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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사랑합니다 27

2021.03.21

 0000 놀이동산

영서날씨는 추운데 사람들은 안 추워 보이네오늘 오길 잘했다.

희주영서야 고마워나 아빠랑 이렇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주어서.

영서내가 뭘 했다구나야말로 너에게 고맙지재미있는 놀이기구도 타고.

희주아빠 우리 저쪽에 있는 백마 타요영서야 같이 가자.

영서아니 너랑 아빠랑 같이 타고 나는 저쪽으로 갈게바이킹.

희주너 혼자 타려고

영서너는 백마타고 와나 먼저 가서 타고 너 오면 또 타지 뭐.

희주그래알았어그렇게 하자나 먼저 아빠하고 간다.

영서는 희주가 아빠랑 같이 백마 타는 곳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바이킹 있는 곳으로 간다.

바이킹을 타려고 줄서서 기다리다가 입구쪽을 보게 되는데

아는 듯한 얼굴이 보인다.

혜선이 뛰어오며 그 앞에 서 있는 남자(?)에게 와서 멈추더니 무릎을 잡고 숨찬 표정으로 뭐라 말을 한다그러고는 다시 뒤돌아 뛰어간다뒤돌아 뛰어가는 모습을 한참 쳐다 보던 그 남학생은 뒤돌아 가다가 머뭇하더니 다시 입구를 들어온다.

뭔가 어떨떨해 하는 표정으로 영서가 서 있는 곳으로 가까이 온다.

영서는 그 모습들이 재미있어 계속 지켜보다가 자신이 서 있는 곳까지 가까이 오는 그 남학생을 보고 ’ 뒤돌아 마주치지 않으려 한다.

 “뭐야웬일로 여기에 온 거야혜선이와 둘이 만나는 사이

 그래서 그때 그렇게... 아니지.

 내가 왜 피하려고 이러지내가 뭐 어때서!”

영서는 얼른 바이킹 타는 안쪽으로 들어가 바이킹 맨 뒷좌석에 앉는다파란 목도리로 얼굴을 꼭 감싸면서.

 이날따라 맨날 검정 교복만 입고 나타났던 그애 였는데 오늘은 화사한 칼라의 복장으로-데이트하기에 아주 좋은 복장이었음.- 새롭게 나타난 그의 모습에 영서는 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런데그 남학생이 영서가 앉은 그 자리 안쪽으로 들어와 앉는다.

강산미안합니다. (허리를 숙이면서 조심스레 안쪽으로 들어간다.)

영서는 목도리로 얼굴을 감싼 채 같이 고개를 끄덕이고 다른쪽으로 돌린다.

 바이킹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영서는 목도리를 잡고 있던 손을 내려 양손으로 손잡이를 꽉 쥐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스릴을 느낀다심장이 떨리고 배가 서늘하게 조여 온다점점 둥둥 떠 있는 기분이 온몸에 닭살이 돋게 한다

영서: ~ 아 아 어떻게엄마나 살려줘~~~

큰 소리로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치게 된다. ‘휭 휭’ 흔들리는 바이킹의 힘찬 바람에 얼굴을 감싼 목도리가 휘엉청’ 흩날리며 창공으로 날아간다그 목도리를 보며 어머 내 목도리’ -

강산이 그 목도리를 보더니 그 목소리를 들으며 영서를 보게 된다.

강산너 영서구나. (작은 소리로-실은 강산도 처음이라 많이 떨리었다바이킹이

영서는 바이킹에서 내리면서

영서내 목도리어디로 떨어졌지.~ (멀리 살펴본다.)

강산영서야 안녕!

영서는 강산의 느닷없는 귀여움 섞인 인사에 새침해 하며

영서안녕. Happy New Year!

강산너 혼자 왔니

영서희주랑 아빠랑~는 여자 친구랑 왔지나 봤어네 여자친구가 혜선이었어?

강산혜선아니혜선이는 밖에서 만나본 적 한번도 없는데.

영서오늘 같이 왔잖아저기에서 같이 있는 것 내가 확실하게 봤어너 거짓말쟁이니?

강산너는 한번 보고 잘도 아는구나어쩌면 그렇게 단정하기를 잘해나는 여자친구 없습니다얌체님.

영서또 또그럼 나도 너 밤고양이라고 부를까아니면 거짓말쟁이라고 부를까!

강산나는 밤 고양이도 아니고 거짓말쟁이도 아닌데.(단호하게 목소리를 내린다네가 누굴 보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혜선이랑 아무런 사이도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영서분명 혜선이었는데. (강산을 위 아래 흩어보며너 오늘 데이트 하러 온 것 맞는데 뭘.

강산이 옷차림이건 내 친구가 이렇게 입고 오라고 코디해 주었어.

영서그건 그렇고아까 그 여학생 꾀나 급해 보이던데.

강산그 여학생너 봤구나오늘 내 친구가 소개팅하기로 한 여학생인데.~~

영서너는 모르는 얘라구그 얘기 하려고 하는 것이구나내 눈에 분명 혜선이가 맞는데.

강산혜선이그랬나나는 자세히 볼 수가 없었어하두 급하게 뛰어왔다가 뭐라 혼자 말하고 쑥 달아나서.

영서: (안심 반 확인 반-) 그래서 혜선이 인줄 몰랐다~. 됐구그 옷차림 잘 어울린다너두 그렇게 좀 입고 다녀도 되겠어.

강산참 너 그 목도리 찾아야지너는 파랑색을 많이 좋아하나봐목도리도 파란색이야.

영서이번에는 파란색이 눈에 밝히 들어와서.

강산그렇구나그럼너를 파랑새라 부를게내가 바꿔주지네 별명.

영서그러지마무슨 별명을 그렇게 붙여나 별명 부르지 마알았지~

희주와 희주 아빠가 온다.

희주어떻게 된 거야강산이 여기 있네.

희주 아빠영서 남자친구인가 보네.

영서아니에요우리 노래하는 팀원이에요.

희주강산아 너 저 바이킹 타 봤어어땠어재미있지!

영서희주야 나는 더 못 타겠어한번으로 족해너는 아빠랑 타도 될거야든든한 아빠가 옆에 계시니 하나도 무서울 게 없을거야.

희주어머 그렇게 무서운 거야.

희주아빠그런 무서움도 두려움도 다 이겨야 살지이세상 인생을희주야 아빠도 한번 타 보고 싶은데들어가자.

 저녁 석양이 짙어온다.

영서저기 하늘 좀 봐이번에는 빨갛게 물들어 가는 석양이야정말 예쁘다.

희주영서는 하늘을 참 좋아해여기 강산도 있고.

희주아빠오늘 고함치며 에너지 소모도 많이 했는데 내가 저녁 맛있는 것 한턱 내지

희주그래요맛있는거 많이 사 주세요강산이도 우리와 함께 먹자.

강산오늘 또 이렇게 맛있는 저녁을 먹게 되네요~사 합니다.

영서아니에요희주야 너 집에 어떻게 오는지 알지아빠랑 맛있는 것 먹고 집에 와

희주너 혼자 집에 가려고?

영서그래너 아빠랑 오붓한 시간 갖어이런 시간 갖기 힘들잖아.

강산그러는 것이 좋겠네요제가 눈치없이영서야내가 사과의 의미로 너에게 밥 쏠게내가 할 말이 아직 남았거든.

영서난 들을 말 없는데그렇지만 오늘만큼은 하는 수 없이 내가 너에게 시간을 주어야겠다희주를 위해서강산아 우리 먼저 나가자.

 (강산의 옷자락을 잡아 당기며 씩씩하게 놀이공원을 나온다.)



 ***** 농촌 방문하기 하루 전날 모임을 갖는다.

경석내일이면 농어촌 봉사 간다준비물 확실히 다 했지.

강산그럼 이 교수님 학교에 모여서 가는 것 다들 알고 있지이교수님이 교통은 다 준비하신다고 했어아마 버스로 가게 될거야.

미연우리가 해야 할 노래와 댄스는 다 잘 알고 있지?

효식할아버지 할머니 춤 추실 때 어려움은 없겠지그렇지 강산아?

강산아주 쉬운 동작만 준비했어

영서누가 대표로 가르칠 건데?

강산나하고 너하고.

영서내가나는 잘 모르는데.

강산그러니까 오늘이 있잖아내가 이것을 짜느냐고 밤새웠다고내가 경석이랑 한번 해 볼테니 잘 보고 따라 하라고경석아 이리 와봐영서 댄스 좀 보고 배우게너랑은 지난번 함께 배웠으니 잘 할 수 있지.

강산과 경석이 명랑하고 가볍게 손을 맞잡고 빙 돌며 포크댄스를 춘다이것을 보면서 영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그 동작 하나하나를 조심스레 따라 한다.

미연영서야 나랑 같이 쟤네들 하는 것 따라 해 보자. (영서의 손을 잡고 강산과 경석이 하는 옆으로 선다.)

 경석이가 갑자기 휙 돌더니 미연이를 붙잡고 다른 쪽으로 돌면서 폭크 댄스를 계속 이어나간다미연이는 경석이의 빠른 댄스에 이끌려 따라하게 된다.

효식노래는 어떻게 하려고?

경석: (숨찬 말로 몸을 진정 시키며우리가 지난번에 연습했던 노래 하고 그다음엔 할머니 할아버지 순서로 노래자랑 하려고 해그리고 식사는 이교수님이 다 준비해 가신다고 했어


다음날 이 교수님 학교로 다 모였다.

모두들 조금씩 들떠있다짐을 옮기며 신나게 얘기하며 자리를 잡는다.

영서와 효식은 앞쪽으로 같이 앉고 (이 교수님 뒷 좌석미연과 희주는 그 다음칸에 앉았다.

남자애들은 맨 뒷좌석으로 앉는다

한참을 달리다 도시를 벗어나 시외의 풍경이 창밖에 펼쳐 보인다.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 동요 가사 내용처럼??? 그러나 겨울의 풍경이다

들판에 벼들은 알곡은 창고에 들이고 밑둥은 얼음을 이불삼아 덮여 있고 매끈매끈한 유리 얼음이 얼려있다

산에는 푸르른 소나무들이 그 자태를 자랑하듯 어떤 것은 아름다운 버섯송이처럼어떤 것은 키다리처럼 숲을 이루고 있다.

밖의 광경을 한참 스케치하다 영서는 왠지 낯익은 풍경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그리고는 지난여름에 부모님과 캠핑했던 것을 기억하며 그때의 그 냇가가 아닌가 어림짐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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