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
만나기로 한 학습실(독서실)에서 범석은 공부를 하면서
(실은 책을 읽고 있다. 처음 희주를 만난 시내 도서관에서의 그 책.)
희주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희주는 아침에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려고 학습실 갈 준비를 한다. 꽃집에서 꽃을 사서 예쁘게 장식하고 작은 (만년필) 펜을 포장했다. 그날 범석에게 ‘비밀’이라 했던 말을 생각하며 그 비밀을 고백하기로 결심한다.
집에서 나오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영서는 예쁘게 차려 입은 희주에게 “잘 갔다 와. 오늘 정말 아름다운데!”
말을 하고는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전화를 받자마자 어린 여자아이의 울먹이는 말로 급하게 말을 한다.“아빠 엄마가 병원에 실려 갔어요. 엄마가 많이 아프데요. 피도 흘렸어요.”
영서는 미국에서 온 국제전화로 직감하고 밖으로 뛰어 나가며 희주를 부른다.
“희주야 미국 국제 전화야. 네 동생인 것 같은데. 지금 아빠하고 통화하고 있어.”
희주는 영서의 황급한 부름에 뒤돌아 집 안으로 들어온다. 희주 아빠는 동생과 통화를 급하게 끊고 희주에게 “희주야 엄마가 많이 아파서 병원에 응급실로 실려 갔단다. 우리 빨리 미국에 들어 가봐야 할 것 같다. 어서 준비해라.”
희주는 아빠의 말을 들으면서 멍하니 서 있다가 아빠가 재촉하며 바삐 짐을 갖고 나오자 희주도 자기 방으로 들어가 짐가방을 챙겨 나온다.
그리고 자신이 준비한 꽃과 상자를 영서에게 주면서 학습실로 가보라 한다.
희주와 희주 아빠는 곧바로 공항으로 간다.
***전날밤에 희주는 영서에게 오늘 학습실에 가기로 한 약속에 대해서 얘기를 했었다.***
희주: 영서야 너 내일 약속했어?
영서: 무슨 약속? 누구랑?
희주: 웬일이니? 너라면 이날 꼭 그 사람을 만나리라 생각했는데.
영서: 내일이 무슨 날인데?
희주: 무슨날이긴. 발렌타인데이 이잖아.
영서: 뭐. 발렌타인데이. 그날이 뭐하는 날인데.
희주: 너 정말 발렌타인에 대해서 모르는구나. 이상하다. 이런 날은 더 잘 아는 줄 알았지. 특히 한국에서 사는 너는.
영서: 너한테 지금 처음 듣는 거야.
희주: 발렌타인데이에는 말야~ 여자가 남자에게 고백하는 날이잖아.
내가 사는 미국에서는 남자 여자 할머니 어린아이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분들에게 서로 초코렛이나 캔디 또는 꽃을 선물하기도 해.
영서: 아~ 그렇구나. 그럼 너는 약속했겠네.
희주: 물론이지. 지난번 시골 봉사 갔을 때 미리 약속을 했어. 아~ 그래서 너처럼 무슨 날인지 모르고 오라버니가 어벙벙해 했구나. 무슨 날이라고 물으면서.
영서: 특히 그 오라버니는 더 관심이 없었을거야. 공부에만 전념하는 스타일이잖아.
희주: 그래서 너는 강~~~산에게 아무런 말도 안했겠구나. 내일 약속도 안 하고. 참!
영서: 아마 강산이도 모를걸.
희주: 영서야 나, 이 카드 썼어. 내일 오라버니에게 주려고.
******
희주의 카드를 열어본다.
*** 오라버니 ***
해피 발렌타인 데이- 오늘은 사랑 고백하는 날.
^^^오라버니에게 희주가 ^^^
영서는 희주의 카드에 써 있는 글을 되새기며 학습실로 향한다.
---영서는 어제 희주의 말을 듣고 강산에게 전화를 해야 하나 마나 망설였다.
그러나 결국 전화는 하지 않았다.
영서는 바삐 학습실로 들어간다. 오히려 범석 오라버니가 오지 않았으면 했다. 희주의 그런 소식을 어떻게 말해야 되나 생각이 복잡하다. 빼꼼히 학습실 문을 열고 두리번 범석을 찾는다. 아무리 둘러 봐도 보이지 않는다. 영서는 다행이다 생각하며 뒤돌아 나오는데 범석 오라버니가 층계로 올라온다.
영서는 멈짓하며 망설이다가
영서: 저~어 오라버니 이거 (하면서 카드와 꽃을 건넨다.)
범석: (놀라하며) 아니 니가 여기 웬일로. 이건 다 뭐야. 희주는?
조금 오해의 경향이 있다.)
영서: 실은 희주가 미국에 들어가게 되어서...
범석: .....
영서: 그래서 내가 대신 전해주려고 왔어요. 받으세요.
--- 강산은 아래층에서 영서의 목소리가 나는 듯 하여 올라 오는데 영서가 꽃과 카드를 범석에게 주는 것을 보고 실망과 놀라는 기색으로 뒤돌아 선다.
강산: 공부한다더니 무슨---
강산은 마음으로 생각했던 영서를 잊기로 한다.
효식과 미연이 영서를 조심스레 뒤따라 학습실로 들어갔는데 영서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화장실로 갔었다. 뒤 늦게 나오면서 강산의 놀라는 모습을 지켜 보다가 효식은 강산을 잡으려고 강산에게 간다.
효식은 강산을 잡으며 “강산아 오늘 왔네. 그렇잖아도 영서가 오늘 공부하러 온다고 해서 나도 왔어. 너 영서 못 봤어?”
강산은 자신의 팔을 꽉 잡고 있는 손을 떨치며 “아니. 친구가 온다고 했는데 없어서.”
효식: 친구 누구? 영서 저기 있는데.
강산: 어 찬휘. 찬휘가 온다고 했는데 안와서 그냥 가는 중이야.
효식: 너 그날 영서 편지 안 봤어? 영서가 오늘 만나자고 한 것.
강산: 니가 어떻게 알아? 오늘 만나자고 한 것. 영서가 다 밝힌 거니?
효식: 그게 아니라~ ~ 그냥. 그날 내가 전해줘서. 오늘인가 하고.
강산: 영서는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나 가야 겠다. 다음에 보자.
효식: 그게 아닌데. (영서 있는 곳을 본다.)
범석은 희주가 미국으로 갔다는 영서의 말에 아무 생각없이 고개를 떨구며 터벅터벅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에 앉는다.
미연: 영서야 희주 만났어? 희주랑 범석 오라버니랑 오늘 만나기로 했다면서.
영서: 응. 그런데 오늘 희주가 미국으로 떠났어.
미연: 왜? 갑자기. 무슨 일이야.
영서: 엄마가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셨다구 조금 전에 전화가 와서.
미연: 어머! 어떻게 해!
효식: (힘없이 들어오며) 영서야! 너 어떻게 된 거야?
영서: 희주가---
미연: 희주 어머니가 병원에 실려 가셨다구 전화받고 미국으로 급행했어.
효식: 어머. 그런일이 있었구나. 그래서 우리 오라버니는 어디에?
미연: 저 안으로 들어가셨어.
효식: 오라버니는 희주 소식은 알고?
영서: 응. 그렇잖아도 어제 희주가 정성스레 준비한 것이 있었는데. 오늘 꼭 전한다고 했는데.
효식: 그건 내가 잘 전해도 되는데. 내가. 너는--- 너는 --- 참. 왜 그리 눈치가 없어. 아니 운이 없어.
영서: 여기서 무슨 운을 두둔하고 그래. 다른 어떤 운이 있어야 하는데.
효식: 너 강산 편지 읽어봤어?
미연: 뭐~? 편지. 강산이 어떻게 영서에게 편지를 다 썼어!
영서: 편지? 무슨...
효식: 너 그 편지 몰라? 그날 너 주머니 안 봤어?
영서: 주머니? 어떤 주머니.
효식: 시골 농촌 간 날 입은 그 바지 주머니에 편지가 있었을 텐데.
영서: 바지? 그 바지 흙이 많이 묻고 그래서 집에 오자마자 빨았는데.
효식: 얘, 영서야 그 바지 주머니 좀 살펴보지 그랬어. 내가 그 바지 주머니에 편지 넣었는데.
영서: 무슨 편지를.
효식: 그래서 네가 몰랐구나. 강산이 온 것을.
영서: 강산이가 왔었어? 나는 못 봤는데.
희주는 아빠와 함께 엄마의 소식을 듣고 미국으로 건너가 엄마의 병원으로 급행했다.
엄마는 다행히도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피로로 인하여 목에 무리가 생겨 기침을 하게 되었고 피가 나왔었다.
그래서 병원에 입원하고 1주일 만에 퇴원하여 집에서 쉬면서 병을 치료 받게 되었다.
학창시절의 마지막 12월 (고등학교 3학년의 겨울)
희주는 그해 여름에 하이스쿨을 졸업하고 가을에 대학에 입학하고
범석이 S 대학교 입학 한 줄 알고 S 대학교로 단기 유학 교환학생을 신청했는데
엄마의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 다음으로 미룬다.
범석은 그때 그 학교에 입학하지 못하고 다음해에 Y 대학교에 원서를 넣었다. 합격 통보를 받고 Y 대학교 건축과 입학을 준비하고 있었다.
----- 강산의 건축과를 지원하게 된 이야기
영서의 발렌타인데이 의 범석 만남을 본 강산은 그 후로 공부에 전념하며 영서와의 만남을 멀리한다.
이 교수의 적극적인 조언과 권유로 열심히 성악을 연습하며 음대를 향한 열정을 쌓고 있다.
어느날 아버지가 힘 없이 직장에서 돌아오시는데 얼굴이 많이 여위고 빛깔도 거므스름하니 많이 아픈 기색이었다.
다음날이 되었는데도 제일 일찍 일어나 서두르시던 아버지였는데 오늘은 엄마가 아침을 다 준비하고 차리실 때까지 방에서 나오시지 않는다. 강산은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엄마에게 아버지의 거취를 여쭤본다.
강산: 엄마. 아버지 아직 안 일어나셨어요? 지금 시간이 이렇게 되었는데. 아직요?
엄마: 어제 많이 편찮아 보여서 내가 일부러 깨우지 않았다. 오늘은 좀 쉬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한의원 가서 나는 보약 한재 더 지워 오고.
강산: 아 네. 그럼 제가 가서 아버지 뵙고 올게요. (방으로 들어간다.)
아버지-
아버지: 음. 강산이니. (뒤척이며)
나는 오늘 좀 더 누워 있어야 할 것 같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아.
강산: 그럼요. 아버지 너무 무리하게 일만 많이 하셨어요. 좀 쉬시는 것도 좋아요.
아버지: 오늘 하루 좀 쉬면 내일은 거뜬할 거야.
강산: 아버지 이번에 휴가 좀 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간 휴가도 없이 너무 몸을 혹사시킨신 것 같아요. 아버지 얼굴이 많이 안 좋아 보이셔요. 병원에도 가셔서 검진도 좀 받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버지: 요즘 좀 신경 쓸 일이 있어서 고민을 했더니 몸이 편치 않구나.
강산: 이렇게 건축에 관한 일이 많이 힘들죠.
아버지: 그러니 너는 나처럼 이렇게 무리하게 하지 말고, 요즘은 기술도 더 많이 좋은 것을 배우고 연구하고 있으니 더 나은 세상이 될거야.
강산: 기술은 그렇다 하더라도 재정이 문제죠.
아버지: 네 말이 맞는구나. 사람과의 관계도, 일에 있어서도 제정이 잘 협력이 되야지만 일이 잘 풀리지.
강산: 아버지는 그래도 사람들과 잘 융화 되어서 모두들 믿고 일하잖아요.
아버지: 고맙구나. 네가 나를 그렇게 인정해 주니.
강산: 아버지 몸 일으켜 드릴까요?
아버지: 그래 이렇게 누워 있으려니 몸이 더 불편한 것 같아.
강산: (아버지를 일으키며 앉게 한다.) 엄마가 아침 준비하셨는데 여기로 갖고 들어올까요?
아버지: 아니다. 내가 나가서 먹지. 나 아직 팔, 다리 튼튼해. 허–허 녀석도. 너무 간 것 같다.
강산: 그런가요? 내가 너무 오버 했지요?
아버지: 너는 결정은 했냐?
강산: 아직은 요.
아버지: 나는 네가 건축업계에서 일하면서 크게 성장했으면 하는데 너는 노래하는 것을 더 좋아하고 이 교수도 너의 재능이 좋다고 하니 내가 강요를 못 하겠구나.
강산: 저도 가능하면 아버지의 뜻을 따르고 싶어요.
아버지; 섣불리 결정하지 말고 신중하게 잘 생각해서 하거라.
강산: 고맙습니다. 아버지.
엄마: 여보. 오늘 건강죽을 좀 쑤었어요. 입맛도 그렇고 꺼끄러울 것 같아서 우선 이렇게 했으니 차근히 먹고 기운 챙기면서 밥 먹읍시다.
아버지: 고맙소. 여보. 내 잘 먹고 건강하게 일어 나겠소.
엄마: 뭐 이것 죽으로 힘을 얻기엔 좀...(호 호)
아버지: 입맛 돋우고 좋지. 자 같이 먹읍시다.
강산: 저도 좋아하잖아요. 엄마의 특선 죽이요.
엄마: 고맙구나. 이렇게 좋다고 하니. 자 어서 드세요 ~용.
----- 식사가 끝나고
엄마: 얘 강산아 아버지가 일만 하시느라 제대로 집에서 내 솜씨 맛을 못 봤는데 내가 무엇을 해야 좋을지 추천 좀 해 주렴.
강산: 엄마 잘 하시는 것 많잖아요. 우선 설렁탕? 육게장, 갈비찜 아니면 참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여쭤보고 올게요.
엄마: 아빠는 글세. 육류 보다는 해물쪽으로.
강산: 아버지한테 여쭤 볼게요. 엄마 한의원 보약 지으러 가신다고 하셨죠?
엄마: 우선 한의원 가고, 아버지하고 같이 가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조금 쉬신 후 아버지하고 함께 가야 겠구나.
강산: 그럼 그렇게 하세요. 저는 아버지 병원에 가셨으면 하는데. 종합 검진도 받으셔야 하고 겸사겸사 해서.
(방으로 들어가며)
아버지: 왜 또 무슨 볼일이 있는게냐?
강산: 아무래도 아버지 병원에 한번 가 보셔야 될 것 같아요.
아버지: 나 오늘 하루 일 안 나갔다고 뭐 큰 병자인 것 같이. 조금 섭섭해 지려고 하는데.
강산: 그게 아니라. 아버지 그간 병원에 한번도 안 가신 것 같아서요. 이번 기회에 병원 검진도 받으시고 미리 예방 차원이라고 해도 좋죠.
아버지; 그러는 것도 좋지. 그래 알았다. 내가 병원에 한번 가 보마.
강산: 엄마가 한의원에 아버지와 함께 가신다고 하셨는데 가실 수 있으시겠어요?
아버지: 음. 오늘 오후에는 괜찮을 것 같다.
강산: 그럼 제가 엄마한테 말씀 드릴게요. 아버지 한숨 주무세요.
----- 다음날 아버지는 건축 현장으로 가신다.
강산의 아버지는 시공 계획에 잘 맞추어 건축을 잘 수행해 나갔다. 그런데 다른 시설을 첨부하는데 필요한 설계가 확실하게 완성되지 않아 그 관계로 일이 정지된다. 그 설계가 끝나야 그 다음 단계로 들어가야 되는데 그것을 등록하고 허가를 받는데 문제가 생겨서 일이 중단되었다. 업주는 강산의 아버지에게 압박을 가한다. 강산의 아버지는 자신이 담당하는 부분은 다 끝냈는데도, 업주는 건축 공사가 다 끝나기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제정은 끊은 상태에서 공사를 강요한다. 이런 문제로 강산의 아버지와 시공 업주와의 신경전이 생기고 불찰로 인하여 강산의 아버지는 스트레스와 함께 심장 압박의 고통이 점점 심하게 생긴다.
강산은 음대 성악과로 성악공부를 더 하고 싶었고 이 교수의 적극적인 권유와 성원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갑작스런 변고로 성악공부를 못하게 되어 후에 건축과에 지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