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주가 두리번 하면서 누군가를 찾는 듯 하더니 영서를 보고는 손을 흔들며 영서에게로 온다.
희주: 영서야 조금 있으면 노래 잔치 시간인데 준비는 다 됐어?
강산: 응.
희주: 할머니 할아버지 노래 자랑 끝나고 네가 특별히 할 노래 있지?
영서: 다같이 하는 거 아니었니?
희주: 다같이 하고 마지막 순서는 항상 있잖아. 지난번처럼.
영서: 지난번처럼? 언제 무슨.
희주: 경석이가 그러는데 학교 행사때 마지막 순서가 강산이었다며? 나도 그때 많이 기대했었거든. 그런데 갑자기 사라지는 바람에 내가 어떨결에 기타를 쳤잖아? 강산아 그때 왜 그랬어?
강산: 으 음. ... 목 이 아 파 서 그랬지.~~~
영서: 아 아 그때. 맞아 그때 그랬지.
희주: 오늘은 목 안 아프겠지. 오늘은 기대 이상이 되리라 믿어.
영서: 우리 나가자. 식사 설거지도 해야 되니까.
희주: 지금 미연이하고 효식이가 하고 있어.
영서: 나도 가서 한 몫해야지.
강산: 너 손목 아파 하면서 어떻게 설거지 하려고 그래? (자기 팔을 걷어붙인다.)
희주: 네가 영서 대신 해 주려고 그러는 것이지. 팔을 다 걷어붙이고 말야.
영서: 괜히 폼만 잡는 거라고.
강산: 어디 폼인지 아닌지 가 볼까.
강산은 주방으로 들어가며 팔의 옷 소매를 걷는다.
미연: 어머 강산 어쩐일로 남자가 설거지를 다해.
효식: 이런데 와서는 남자가 하는 거야. 얘 미연아 우린 나가자. 강산에게 맡기고.
미연: 우리가 다 했어. 얼마 안 남았으니 끝 마무리는 그럼 네가 해. 강산아.
미연과 효식이 주방에서 나가고 희주도 같이 따라 나간다.
영서는 강산 옆으로 오면서 “남자가 주방에 들어오는 것 부모님이 아시면 기겁하시겠다. 너네 집에서는 어떠니? 혹시 너희 아빠 가끔 설거지 하시고 그러시는 건 아니겠지.”
강산: 꿈도 못 꾼다.
영서: 너는 어떻게 이런 생각을 다 했어.
강산: 너 손목 아파서.
영서: 너 그런 애 아닌데~ 언제부터 나를 다 신경 써 주었어.
강산: 네 편지 읽은 그날부터. 너는 나를 너무 몰라.
영서: 너는 나를 잘 알고? 너도 나를 몰라.
강산: 너의 마음을 보여 줘야 내가 알게 되지. 네 마음을 언제 열어 보일거야. 나한테.
영서: 강산아 창밖에 봐 눈송이가 참 크다. (창 밖을 본다.)
강산: 그~~~래 눈이 오네. (퐁퐁이 가득 묻은 손으로 이마를 닦으며 영서의 머리에 손을 올리려 한다.)
영서는 창밖을 보다가 고개를 돌리는데 강산의 손이 자신의 머리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영서: 너 또 나에게 장난치려고 했지. 이 손으로.
강산: 그래 나는 또 너만 보면 자꾸 장난치고 싶다. (거품이 묻은 손으로 머리를 토닥한다.)
영서는 고개를 흔들며 “그만해” 한다.
너무 세게 고개를 흔들어서 강산의 가슴에 부딪히자 강산은 덤벙 뒤로 물러가게 되어 손으로 영서를 붙잡게 되고 둘이 엎어지게 된다.
아-야
영서가 소리치며 머리로 ‘꽁’ 하며 한번 더 강산의 가슴을 친다. 강산은 자신의 가슴에 부딪혀 있는 영서의 머리를 들으며 ‘무겁다’한다.
영서는 얼른 일어나며 ‘너의 가슴은 쇠뭉치 같아.’ 한다.
강산: 그래 그래야지. 한번도 그냥 넘어가는 적이 없어.
영서: 너는. 네가 먼저 시작했어.
범석이 아웅다웅 하는 강산과 영서의 목소리를 듣고
범석: 아직 다 안 끝났나. 어르신 기다리실텐데.
강산은 범석의 놀리는 듯한 말에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 형님 오셨어요? 식사 하셨죠. 아 지금 어르신 다 모였다구요. 얼른 나가봐야겠네요.” 더벙벙하게 말하며 주방을 나온다.
영서는 살금살금 나온다.
경석의 사회로 노래자랑 이 시작되고..
신나게 어르신들의 노래가 퍼져 나가고 서로 재미있게 흥겹게 시간을 즐긴다.
마지막 순서로 강산의 노래가 시작된다.
~~~~겨울에 태어난 아름다운 당신은 눈처럼 깨끗한 나만의 당신
~ ~ ~ 별처럼 영롱한 나만의 당신. 생일 축하 합니다.~~~~
미연은 갑자기 뜬금없는 생일 축하라는 노래에 “어 영서 생일 지났는데..”
효식: 조용히 좀 해. 이 노래 오늘 정말 더 멋있다. 강산이의 목소리가 잘 어울리네.
영서는 맨 뒤에 벽에 기대어 서 있다가 강산의 마지막 노래를 들으며 노래하는 강산의 얼굴을 유심히 보고 있는데 강산의 눈과 마주친다. 강산이 방긋 미소를 띄우며 어깨를 ‘으쓱’한다.
조용히 강산은 다음 말을 이어간다.
이 노래는 크리스마스 예수님 생일 때 부르는 것이 좋았었지만 (미연은 그제서야 “아 아 예수님 생일 축하 한다는 의미였구나.” 한다.)
오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께 아들의 마음으로 딸의 마음으로 우리를 낳아주심을 감사하다는 의미로 불러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강산의 마이크 잡은 말이 계속 들려온다.
“ 다들 나오세요. 우리 어르신분께 드리는 노래 다같이 부릅시다. ” 한다.
선창한다. ‘ ~~ 낳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닿도록 고생하시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높다 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 ’ 하나 둘 각자의 부모님을 생각하며 ‘훌적 훌적’ 눈물을 닦으며 울음 소리가 흘러 나온다. 그러고는 할머니 할아버지 곁으로 가 안으며 ‘감사합니다. 은혜에 감사합니다.’ 말하며 인사하며 손을 잡는다.
조금은 늦은 밤이지만 모두들 마음에 기쁨과 즐거움으로 추운 겨울밤의 쓸쓸함을 잊는다.
강산 형: 오늘 행사는 다 끝났는데 학교로 숙소로 정한 남학생들이 몹시도 추울 것 같네요.
경석: 끄덕 없습니다. 우린 남자잖아요. 대한민국의 대장부라고요.
강산: 어떤 추위도 다 이길 수 있어요.
옆에서 듣고 있던 미연이 “지난번 영서 집 앞에서 얼음왕자 될 뻔 한 것 잊었니?”
효식: 맞아. 그때 몹시도 추워 보였어. 꼼짝도 안 하고 있어서 정말 얼음이 된 줄 알았거든. (호호)
강산 형: 으 흠. 내 동생이.. (얼음 왕자라.) 그럴 이유가 좀 있긴 하지. 교수님 그럼 여학생의 숙소로 정한 어르신 댁에 방이 하나 더 있는데 그곳에서 함께 있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이교수: 우리도 혹시 만약에라도 한사람이라도 어떤 불상사가 생기면 안되니 되도록 이면 안전하게 다 같이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강산 형: 제가 어르신께 다시 부탁을 드려보죠.
( 그 어르신을 찾아가서 정중하게 부탁하며 허리를 구부리며 인사를 드린다.)
이교수: 저 어 선생님 우리가 할머니 할아버님 댁으로 다 모셔다 드리고 숙소로 가겠습니다. 갑자기 우리가 많은 시간을 뺏어서 혹시 다른 일에 지장이 없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강산 형: 아닙니다. 저희도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오히려 저희가 더 감사드려야지요.
이 교수: 저는 좀 더 있다가 댁에 도착할 것 같으니 저 기다리지 마시고 주무십시오.
강산 형: 우리도 집에 가면 정리해야 할 것이 좀 있어서, 아마도 이 교수님 오실 때까지 잠 안 자고 있을 겁니다. 볼일 다 보시고 들어오십시오.
이교수: 얘들아 어서 차에 타고. 할머니 할아버님 다 타신 것 같다.
차례대로 댁에 다 모셔 드리고 어르신 숙소에 도착한다.
이교수는 모두들 다 집에 내려 놓고 김 선생님(강산 형)댁에 도착했다.
현관문을 여는데 강산 부모님과 형 내외 모두 거실에 앉아 있다.
이교수: 이렇게 밤 늦게까지 죄송합니다.~
강산 아빠: 좋은 일 하는데 죄송하다니 어서 와 쉬시게. (자리를 옮긴다)
강산 엄마: 이층에 방에 침소 준비해 놨습니다.
이교수: 나도 강산에게 자네가 여기 와 있다는 말은 들었지. 그나저나 나방에 올라가기 전에 하나 상의 할 것이 있는데~ 그 상의라기 보다 의견을 나눠보고 싶은데.
강산 아빠: 무슨 계획이신지 한번 얘기나 들어봄세.
이교수: 이번을 계기로 이곳에 노인 복지 하우스를 건축하였으면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네. 오늘 와서 보니 참 좋은 지역이더군. 저쪽에 빈 땅도 있고, 여기 땅에 대해서 좀 아는 것이 있으면 정보 좀 알고 싶기도 한데.
강산 형: 그런 생각을 하셨군요. 땅에 대해선 좀 더 알아봐야겠지만 그런 의도를 갖고 계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저희 지역에 그런 복지 하우스 (아파트)가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요. 참 좋은 생각이십니다.
이교수: 내가 너무 섣불리 생각 한 것은 아닌지.... 하여간 오늘 새로운 도전을 받고 필 받았다오.
강산 아빠: 자네 교수라면서 그런 말을 다 할 줄 아네 그려.
이교수: 요즘 학생들이 자주 쓰는 용어일세.
강산 엄마: 시간이 많이 늦었습니다. 내일 스케쥴도 있으니 내일을 위해서 오늘은 일찍 쉬는게 좋겠습니다.
강산 아빠: 이른 시간도 아니네. 내일 아침에 봄세.
이교수: 아이들 좀 보고 싶은데. 자는 모습이라도.
강산 형: 많이 피곤해 보이십니다. 내일 아이들 깨면 인사드리게 하겠습니다. 올라가시지요. 교수님.
강산과 경석, 찬휘 범석은 조심스레 옆방으로 들어간다.
할머니 조금 꼬부라진 몸으로 부엌에서 먹을 것을 들고 오신다.
“이봐 학생들 오늘 참 좋았어. 눈물 콧물 웃음이 한 바가지 였다네. 그러니 이것들 먹고 푹 쉬게나.”
할아버지는 밖에서 나무 장작을 들고 아궁이 있는 곳으로 간다.
“우리 학생들 따뜻하게 해 주어야지. 나는 잠 안 자도 괜찮으니.”
밖에서 장작 떨어뜨리는 소리를 듣고 강산이 얼른 밖으로 나온다.
강산: 할아버지 힘드시게 이런 것을 들고. 저희들이 하겠습니다. 저기 경석아 이리 좀 나와봐.
경석: (거드름 피우며) 아 좀 피곤하다. 몸이 나른해.
강산: 우리 이 장작 좀 나르자. 할아버지께서 이걸 들고 오시잖아.
할아버지: 어 그래. 학생. 저 방 뒤쪽으로 가면 장작이 많이 쌓여 있으니 그것 좀 갔다 주구려.
경석: 네. 어르신. 당연히 내가 해야죠. 젊은 내가요.
강산: (경석이의 팔을 잡아 당기며) 조금 참아. 우리 따뜻하게 해 주시려고 그러시는데 공손하게 해야지. 너는 이런 장작 한번도 안 피워봤지? 오늘 좋은 경험한다.
경석: 아 흠. 힘이 빠진다.
강산: 어쩜 내일은 장작을 쪼개야 할지도 몰라. 거 있잖아, 나무토막 도끼로 내리치면서 불피울 장작더미 쌓아놓는 것 말야.
(강산과 경석은 열심히 장작을 부엌 아궁이 옆에 쌓아 놓고, 또 다른 방 앞 아궁이 있는 곳에도 쌓아놓는다.)
강산: 이건 우리방 아궁이야. 너 아궁이가 뭔지 알지?
경석: 알지. 다 됐지. 나는 들어가야겠어. 졸음이 쏟아져. 시간이 지나면 졸음을 이기지 못해서.
강산: 그래. 그럼 너는 들어가서 잠 좀 자. 나는 더 불을 지피우고 갈게.
강산이 혼자 밖에 있는 아궁이 곁에서 불을 조절한다.
영서는 화장실을 가고는 싶은데 밖에 있어서 무섭기도 하고 춥기도 하고 참고 참다가 급한 터에 옷을 겹겹이 껴 입고 방을 나온다.
영서: 아이 추워. 화장실을 어떻게 가지. 저쪽인가 본데. 희주랑 같이 갈까?
혼자 희주를 부를까 생각하고 있는데 밖에서 불 장작을 건드리는 소리가 들려 ‘화들짝’ 놀란다. 너무 놀란 나머지 굵은 목소리로 ‘거기 누구야’ 하며 꼿꼿이 차렷 자세로 서 있다가 빼꼼이 고개를 내민다. 그리고 다시 ‘누구세요’ 조그마한 목소리로 살핀다.
영서의 이런 변화된 목소리를 듣고 놀란 강산은 얼른 일어나며 ‘나 강산인데!’ 한다.
강산이라는 말에 안심한 영서는 “‘휴 우’ 나는 도둑놈인줄 알았네. 너 강산이 거기서 뭐하니?”
강산은 자기보고 도둑놈이라고 말하는 영서에게 “뭐 도둑놈~ 놈이라고?”
영서: 그러니까 어두컴컴한 밤중에 그렇게 혼자서 있으니까 놀라서 하는 말이지.
강산: 너야말로 인기척 좀 내고 다니지 그래. 그래야 나도 안 놀래지.
영서: 밖에 나오는데 뭐 인기척을 내고 다니니. 다른 사람들 다 잠든 이 밤에. 나 급한 볼일 있다고 나팔 불일 있나.~~
강산: 그럼. 너 볼일 보러 가시지. 나는 여기 불을 더 지펴야 하니까? 참 너희 방 따뜻하지? 아까 할아버지께서 불 세게 펴 놓으시던 것 같던데.
영서: 응. 따뜻하고 좋아.
강산: 저기 저쪽이 화장실 인 것 같은데. 너 혼자 갈 수 있겠지. 다 큰 어른이 되 가니까.
영서: 그럼. 그까짓 화장실 가는 게 뭐 대수라고. 걱정하지 마. 너 나 따라 오지마.
영서는 총총 걸음으로 옷을 감싸고 화장실로 간다.
영서: 그래도 변기로 되어있다. 암 그렇지. 나 어렸을 때 시골과는 다르지. 혹시나 했는데 그 혹시가 아니었어.
볼일을 다 보고 나오며 하늘을 본다. “오늘 하루종일 눈이 오더니 밤하늘에 별이 다 반짝이네. 내일 날씨 좋겠다. 눈 온 후 밤하늘 참 예쁘다.”
강산은 계속 불 지피는 장작을 고르며 혼자서 소곤거리며 오는 영서에게
강산: 시원하겠다. 오늘 먹은 것도 많지 않았을텐데.
영서: 어 저기 하늘 좀 봐. 별들이 반짝이는 게 참 예쁘지. 이런 시골에 오니 별들도 예쁘고 달도 밝다.
강산: 너는 언제나 자연과 말을 많이 하는구나.
가을에는 낙엽과 단풍, 오늘은 밤하늘의 얘기로.
영서: 그래. 그런 의미에서 너도 한번 시인이 되어 보는 것 어때?
강산: 춥다며. 여기 와서 불 좀 쬐.
영서: 내가 하는 말엔 대답도 않고. 너도 그럴 가능성이 충분한 것 같은데 말이야.
(강산 옆에 무릎에 양손 깍지 끼우고 앉는다.)
강산: 나는 이런 일이 대수롭지 않아. 우리 형이 이런 촌에서 살다보니 나도 가끔 이 일을 도맡아서 하지. 그래서 오히려 좋아. 생각할 일이 있을 때면 이렇게 장작불을 보면서 새로운 비젼을 받기도 해.
영서: (속으로 생각하면서) 작은 소리로 –너는 참 생각이 깊구나. 그런 것 같았다니까. 내가 사람을 잘 봤지.-
강산아 너도 어서 들어가서 자야지. 다른 애들은 꿈나라 간 것 같구만. (졸린 듯 작은 말로)
강산: 혼자서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내가 잘 알아듣게 얘기하면 어때서. 응~ 영서야. 고만 속삭이구~!. (한쪽 팔을 힘없이 영서의 어깨에 걸쳐 놓으며)
영서: (눈을 크게 뜨면서) 왜? 너 어서 가서 자라고. 내가 혼잣말로 하는 것 같아. 네가 잘 못 듣는 건 아니구.
강산: 아 ~ 나 들어가서 자라고. 알았어.
나도 이제 들어가야겠다. 그리고 너도 들어가. 여자 혼자 밖에 있으면 안된다니까!
영서: 알았어. 그렇잖아도 들어가려 했지. 그런데 참 따뜻하다.
강산이 ‘후딱’ 일어나며 영서에게 손을 내민다. “들어가자.”
영서는 강산이 내민 손을 보다가 고개를 들어 강산을 올려본다.
영서: 너는 저쪽으로 나는 이쪽으로 (손가락으로 방을 가리킨다.)
얼른 손을 잡고 일어나며 – 잘자.
강산: 그럴줄 알았지.
(손을 잡고 놓지 않는다. 그리고 악수하는 것처럼 손을 잡은채로 당긴다. 영서의 얼굴이 강산이가 갑자기 세게 잡아 당기는 탓에 강산의 얼굴에 너무도 가까이 다가갔다.)
영서의 심장이 왜 이리 ‘쿵쾅’‘쿵쾅’ 뛰는 것일까? 설레임일까 그냥 심장의 뛰는 평범한 심박일까. 영서는 자신의 심장 박동 소리가 너무도 크게 들려 이런 의문을 느끼며 강산의 눈빛을 확인한다. 강산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희주가 ‘에 취’하며 옷을 돌돌 말은 채 나온다.
희주: 영서 얘는 화장실 가면 간다고 말하지. 이불을 다 재쳐 놓고 말야. 아이 추워.
희주의 재채기 소리에 손을 밀치며 영서는 희주에게 달려간다.
영서: 희주야 너 지금 깼어. 저기 하늘이 참 아름다워. (괜히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킨다.)
희주: 웬 달밤에 체조했니? 하늘을 보라니. (하늘을 보더니) 어머 정말 예쁘다. 너무도 가까이서 내 머리위에 별이 떠 있네.
영서: 어 ~ 저 달 보라고. 달이 엄청 밝아. 나 들어간다.
희주; 어머 영서야. 너 의리 없이, 나 혼자 가라고. 조금 더 있다 들어가. 나, 이런 시골 처음이잖아. 으~응 (영서의 팔을 잡고 나온다. 밖에 서 있는 강산을 보고)
강산이도 있었구나. 아 이 춥다. (영서를 붙잡고 화장실로 간다.)
희주: 너 춥다고 하지 말고 나 기다려.
화장실 밖에 세워두고 희주는 얼른 문을 열고 화장실로 들어가고..
강산은 그냥 방으로 들어간다.
영서: 희주야 빨리 나와. 나 얼기 일보 직전이야.
희주: 너어~. 거짓말하지 마. 지금까지 밖에 있었잖아. 누구랑? 그렇지 강산이랑.
영서: 그대신 너는 따뜻한 방에서 잠 잘 잤잖아.
희주가 나온다. “ 아직 새벽이 되려면 한참 있어야 하니까 우리 잠 좀 더 자자.”
영서를 꼭 붙잡고 몸을 웅크리고 방으로 들어간다.
영서는 조금전에 설레이던 마음을 진정시키며 스르르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