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서는 한참 그때의 일을 회상하며 그 사진속의 남학생 얼굴을 떠올린다.
영서: 어 이상하다. 그 사진속의 남학생 왠지 누군가 비슷한 이미지인데. 그 모자를 푹 눌러 쓴 그 모습이????!!!
효식: 얘 영서야 ( 부르며 손으로 눈앞에서 흔든다.) 잠이 들었나?
미연: (뒷좌석에서 앞으로 몸을 당기어) 효식아 왜 그래? 영서 잠들었니?
희주: 또 엉뚱한 생각하나 봐. 가끔 그렇게 혼자서 웃으며 남의 말 들은 척 안 할 때가 많아.
효식: 정말 그런 것 같아. 지금 웃고 있거든.
미연: (영서 어깨를 흔드며) 얘 영서야. 일어나. 다왔어.
영서: 눈을 뜨며) 뭐 다 왔다고?
효식: 너 무엇을 그렇게 생각하길래 내가 불러도 모르니. 얼음 왕자 생각했니?
영서: 그래 맞아. 그 얼음 왕자. 그 모습이야.
효식: 얘 영서야. 그만 잠에서 깨. 저기 밖을 좀 볼래?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이니? 하얀 눈 꽃송이들이 나무에 피어 있는지. 봐도 봐도 실증이 안난다. 너무 너무 예뻐. 새롭다.
영서: 으 응 그러네. 아까는 계곡의 그림이었는데. 지금은 산중의 소나무 꽃송이네.
버스가 가다가 덜컹한다.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가 밖으로 나갔다 오더니 이 교수에게 무어라 말한다.
이 교수는 난감한 표정을 하더니 한참을 생각한다.
맨 뒷칸에 앉아 있던 강산과 경석이 이 교수에게로 온다.
강산: 교수님 무슨 일이지요?
교수: 좀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우리가 가고자 하는 숙소가 저 위에 있는데 눈이 많이 와서 위험하여 그곳까지 올라가기가 어렵다 하네.
강산: 저 어. 그러면 실은 저희 형님이 계시는 곳이 여기서 멀지 않습니다.
우선 제가 형에게 연락을 해서 숙소를 정하면 어떨까요 교수님.
교수: 그렇게라도 해야 할 것 같구만. 형 사는 곳이 어디쯤 되는지.
강산: 네 저 쪽으로 들어가면 학교가 있는데 그 학교에서 내려서 연락을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교수: 그렇게 해야겠군. 저 선생님 우리를 저쪽으로 인도해 주시겠습니까? 그곳에 학교가 있다는데. 일단은 그 학교에서 있어야겠습니다.
학교에 도착하여 강산은 혹시 형이 있는가 살핀다.
공중전화에서 형에게 전화를 한다.
강산: 형. 나 여기 형 학교 앞이에요. 다름이 아니라
형: 아니 네가 우리 학교에 웬일로 왔니? 나는 오늘 아버지 어머니랑 시내에 가려고 학교에 안 갔는데.
강산: 자초지종은 나중에 얘기하고. 여기 000 양로 보건 복지회로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형 도움을 받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형: 알았다. 내가 학교 있는 곳을 가마.
강산: 그럼 형. 우리가 형 집 있는 곳으로 갈게요. 형이 이쪽으로 오는 것 보다 그게 낳을 것 같아요.
형: 그리하는 것이 좋겠네. 운전기사 선생님과 통화할게.
강산: 다시 전화할게요.
운전 기사와 형이(통화로) 자세히 얘기를 하고 그 차를 다시 돌려 형이 있는 집 근처에 이른다.
영서는 집 앞에 이르자 놀라며 속으로 말한다.
“어 이집은 그때 그 집인데.” 모두들 차에서 내린다.
영서는 두리번 두리번 하며 그때 그 아이들이 생각나 혹시나 하며 그 집 안으로 들어가려 한다.
늦으막이 내린 강산은 형 집 문 앞에서 서성이며 두리번 하는 영서를 보며
“홍 영서 또 어떤 호기심이 발동했나. 이렇게 짐도 챙기지 않고 두리번 하면서 말야.”
영서: 응. 내가 아는 어떤 집하고 똑같아서. 지난여름에 있던 아이들 집. 혹시 그 집 아닌가 해서.
강산: 지난 여름? 여기 이집에 아이들이 있긴 한데. 내 형 집이기도 하고.
영서: 너의 형님.!!! 그럼 혹시 그 형님이 저기 어느 고등학교 선생님?
강산: 맞아. 유일한 한 사람. 00학교 선생님이지.
영서: 그렇구나. 그럼 그 사진속 의 남학생이 너였니?
강산: 어떤 사진?
영서: 그 거실 한 가운데 있는 가족 사진. 모자 푹 눌러쓴 그 남자학생 말이지.
뒤에서 효식이 오며
효식: 영서야 너 여기서 뭐하니? 우리 다시 학교로 가기로 했어. 여기 사시는 분이 그 학교 선생님이시래. 우리 숙소가 길이 막혀 못 올라가니 학교에서 숙식을 하기로 했어.
미연: 아이 춥기도 하고 조금 불편할 것 같다. 그렇지 희주야?
희주: 나는 좋은데. 이렇게 학교에서 잠을 잔다는 것을 상상도 못했었는데.
영서: 희주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을 거야. 저것봐 호기심에 찬 눈빛.
강산: 여학생들은 집에서 숙식하는 것이 좋을텐데. 여기 어디 집 같은데가 있으면 좋겠는데.
경석: 그렇잖아도 이 교수님이 알아 보신다고 했는데, 일단은 학교에 짐 내려 놓고 오후 일정이 있으니 그곳에서 순서가 끝나고 다시 정하기로 하셨나봐.
강산: 좀 시간이 많이 바쁘겠다.
경석: 학교에서 상의 하자. 우리 다음 순서 준비도 해야 하니.
강산 형: 우선 학교에다 짐을 내려 놓고. 양로 보건 복지회에서 순서 진행하면서 저녁도 준비된데.
이 교수: 갑자기 이렇게 선생님께 폐를 끼치게 되어 죄송합니다.
강산 형: 아닙니다. 우리 마을을 위해 오셨는데 힘껏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지요.
이 교수: 여기 양로 보건 복지회가 가깝습니까?
네. 저 뒤편으로 있습니다. 학교에서 왔다 갔다 하는데 불편은 없을 것입니다만, 여학생들이 좀 불편할 것 같은데 그 양로 회관에 오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두분이 사시는 집이 있는데 조금 넓긴 하지요.
이 교수: 우리가 한번 가서 볼 수 있을까요? 어르신께 양해를 구하구요.
강산 형: 그럼 저를 따라 오십시오. 그 분들 지금 집에 계실 겁니다. 오늘 저녁에 양로 복지회관에 모이실 시간이 아직 안 되었으니 먼저 가서 뵙도록 하지요.
이 교수: 네. 감사합니다. 이렇게 협조해 주셔서요.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도착하여 여학생들 숙소로 제공해 주십사고 요청을 하고 허락을 받는다.
그리하여 여학생들은 짐을 그 어르신 집으로 옮기고 그곳에서 잠시 쉼을 갖는다.
강산과 경석이 그곳에 와서 저녁 프로그램을 준비하자고 한다.
먼저 노래 연습을 하는데 날씨가 추워서 인지 입이 잘 떨어지지가 않는다.
효식: 너무 춥다. 노래하기가 힘들어. 입이 추워서.
희주: 우리 춤 추는 것 연습하자. 우리가 정확히 알아야 어르신들 잘 가르치지 않겠니.
미연: 그래. 우리 춤 연습하자.
경석: 그러자. 노래는 양로 복지 회관에 일찍 가서 맞춰보고 우리 춤부터 하는 게 좋겠어.
강산: 영서 너는 여기로 와. 내가 자세히 가르쳐야 하니. (자기 서 있는 앞을 가리키며)
영서: 지난번에 많이 연습했으니 한 번만 맞춰보면 될거야.
강산 앞에 서서 팔을 올리는데 바닥에 얼음이 얼려 있어서 발을 삐걱하며 얼음판에 미끄러진다. ‘아 야’하며 엉덩방아를 찧는데
희주가 영서에게로 달려와 “영서야 괜찮아. 엉덩이 아프겠다.” 구푸리며 영서를 일으키려 한다. 영서는 희주의 손을 잡고 일어나려는데 희주도 뒤로 일어나려나다 발이 미끄러져 ‘철퍽’ 뒤로 주저앉는다. 영서를 잡으려던 손이 뒤로 받치면서 손목이 꺾이는 것처럼.
강산은 이런 광경을 보고 놀라 희주를 잡아 주려 희주에게로 간다.
영서는 희주에게로 빨리 가는 강산에게 자신의 손을 내밀었으나 이미 자기를 지나간 다음이었다. 영서는 희주를 보며 놀란 눈빛으로 “희주야 괜찮아?” 한다. 그리고 털털 털며 일어난다.
강산: 영서 너는 워낙 튼튼한 체질이라 아무일 없을 거야. 아픈곳은 없지?
영서: 응. 네 말대로 나는 워낙 튼튼해서 (스 ``윽 아파. 손목을 흔든다.)
미연: 희주가 걱정이다. 몸이 약해 보이잖아. 어디 뼈라도 부러졌으면 어떡해. 참.
효식: 얘들아 안되겠다. 오늘 이 마당에 얼음이 많아 일찍 복지회관으로 가는 것이 좋겠어. 경석아 우리끼리 먼저 가 있자.
미연: 할머니 할아버지 모시고 가자고 했잖니.
경석: 내가 모시고 갈게. 너희들 먼저 가서 준비하고 있어.
복지회관에 도착한 영서는 옷을 갈아입고 준비를 한다.
강산이 “그럼 우리 다시 연습해 보자.” 한다. 미연과 효식이는 “우리는 우리 둘이 하고. 이따가 경석이 오면 희주랑 하면 되지 뭐.” 한다.
강산이 영서의 손을 잡고 춤을 추어야 하는데 영서가 갑자기 손을 잡지 않으려 한다.
속으로 ‘아’하며 작게 신음하며 “강산아 손 잡지 말고 그냥 발 동작만 하자.” 한다.
강산은 “그래. 그러면 그렇게 하지.” 영서의 손목을 보며 ‘아픈 것 같은데~?’
영서는 발 동작만 하며 돌고 “이제 다 된 것 같아. 이따가 잘하자. 나 좀 쉴게. 엉덩방아로 조금 통증이 오는 것 같아.”
강산은 내심 영서의 말하는 모습에서 힘들어 보여 “내가 부축해 줄게. 너 걷기도 힘들지 않겠어?” 한다. 영서는 “괜찮아. 뭐 이까짓 것 같구 뭘. 나 혼자서도 갈 수 있어. 너도 준비할 것이 많잖아.”
강산은 처벅처벅 걷는 영서의 뒷모습을 보며 우두커니 서 있다.
경석이 희주와 함께 들어온다.
희주: 나 다 낳았어. 하나도 안 아파. 오늘 춤 도 좀 가르쳐 줘. 강산아.
강산: 경석이가 잘 알아. 너는 경석이하고 파트너야.
경석: 너희는 다 했어. 영서는 어디있어?
강산: .... 경석아 나 밖에 좀 나갔다 올게. 너희 연습 퍼펙트하게 다 해놔.
밖으로 나간다. 눈이 내린다.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모이셨다.
범석이 들어온다.
범석: 오늘 내가 잘 찾아 왔지요. 아침에 같이 오려 했는데 학교 동창이 와서 만나고 오느라고 따로 왔는데 잘 찾아 왔어. 내가 이런 곳 찾기에는 명수이지.
희주: 오라버니 오셨네요. 못 오는 줄 알았는데. 효식아 오라버니 오셨다.
경석: 희주와 함께 춤을 추려다 말고) 오라버니가 오셨으니---
어디있나 나의 짝꿍이.(미연을 찾는다.)
범석: 경석에게- 하던 것 마저 하지 그래. 나는 춤에 대해선 몸이 말을 안들어서.
(다른곳으로 간다.)
범석이 들어왔다 다시 나가는 것을 보면서 희주는 천천히 포크 댄스를 경석과 함께 춘다.
강산은 할아버지 할머니 순서라 하며
잘 보셨죠 어르신. 이제 우리처럼 잘 따라 하세요. 조금 있다가 제일 잘하시는 분 상 드리겠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열심히 보면서 따라 하신다. 모든 학생들과 선생님 투표로 잘하시는 분을 뽑아 결승의 두 팀이 남아있다. 두 팀에서 1등 2등을 가리어 상을 드리기로 하고.
1등 하신 분들(팀)은 스웨터를
2등 하신 분들(팀)은 목도리를 드린다. 그리고 모든 분들에게 장갑을 드린다.
저녁을 먹는 시간.
영서는 아직도 팔목이 시큰 조금 아프다. 숟가락 들기가 웬지 갑갑하다. 힘이 없어서 왼손으로 들어 보지만 어색하다.
영서를 살펴보던 강산은 수저를 잘 들지 못하는 영서를 보고 있다가 영서의 식판을 들고 한적한 곳으로 간다.
영서는 강산의 자신의 식판을 들고 가는 강산을 엉겁결에 뒤따라 나간다.
강산은 작은 방 테이블에 식판을 놓고 “영서야 이리 와서 앉아. 나랑 같이 먹자”한다.
영서는 강산이 앉은 곳으로 가면서 “내 식판은 왜 들고 가. ”
강산: 너 밥 먹여 주려고 그러지. 자 이리 와서 앉아. 그리고 편하게 먹어. 너 혹시 손목 아직도 아픈거야?
영서: 잘 모르겠어.
강산: 어서 여기 와서 앉아. 너 왼손잡이 아니잖아.
영서; 안 먹어도 돼. 그리고 내일 이면 다 낳을거야. 너나 맛있게 먹으시지요.
강산: 친구가 아프다고 밥도 못 먹을 참인데 내가 밥이 넘어가나. 같이 먹어야 맛나지.
자 아~ 해. 나는 왼손으로도 다 잘 할 수 있거든. 먼저 밥 한 술 뜨고.
영서; 괜찮대두. 너 언제부터 나를 이렇게 챙겼니.
강산: 지난번 네가 오해했었던 것도 사과할겸. 오늘은 내가 .... 나 팔 아프다. 이렇게ㅣ 들고 있게 할 거야?
영서: (그럼 하는 수 없지. 내가 먹어줘야지.) 아~ 하고 입을 벌려 밥을 넣으려는데.
강산: 그것봐. 이렇게 입을 크게 벌려야지. 노래할 때도 이렇게 크게 입을 벌려 노래해.
영서: 흡. 또 나 놀리려는구나. 너의 진실은 대체 무엇일까?
강산: 미안. 미안. 안그럴 게. 자 밥 다시 먹을 수 있게 아~ 해.
영서: 됐다. 내가 뭐 손 못쓰는 큰 병자도 아니고. (수저를 뺏는다.조심스레 억지로 밥을 먹는다. 젓가락으로 반찬도 짚는다.) 아무렇지도 않네. 나 잘하지. (냠 냠 일부러, 안 아픈척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