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서는 미연을 찾아서 손을 잡고 피아노 있는 곳으로 온다.
효식: 참 혜선이는 다음 연습때부터 함께 할거야. 이번에는 너무 갑작스런 모임이라서. 오늘은 다른 스케쥴이 있어서 못오고 다음에는 괜찮돼. 혜선이는 독창 순서로 한 곡 준비 할 거고.
미연: 그렇지. 독창 이어야만 하겠지.
영서: 그럴만도 해. 나는 정말 혜선이가 좋더라.
정말 좋아 혜선이 노래하는 그 모습 상상만 해도 정말 멋있어.
미연: 자 이제 함께 맞춰봐야지. 우리 여자 파트는 잘 맞아.
효식: 남자애들 오라고 하자. 내가 가서 데리고 올까?
영서: 남자파트 끝나면 오겠지. 그때까지 우리 더 맞춰보자. 미연아 피아노 좀 부탁해.
피아노 간주가 시작되고 소프라노 앨토 화음을 맞춘다. 1절을 하고 2절을 하고 있는데 남자애들이 들어온다. 효식은 손을 들고 방긋 웃으며 반기는 표시를 하는데 영서는 시선을 미연이 쪽으로 하면서 남자들 오는 것을 외면한다.
강산: 다 잘 하는데 우리도 함께 맞춰봐야지. (영서 옆 자리로 간다.)
영서: 강산 너 자리는 저쪽이야. 왜 이쪽으로 온 거야?
강산: 여기가 내 자리야. 테너. 앨토. 소프라노. 베이스.
미연: 자 빨리 맞춰보자. 나 조금 배 고프거든!? (피아노 간주 시작한다.)
***** (노래가 끝나자 마자) 희주가 박수를 치며 환호한다.
희주: 아 정말 아름답다~ 어쩜! 화음이 정말 좋아. ‘부라보!!!’
영서: 희주야 오늘 독서실 안 갔니? 너 오늘 독서실 꼭 가야 한다고 했잖아.
희주: 응. 그냥 여기 오고 싶었어. 오늘 노래 모임 없으면 독서실(학습실) 가려고 했는데 노래 모임 있다고 해서 가다가 여기로 발길을 돌렸지. 내가 오길 잘했지.
효식: 희주야 잘 왔어. 너의 호평이 우리를 기운나게 한다.
희주: 나는 한국에 와서 정말 좋은 경험을 참 많이 한다. 정말 새로운 추억이 차곡히 쌓여. 가을의 정취도 만끽하고.
미연: 희주도 함께 하면 좋겠는데 희주가 한국 노래를 잘 모를 것 같아서 좀 아쉽다.
희주: 크리스마스 공연도 보게 되고. 난 행복한 아이야.
효식: 참 크리스마스 지나고 3일 후에 영서 생일이잖아. 그때 우리 모임 진하게 해야지.
강산: ( 그날이 영서 생일이라고. )
미연: 우리 서로 선물 하나씩 준비해서 교환하기로 하자. 영서 생일이기도 하지만 말야.
영서: 그게 좋겠다. 내 생일날 우리집으로 초대할게. 잊지 말고 모두들 와.
미연: 그건 그렇고 다음 연습 모임은 우리집에서 하기로 하자.
경석: 그래 크리스마스 이브 콘서트가 급선무야. 너무 촉박해. 연습할 날이 많지 않아.
효식: 그럼 좀 더 일찍 모이기로 하자.
찬휘: 그러다가 목이 다 쉬면 어떻해. 그렇게 무리하게 하면 오히려 낭패지.
강산: 매일 모여야 하겠지만 연습 장소가 만만치 않아.
효식: 그래 맞아. 우리 연습하는 날도 많이 안 남았는데 다음 모임은 어디서 하지?
영서: 날씨도 점점 추워지고 학교에 모여서 연습하기가 힘들겠다.
미연: 그러니까 이번 주말부터 우리 집에서 모이자고. 내가 엄마 아빠한테 두 분 저녁 데이트 하시라고 하지 뭐.
영서: 그렇게 제공을 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
미연: 그리고 다음주에는 할머니 댁에 가실거고. 그러니까 우리 집에서 모이면 돼.
영서: 정말 잘됐다.
연습이 다 끝나고 강산이 영서를 부른다.
강산: 영서야! 내가 할 말이 있어.
영서: 무슨 얘긴데? 혹시 나 오늘 잘못한 것 있어서 그것 가르치려고 따로 과외 수업이라도 하려고 하는 거야?
강산: 왜 그렇게 나를 오해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네.
영서: 워낙 잘~난~체 하잖아.
강산: 아 그렇게 내가 잘~나~게 보이는구나. 이거 같이 하자구. (악보를 보인다.)
영서: 이 노래. 그렇잖아도 그때 이 노래 보여주고는 연습을 안해서 나는 이 노래를 뺀 줄 알았지.
강산: 효식이가 듀엣하는 게 좋을 것 하더라고. 그래서 같이 하면 어떨까 하는데.
영서: 너하고 나하고 둘이서.
강산; 응. 너하고 나하고. 둘이서.
영서: 왜? ~ 왜 나하고야. 나는 노래도 못하는데. 혜선이나 효식이하고 하지.
강산: 나는 네가 하는 게 좋아서 그래...
영서: 이 노래는 솔로곡이기도 하잖아. 어떻게 내가 화음을 넣어야 할지 아직 뚜렷한 생각이 나지 않아.
강산: 내 생각을 잘 들어봐. 이렇게 하면 좋을 듯 해.
처음 시작은 나랑 너랑 같이 하고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
그리고 이 한 소절은 내가 하고 (쓸쓸한 가을 날이나)
그 다음 소절은 니가 하고 (눈보라 치는 날에도)
남은 이 소절은 나는 하이로 하고 너는 멜로디로 하고.(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빛)
우리 한번 해 보자.
영서: 너는 남자 톤으로 테너이고 나는 앨토인데 서로 음의 톤높이가 맞을지~
강산: 그러니까 한번 해 보자구. (피아노로 음을 친다.)
소나무야 소나무야~ 영서야 뭐해 같이 하자구.
영서: 알았어. 한번 해 볼게. 으 흠. (조심스레 작은 소리로-소나무야 소나무야)
강산: 영서야 그냥 안심하고 크게 해. 여기 아무도 없어 나 밖에 없다구.
영서: 으 흠. 하고 있잖아. 너무 재촉하지마. 내가 뭐 니가 있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구~ 그냥 목이 안 풀려서 그러는 거야.
강산: 그럼 먼저 혼자서 연습하고 있어. 나는 밖에 나가서 음료수 좀 사갖고 올게.
영서: (강산의 옷 자락을 붙잡으며) 아냐 나랑 같이 있어. 혼자 있기가 왠지 겁이나.
강산: 아 그렇지. 저녁이 되었는데 내가 그 생각을 못했네.
영서: 아 오늘은 좀 피곤한 것 같은데. 배도 고프고. 이건 집에서 연습해 올게.
강산: 영서야 오늘은 내가 너의 시간을 빌렸으니까 저녁을 사 줘도 되겠지. 아까 배고프다고 했는데. 같이 저녁 먹고 가자.
영서: 나는 집에서 먹는 것이 좋아. (남자랑 단 둘이 먹는게 체할 것 같단 말야.)
강산: 집에 가서 어머니한테 밥 차려 달려면 어머님 힘 드실텐데. 내가 오히려 미안하다.어머니 귀찮게 하니까. 그런 의미에서 내가 밥을 사겠다는 것인데.
영서: 아 글세 나는 집 밥이 맛있다니까. 다음에 모두들 있는데서 같이 먹자.
강산: 그때는 내 용돈이 허락지 않을 것 같다. 내가 밥 맛있게 하는 집 알고 있는데~.
어 그렇다면~~~ 밥 말고, 그럼 너 뭐 좋아하지?
영서: 그냥 그냥 나 집에서 먹는다고. (강산을 밀치며 지나가려다가 발을 헛디뎌 휘둥 힘 없이 넘어지려 한다. 강산은 자신을 밀치려는 영서의 손목을 잡으려다 놓치고 엉겹결에 넘어지려는 영서의 허리를 묶고 있는 벨트를 잡게 된다.앞으로 넘어지려는 영서는 자신의 벨트를 잡아당기는 강산에게 이끌려 뒤로 안긴다.본의 아니게 백 허그가 되었다.)
‘꼬르륵’ 배에서 배고픔의 호소를 듣는다.
강산: 그것봐 배고프다 하잖아.
영서: 이건 내 배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야. 네 소리라고.
강산: 어쨋든 밥 먹고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