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간주를 한다.
영서는 피아노 곁으로 와서 한 손으로는 피아노를 잡고 몸을 살짝 굽히고 한쪽 발은 까지 발로 접고 노래를 하려고 한다.
영서: 그런데 처음 노래했던 때와는 음높이 낮은 것 같다. 그렇지 강산아.
강산: 아니 그때와 같은 것 같은데 나는.
영서: 오늘 나의 톤이 한 키 올라갔나?
강산이 ‘소나무야 소나무야~~~’ 노래를 한다.
강산: 여기는 같이 시작하는 거라고 했는데. 홍 영서^^^^
강산이 큰소리로 영서 이름을 부르자 다른일을 하고 있던 아이들이 모두 멈짓한다.
영서도 깜짝 놀라며 몸을 곧게 세우고 차렷 자세로 손을 배에 깍지 끼우고 강산을 본다.
미연이도 긴장하며 “강산아 모두들 놀랬다. 제발 영서 좀 봐 줘라.”한다.
모두들 연습을 끝내고 밖으로 나온다.
하얀 눈이 보슬보슬 내려온다.
효식: 어머 첫눈이다. 아침에 그렇게 햇빛이 찬란했는데.
미연: 나 아까 학교 들어올 때는 하늘에 햇빛이 안 보였었는데 지금 눈이 오려고 그랬네.
효식: 참 오늘은 희주가 안 보여. 영서랑 같이 오는 줄 알았는데.
영서: 아무말 없이 나갔어. 아침에 안 보이더라고. 어디 갔는지....
효식: 혹시 그 오라버니 만나러 간 것 아닐까? 아직 학습실 사용이 남아 있어서.
영서: 그런가? 우리 그럼 같이 그 학습실 가볼까 효식아.
영서의 어깨에 하얀 눈송이가 하나 둘 내려 앉다가 녹아 없어진다.
효식이 말하면서 영서의 어깨에 닿으며 녹는 눈송이를 보며 “영서야 너 오늘 옷이 얇은 것 같아. 눈에 젖으면 추울 수도 있겠다.” (톡톡 손으로 영서의 어깨에 닿는 눈을 턴다.)
강산이 효식의 눈 터는 것을 보면서
강산: 나 버스 정류장이 저쪽인데 나 먼저 간다. (그런후 자신의 잠바를 벗어 영서 의 어깨에 걸쳐주고 뛰어간다.)
효식: 저기 강산아 우리도 그쪽으로 갈건데.
강산은 계속 뛰어 가더니 버스가 도착하자마자 버스에 오른다.
버스 창가로 영서를 보면서 살짝 손을 들어 흔든다.
영서는 어떨결에 강산의 웃는 모습을 보며 지나가는 버스를 멍하니 보고 서 있다. 어깨에 강산의 잠바가 걸쳐 있는 그대로.
******* 크리스마스 이브 공연하는 날
Z 대학교에 시간보다 일찍 다 모였다.
각기 학교팀별로 모여 최종 연습을 한다.
공연이 시작된다.
다른 팀이 다 끝나고 미연이 피아노 앞에 앉는다.
^^^ 미연이는 빨간 연주용 원피스 드레스를 한껏 차려 입었다.
찰랑찰랑 걸어오는 모습이 참으로 신선하고 예쁘다.
학생 교복이 아닌 이런 복장이 처음이다. 다른 애들은 그냥 지나쳤는데
유독 ‘경석’의 눈에는 오늘따라 미연이가 아름답게 자신의 눈동자에 가득 차 있다.^^^
뒤따라 영서가 나오고 혜선과 효식 경석과 찬휘와 마지막으로 강산이 나온다.
피아노 간주가 흐르고
영서와 강산이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선다.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빛)’-
연습때와는 다르게 강산이 하이 음으로 높인다.
강산-쓸쓸한 가을 날이나
영서-눈보라 치는 날에도
둘이서 화음으로-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
영서는 가슴이 콩닥 콩닥 뛴다. 얼굴이 붉그스레 달아 오르는 것 같다.
이런 무대 경험이 처음인 듯. 하기야 처음이지. 이런 큰 강당에서 부르는 것은.
대학교 강당의 무대에서.-
(영서는 자신 스스로 자신을 위로 하듯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영서와 강산이 제 자리로 들어가고 미연이 피아노로 다음곡을 연주한다.
*****‘오 거룩한 밤 ~~~~~’ 오늘의 마지막 노래이다.
아름다운 화음으로 고요한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을 수 놓는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하늘과 땅과 한마음 되어 모두들 기쁨으로 거룩한 밤 평화의 왕 예수 탄생을 맞이한다.
모두들 즐거운 마음으로 서로 인사를 나눈다.
관중석 앞 좌석에 앉아서 끝까지 다 듣고 감명에 취한 희주는 공연이 끝나자 마자 무대로 뛰어 오르며 영서에게로 다가간다.
희주: 영서야 오늘 너 최고로 멋있었어.
네가 그렇게 아름다워 보인 적이 없었다니까.
미연: 그러게 말야. 상상외로 좋았어.
희주: 그 소나무 부를 때는 환상적이었어. 강산이하고 어쩜 그렇게 화음이 잘 맞니.
(몸을 살짝 비틀며 손을 잡는다.)
이 문정 교수는 강산에게로 오며 환한 미소로 악수를 청한다.
강산아 오늘 정말 멋있었다. 나는 이렇게 까지 계산에 넣지는 않았는데 정말 훌륭한 선택이었어. 역시 내가 기대할 만 했다.
강산: 과찬이십니다. 모두들 열심히 하고 좋은 친구들입니다.
효식: 교수님 정말 감사합니다. 내생애 최고의 날인 것 같아요.
(기도하는 손을 가슴에 모으며)
미연: 교수님 오늘 행사 수익금으로 00농촌마을 (할아버지 할머니) 돕는 성금으로 쓰인다면서요? 다음달에 그곳에 직접 방문하신다고요.
이 교수: 잘 알고 있구나. 정확하게 그리할거란다.
경석: 교수님 우리도 함께 갈 수 있을까요? 저희들도 가서 조금이라도 농가에 가서 할 일을 하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교수: 그렇다면 더 좋을 수 밖에. 손이 많이 필요 했는데.
경석: 우리 모두 같이 갈 수 있지?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좋아 같이 갈 수 있어.” 한다.
이 교수: 오늘 수고들 많았는데 저녁은 내가 사지. 경양식이 좋은가, 중식이 좋은가, 한식이 좋은가?
영서: 경양식이요.
찬휘: 나도요.
효식: 나는 중식이 좋은데요.
강산: 뭐니 뭐니 해도 한식이죠.
희주: 나도 한식 정식 먹고 싶어요. 나도 말해도 되죠?
미연: 나는~~ 다 좋은데 어떡하죠 교수님?
이 교수: 경석이는 아직 대답을 안했는데. 참 오늘 독창을 했던 혜선 학생은 어디에 있는가?
효식: 혜선이는 일찌감치 갔어요. 스케쥴이 워낙 많아서요. 바빠서 갔습니다. 이렇게 늦게까지 우리와 있을 애가 아니라니까요.
이 말을 하는데 혜선이 뚜벅뚜벅 구두 소리를 내며 효식이 곁으로 온다.
혜선: 지금 나 없다고 한 소리 하는 거니?
효식: 왜 다시 왔어? 아까 바삐 나가는 것 봤는데.
혜선: 오늘 만큼은 여기에 같이 있고 싶어서 되돌아 왔지요. 효식이 너 이럴까봐.
영서: 어 정말 잘됐다. 나 정말 혜선이와 언제 한번 같이 저녁 먹고 싶었는데.
혜선: 영서 너는 나와 식성도 비슷하다. 나도 경양식으로 하겠습니다.
경석: 그럼 다수결로 해야 하니 나도 경양식으로 하겠습니다. 교수님.
이 교수: 자 그럼 우리 나갈까요.~~~ 내가 아주 맛있는 경양식 레스토랑으로 다 모시겠습니다.
효식: 나는 짜장면 먹고 싶었는데.
강산: 뭐 이렇게 된거. 나는 다 좋습니다. 경석 같이 가자. 찬휘도. (어깨동무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