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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사랑합니다 21

2021.03.21

겨울 방학이 시작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학교 갈 때보다 일찍 눈이 뜬다.

 영서는 기지개를 활짝피며 화창한 아침을 맞이한다눈 부신 햇살이 창가의 커튼 사이로 반짝인다어제의 그 추위는 잊어버리라는 듯 영서에게 따뜻한 아침을 선물한다.

모처럼만에 영서는 그동안 두 갈래로 땋았던 머리를 풀고 닥터 지바고의 나나처럼 머리를 묶는다앞 머릿결은 단정히 앞으로 내리고 (속 눈썹 바로 위로눈을 가리지 않게 정리한다.

교복은 오늘 안 입기로 했다친구들과 같이 약속했다오늘 만큼은 사복으로 입고 오기로매일 입는 교복에 새로운 이미지로 꾸며 보자고.

학교로 모였다학교에 이렇게 사복차림으로 오려니 왠지 서먹했다영서는 옷매무시를 자꾸 만지며 앞뒤를 살펴본다방학은 했지만 학생들이 부쩍인다.

합창부실 문을 스르르 열며 들어서는데 많은 아이들이 앉아 있다영서는 조금은 당황스러워 어디에 앉지?”하며 고개를 빼꼼히 내민다.

효식이 손을 흔들며 영서야여기 내 옆자리로 와미연이 오면 바로 시작할거야그동안 나랑 연습하자.”

영서는 얼른 효식의 부르는 소리를 듣고 눈을 효식이 쪽으로 돌리는데 효식이 뒤에앉아 있는 강산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오늘도 역시 강산은 교복 모자를 꾹 눌러썼다검은 눈동자만 진하게 반짝이는 게 또렷이 보이고 그 모습이 참 당당해 보인다

영서는 으 응 효식아 안녕! (손을 살짝 들어 표시하고 발을 옮기는데 교실문턱에 발이 걸려 앞으로 ’ 비틀 넘어지려 한다.) 그런 모습을 보는 다른 아이들은 하하 호호 웃는다.

효식이 깜짝 놀라 일어나 영서에게로 뛰어간다.

효식괜찮니너 오늘 예쁘게 빼입고 왔는데 이미지 상실할 뻔 했다.

 정말 너 아닌 것 같은데!?!?

영서는 효식의 손을 잡고 자리에 와서 앉는다뒤에 있던 강산이 무심코 하는 말같이

잘 어울리는데!” 한다.

영서는 강산의 이런 말을 자세히 듣지 못하고 옷을 단정히 고치면서 악보를 연다.

강산악보는 안 보고 할 건데 아직까지 악보를 들고 다니면 어떻게 해?

영서뒤 돌아보며걱정하지마시지요이건 나의 소중한 책이니까그냥 습관적으로 하는 나의 행동이라구

강산그러니까 나만 보라구악보 말고 나만.

미연이 들어오며 큰 소리로 “ 아 정말 큰일날뻔 했어내 앞차가 과속으로 달려서 조마했는데 그 바람에 약간의 사고가 있었어교통에 걸려서 차가 많이 막혔고 기다리다가 늦었음을 다들 이해해 주길 바라겠음~~.”

영서는 미연의 구구장장 늦은 이유를 말하는 동안 미연의 말은 귀에 안 들어오고

자신의 뒤통수에 대고 말하는 강산의 말에 귀가 따가온다속으로 생각하기를 (“언제부터 나에게 그렇게 관심이 있었다고 나의 행동에 다 참견이람!? .”)

 ^^^^^ 미연이 피아노 앞에 앉아 노래 간주를 시작한다.

영서는 갑자기 미연에게 미연아 내일 모레가 디데이인데 아직까지 악보 보면서 피아노 치면 어떻하니다 외웠어야지~~~라고 강산이 말한데.”

미연이는 영서의 이 뜬금없는 외침에 피아노 치던 것을 멈추고 

그게 무슨 말이라고 하는 거니

이때 강산이 일어나며

 “ 우리 앞에 나가 서서 자리 배열하고 정식으로 한번 해 보자다들 여기 앞으로 와.” 앞으로 뛰어 나간다.

영서는 천천히 일어서며 악보책를 손으로 잡고 허리 옆에 대고 나온다.

서로 둥그런 모양으로 자리 배열을 하고 섰는데 마주보고 있는 강산이 영서에게 손짓으로 악보를 가리키며 얼굴 표정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눈으로 말한다.

영서는 ’ 옆으로 얼굴을 비끼며 외면한다.

강산은 결국은 영서 앞으로 와서 악보를 뺏으려 한다영서는 너무 가까이 와 있는 강산의 체취에 깜짝 놀라 그 악보책을 더 꽉잡고 있다가 악보책을 뺏으려는 강산의 손을 뿌리치다가 강산의 모자를 탁 치게 된다강산의 모자가 영서의 손 끝에 닿아 벗겨지며 강산의 얼굴이 뚜럿이 나타났다짧은 머리에 눈은 동그랗고 쌍거풀은 있는 듯 없는 듯 눈위에 그어 있고 이마는 모자로 인한 자국이 남아있다

영서는 갑자기 웃음이 하고 나왔다.

이러한 광경을 조용히 지켜만 보던 아이들이 피식하고 웃는 영서를 보고 같이 함박 웃는다.

경석이 나선다

경석강산아 너 오늘 유별나게 영서에게 세심하다

강산악보책이 무거워 보여서긴장하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노래하라고 그런건데. (머쩍은 표정으로 이마를 문지르며)

영서: (바닥에 있는 모자를 주으며 강산에게 건넨다.) 오늘 제대로 너의 얼굴본다항상 모자를 푹 덮어써서 니 얼굴이 생각이 안났었는데.

강산그러니까 이제부터는 나를 유심히 보라고 했잖아내 얼굴 잘 기억하게.

효식그래 우리도 이제야 네 얼굴을 잘 알아보겠다항상 너의 인상은 모자였어.

미연아 손시러워얘들아 어서 연습 끝내야 하겠다나는 손이 시러워.

 4중창 연습이 끝났다.

미연이제 다음주면 결전의 날이야

효식참 너희 듀엣은 준비 다 됐어그날 따로 남아서 연습하는 것 같던데.

영서한번 맞춰 봤어.

미연나 없이 연습했구나어떤 곡이야악보 좀 줘.

강산악보 없어도 잘 할 수 있을거야. ‘소나무

미연그 노래이구나알았어. ~~~~~ (피아노를 두드린다.)

강산이 미연이 있는 곳으로 가더니 

너무 키를 낮게 잡았네한 음 높여서 해 줘나도 그렇고 앨토하는 영서가 음 높이를 잡기 힘들 것 같아.”

미연너 대게 영서를 잘 챙기는 것 같다영서 음률 높이까지 알고.

강산콘서트 때 잘해야지좋은 결과를 얻어야지.

영서는 중창하는 애들과 얘기를 하며 방긋 방긋 웃는다.

미연이는 방긋 웃는 영서를 보며 영서야 너희 듀엣 연습 끝내야지거기서 뭐하고 있니 시간이 많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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