를 잡으려 하는지 모르겠다. 하여간 미안하다. 영서야.
강산: 영서한테만? 나에게도 사과의 한마디 정도는 해야하지 않겠나.
혜선: 너는 언제나 나에 대한 안 좋은 평을 하잖아. 그래서 그런 사고가 난 거라고. 어서 가서 씻기나 하셔.
미연: 영서야 저쪽이야. 화장실. 강산아 네가 먼저 가서 옷 씻어야 하니 너 먼저 가.
효식: 영서야 너도 같이 가서 얼굴 씻어야겠다.
둘을 떠민다.
영서는 얼굴을 씻기 위해 안경을 벗어 놓고 얼굴을 닦고
강산은 자신의 웃옷을 물로 닦는다. 그리고 옆에 있는 영서의 안경을 짚고서 영서에게 주려고 한다.
물기에 젖은 영서의 얼굴에 안경을 쓰지 않은 모습을 처음 보는 강산은,.....
강산: 너 안경 안쓰면 안되니? 눈이 얼마나 나쁘길래.
영서: (자신을 또렷이 보는 강산이 왠지 어설프다.) 나 이런 모습 처음 봐? 어서 안경이나 줘. 새삼스럽게 시력은 왜 물어.
강산: 콘텍즈 렌즈로 바꿔봐. 그럼 네 눈이 더 예뻐보일거야.
영서: 어~ 그러니~~ (적막이 흐른다.) 그- 그래 ^^ 그런데 나는 콘택즈 렌즈 눈에 끼우려면 학교 지각 할 것 같아.
강산: 잠깐만 아직 얼굴에 검은 짜장면이 묻어 있네. (손으로 영서의 얼굴을 닦으려 한다.)
수건을 갖고 오던 미연이 강산이 영서의 얼굴을 닦아 주려는 듯 한 모습을 보면서
말을 하려다 말고 조용히 서 있다.
강산은 손으로 살며시 영서의 얼굴을 닦는데
영서: 아 ^ 야. (강산의 손을 밀친다.) 너 또 장난이야?
강산: 정말이야. 너 세수 어떻게 한거야. 잘 좀 하지 그랬어. 이것봐 내 손에 묻은 거.
영서: 너 때문이잖아. 네가 혜선에게 그런말 만 안했으면.
강산: 나 때문이라고! 내가 짜장면 엎은 것도 아닌데.
그제서야 미연이 수건을 내밀며
미연: 너희들 또 티격태격이구나! 이거 받아 수건.
강산: 너 거기 있었구나. (수건을 받으며) 영서가 내 책임이란다. 이렇게 된 게.
미연: 참 이상해. 강산은 너만 보면 눈빛이 다르게 보여. 나에게만 그렇게 보이는 건가.
영서: 미안해 미연아. 너 복잡하게 해서.
효식: 미연아.(큰소리로 부른다.)
우리 게임하면서 엄마 아빠 오실 때까지 기다리자.
희주: 그래. 게임하자. 강산이 옷도 좀 말릴겸.
희주는 독서실 학습실로 들어간다.
자신의 번호가 붙여있는 책상에 앉는다.
희주: 오늘은 옆 책상 오라버니가 안 보이네. 대입고시가 내일모레인데. 어디 계시지?~
범석이 수건을 목에 두르고 들어온다. 희주 반갑게 손을 흔들며
희주: 오라버니!!!
강산: 오늘은 자리 혼동 없이 제대로 잘 찾았네.
희주: 오라버니. 많이 긴장 되지요. 다음주면 대입 고시에요.
범석: 어찌 그리 잘 아시나요? 나 대입고사장까지 올 기세네.
희주: 오라버니 S 대학교가 어느 동네에 있어요?
범석: 아 나 지금 마지막 정리를 해야 하니 말 시키지 마시고 조용~히 좀 계셔 주지.!^^
희주: S 대학교 구경 가고 싶어요. 오라버니 S 대학교 지원했지요?
범석: 그걸 어떻게 알았나? 나는 말한 적이 없는데.
희주: 저기 있잖아요. S 대학교를 향하여!
범석: 저건 ^^^
희주: 쉿(손으로 자기 입을 막으며) 조용히 할게요.
그러면서 메모지에 쓴다. - ^^ 오라버니 내 사과의 뜻으로 집으로 초대할게요. 00월 00일에 내가 살고 있는 집으로 오세요. 생일 초대에요. 주소는 ---- ----- ---.^^
(메모지를 슬그머니 옆 책상으로 밀어 놓는다.)
범석: (책을 펼쳤지만 옆에서 뭔가를 끄적이며 잔잔히 나는 희주의 속말에 신경이 쓰여 집중이 안되던 차에 슬그머니 밀려오는 메모지를 보고 읽어본다.)
“ 갑자기 초대를 한다고”
희주: 네 오라버니. 내가 몇일 지켜 보았는데, 오라버니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고 해서요.
범석: 나쁜 사람!?
희주: 네에. 그래서 말인데요. 그날 생일이어서 집으로 초대하려고요. 꼭 오세요.
범석: 역시 대담한 여성이에요. 나는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를 집 초대를 다하고.
희주: 뭐 오기 싫으면 안 오면 되죠. 나는 내가 자리를 빼앗아서 기분도 언짢았을 것 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해서 저녁 함께 하면 어떨까 해서 그랬는데.
범석: 그렇게까지 사과하고 싶다는데 사양 할 수 없지. 시간이 빠득하기는 하지만 사과를 한다는데 받아야지 그 사과.
희주: 오라버니 어서 공부 하세요. 시간이 많지 않잖아요?
범석: 오늘도 시간이 많이 지났네.
희주: 알았어요. 내가 또 방해가 되는 것 같군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범석: 일어날 것 까진 없구. 그냥 조용히 있으면 됩니다.
(그리고 조그마한 소리로 영어책을 읽는다.)
희주: (어깨를 살짝 옆으로 대며) 저어 오라버니 크게 읽든지 아니면 속으로 읽든지 하세요. 다른사람들이 들으면 옹알이 하는지 알겠어요. 아 참 또 나 때문에. (고개를 방긋하고는 일어난다.)
범석: 내가 영어 읽는 습관이 있어서. (그러고는 수학책을 꺼내 펼친다. 그리고 아무말 없이 수학을 노트에 공식을 풀어 놓는다.)
여자 학교 교실
선생님: 다음주에 대입고시로 인해 학교가 쉬는데 모두들 조심하며 지내고 겨울 방학도 다음주 지나면 시작되는데 긴 방학을 어떻게 보낼지 잘 계획들 세워서 알찬 방학이 되도록.
다들 잘 알았지? 이번 겨울이 지나면 새로운 일들이 많이 생기니까.
학생들: 네 선생님.
선생님: 수업 준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