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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사랑합니다 24

2021.03.21

 영서의 생일날

영서는 엄마아빠 방문을 노크한다아무런 대답이 없자 문을 열어본다말끔하게 방이 정리되어 있다영서는 부엌으로 간다미역국은 냄비에 끓여져 있고 잡채는 접시에 한 아름 담겨있다.

희주야 일어났어어서 와서 우리 아침 먹자엄마 아빠는 시골에 급한 일이 있어서 아침 일찍 가셨어그래서 우리 둘이 아침 먹어야 겠다희주야 일어났어?” 큰 소리로 희주를 부르며 아침 식탁을 차린다.

 

 범석은 두리번 두리번 희주의 집 앞에서 서성인다. (범석은 영서와 희주가 한집에서 살고 있는지 모르고 희주가 생일이라 하여 희주의 생일로 알고 찾아온 것이다.)

경석이 영서의 집 앞에서 서성이는 범석을 보며 (찬휘가 뛰어온다.)

찬휘헉 헉 숨찬 소리로경석아 너 놓칠까봐 저기서부터 뛰어왔다같이 들어가자.

경석: (찬휘의 숨찬 말을 들으며 범석에게 다가가누구신가요누구를 찾아 왔나요?

범석여기에 적힌 집을 찾는데요여기가 맞는 것 같아서.

경석네 이 집 맞습니다처음 보는 분 같은데그 집 주소가 이 집 맞습니다.

범석어떻게 되는 관계인지오라버니라고 잘 부르던데 혹시 오라버니 되십니까?

경석오라버니는 맞는데그 애가 웬일로 나도 모르는 남자를 다 초대했네.

 같이 들어가시죠

범석오라버니가 많군요

경석은 범석과 악수하는 것처럼 손을 잡고 현관을 연다.

안에서 여학생들의 웃음 소리가 들린다.

효식과 미연이 약속 시간보다 일찍 와서 장식하는 것을 도왔다.

효식은 뭘 사야 한다고 밖에 나가고 없었고 미연과 희주 영서가 여기저기 장식을 하며 서로 웃으며 장난을 하고 있었다.

경석영서야 네 친구 왔다나는 처음 보는 남자인데.

영서어서와. (창문 쪽을 보면서경석아 너도 아는 친구인데 새삼스럽게 처음보는 친구라고 하니우리집에 처음 오는 친구라고그런 말이지?

희주어머 오라버니 왔군요어떻게 잘 찾아 왔어요.

 영서는 희주의 오라버니라는 말을 듣고 장식하던 것을 멈추고 뒤돌아 보며 호기심에 찬 눈으로 뭐 오라버니그 학습실에서 만났다던 그 오라버니!” 껑충 의자에서 뛰어 내린다.

그러고는 얼른 그 곁으로 와 범석을 살핀다.

희주얘 영서야뭘 그리 살펴봐오라버니 저쪽에 가서 앉으세요지금 조~금 복잡하네요.

 경석은 소파에 앉으려다 얼른 자세를 곧게 하며 범석에게 “ 형님 이시군요하늘 같은 선배님께 내가 큰 실수를 할 뻔 했네요여기 앉으시죠.”

미연안녕하세요

범석: (짧은 앞 머리를 쓰다듬으며 뒤로 넘긴다,) 아 네안녕하십니까?

희주내가 말했지도서실에서 있었던 실수그래서 사과의 의미로 오늘 초대했어.

미연너 참 용감하다한번 보고 금방 집으로 초대를 다하고나 같으면 말도 못 건냈을 텐데.

영서이만 하면 장식은 다 됐다희주가 말한 오라버니도 왔으니 더 이상 움직이면 안되겠어내가 과일 좀 갖고 올게.

미연: (영서와 같이 부엌으로 가며효식이는 아직 못 찾았나그냥 와도 될 것 같은데

영서특별히 효식이가 준비할 것이 있다고 했잖아기다려 보자. (과일을 갖고 나온다.)

미연강산이도 아직 집을 못 찾았나 봐아직 안 온 것 보면.

희주그럼 이제 내가 해야겠다잠깐 여기서 과일 먼저 먹고 있어요오라버니

 그리고 친구들나 잠간 들어갔다 올게요

희주는 부엌으로 가볍게 뒤꿈치를 들고 살짝 뛰면서 간다.

미연이는 자꾸 범석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고 싶어한다학교는 어디이며 대학 입시는 어떠했는지....

그리고 희주가 그날 그 학교 정문 앞에서 어떠했는지 말하려는데.

희주의 밝은 목소리가 들린다.

희주이 고소한 향기여러분 오늘 더 맛있을 것 같아요.

네모랗고 노란 카스테라를 동그란 쟁반에 담아 호호 불며 나온다.

희주 이것 한 번 먹어보실래요내가 방금 한 것인데^^

미연어머 어떻게 이걸 이렇게 빠르게 만들 수 있어이리 쉽게 만들 수 있는 빵이 아닌데우리 동네에선 맛보기 힘든거잖아.

희주: (조그맣게 자르며 범석에게 건넨다.) 오라버니 먼저~~ 

내 솜씨가 어떤지 한번 먹어봐요

범석: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어떨결에 받는다.)

희주어때요오라버니?

범석: (아무 말 없이 다른 곳을 본다.) 장식을 예쁘게 잘했어요.

희주는 범석의 다른 응답에 새침하게 미연에게 건네며

미연아 너도 먹어봐경석이 너도.”

경석이는 범석의 다른 태도에 웃으며 희주가 주는 카스테라를 받고 먹으며

으 흠 정말 부드럽고 맛있다나 집에 갈 때 갖고 가게 더 만들 수 있니?” 한다.

미연이는 또 하나를 집으며 영서에게 주면서 말한다. “영서야 너는 자주 먹겠다희주가 함께 집에 있어서.”

영서딱 한 번 먹어봤어오늘이 두 번째야희주가 제일 잘하는 거야내가 먹어본 것 중에.

미연나도 처음이야이렇게 집에서 만든 카스테라는희주가 사는 동네에선 자주 집에서 해 먹나봐그러니 희주야?

희주엄마가 아침에 자주 해 주시기는 해그래서 나도 하게 되었지.

범석이 조용히 먹다가 갑자기 헛기침이 나와 ’ 하고 손으로 입을 가린다.

희주어머 미안해요오라버니우유 갖고 올게요조금 퍽퍽하죠우유 드시면서....(우유를 건넨다.)

경석이보시오 희주양이거 모자라겠습니다더 만들어야 겠어요

희주 그럴까나는 맛보기로 한건데그런데 오늘의 메인은 따로 있잖아요오늘 영서 생일이니까.

영서아직 안 온 친구도 있으니까 그 친구들 맛 보게 하나 더 만들어줘희주야그리고 저녁 먹을 준비하자우리.

그때 밖에서 초인종이 울린다미연이 밖으로 나가고 문을 열어 준다.

효식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효식강산이 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렸나봐

미연초인종 누르면 될텐데.

효식내가 더 늦게 왔으면 아마 얼음왕자 됐을 것 같아.

강산여기가 맞는지 확실하지가 않아서 서성였지.

미연하여간 강산이는 확실한 것을 너무 좋아해서 탈이야남자가 좀 더 대담해야지.

강산앞에 주소가 정확히 안 적혀 있어서

효식하여간 이 거리를 몇 번이나 돌고 돌았을지 상상이 간다.

 (효식이 강산이 떠밀며 들어온다.) 

혹시혼자 들어오기가 낮 설어서 그런 건 아니고?

영서효식아 너 왜 이리 늦었어뭘 그리 중요한 것 찾느냐고?

효식나 아니었으면 강산이 못 만나고 영서 생일 지냈겠다고마워해라영서야.

이말을 하고 범석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

효식어머 오빠 여기 웬일이에요

범석그러게너 오늘 일찍 친구 생일이라서 나간다더니 여기였구나.

효식그럼 희주의 그 오라버니가 오빠였어어머 어쩜 이렇게 ..

희주효식이 오라버니라고 범석 오라버니가.

미연참 이렇게 가깝고도 먼 사이라니우연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참 기이하다.

효식오빠집에서는 아무 말도 안 했잖아희주에 대해서.

강산: (머뭇하며 조금 떨면서 서있다.)

영서강산의 떠는 것을 보면서강산 어디 아픈 것 같다효식이 말처럼 너 밖에서 많이 떨었구나안되겠다내 방에서 잠시 따뜻하게 몸 좀 녹일래?

경석정말 그래야겠다내가 영서방에 같이 가서 몸 좀 녹이게 할게.

영서그렇게 해.

미연어머 영서야 너는 여자 방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공개를 하려고 하니네가 같이 가야지경석너는 나랑 같이 저녁 세팅하자.

미연이는 경석이를 붙잡고 부엌으로 가고 영서를 강산을 잡으라고 눈짓한다.

영서는 조금 창백한 강산을 데리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서 담요를 덮어준다.

영서괜찮아오늘 춥기도 한데나는 네가 그렇게 밖에서 기다리는 줄 몰랐다.

강산: (방안을 한 번 둘러보며여자애 방은 이렇구나나 괜찮은 것 같은데 네 책상에 앉아도 돼지

영서잠깐만. (책상에 펼쳐져 있는 책들을 덮고 책꽂이에 꽂는다.) 응 여기 앉아.

강산나 조금만 앉아 있다 나갈게나 아무짓도 안할테니 걱정말고.

영서: (눈을 동그랗고 크게 뜨면서그럼 몸 녹이고 바로 나와저녁 셋팅 해 놓을게.

 영서는 뒷걸음하며 자기 방에서 나간다.

영서의 나가는 것을 보고 의자에 기대며 몸을 천천히 움직이면서 팔로 어깨 뒤로 하면서 스트레칭을 한다. “이제 좀 추위가 가신 것 같다.” 팔을 내리고 의자에서 일어나는데 책꽂이에 튀어나온 파란노트가 있어 그것을 안으로 바로 넣으려다 그 속에 있는 편지봉투가 하고 빠져 나왔다예쁜 꽃 편지 봉투에 영어로 ‘To Kang San’이라 써 있어 강산은 어떨결에 그 봉투를 열어본다. “영서가 이런 예쁜 꽃 봉투에^^^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그렇게 많았었나어떤 편지일지 궁금한데!!” 조금은 기대하는 마음으로 그 봉투의 글을 상상하며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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