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목사의 세상사는 이야기 (Aug. 24, 2024)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이야기”
오늘 아침 뉴욕 타임즈 신문에 우루과이 전 대통령, Jose “Pepe” Mujica를 인터뷰한 기사를 읽다가 89세의 전임 대통령이 식도암으로 인생의 석양을 맞으며 남긴 말들을 읽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알려진, Pepe는 대통령 당시 웅장한 대통령궁에서 사는 것을 거부하고 자신 소유의 작은 농가에 거주하며, 대통령 봉급을 자선단체에 기부한, 청렴결백하고 공의로운, 철학자 대통령으로 존경받고 있다.
미국 기자가 이 분에게, 이 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자 Pepe는, “이 세상은 아름답고, 인생을 사랑하지만, 세상이 왜 이 모양인지는 이해하지 못하겠다. 사람들은 소박한 것에서 인생을 즐기는데 초점을 맞추지 않고, 돈 많이 벌고, 돈 많이 쓰는 것을 부추기는 경쟁사회의 노예가 된 듯 하다”고 했다.
젊은 시절, 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하여 사회정의를 부르짖다, 군사 독재정권의 탄압으로 감옥에 갇혀 14년간 좌절과 고독의 시절을 통해 인생의 철학과 신념을 재정립하여 우루과이 국민들로 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노대통령이 된 Pepe는, “감옥에서의 명상과 사색이 없었다면, 오늘의 나는 없을 것이다. 인생 살다 보면, 불운이 행운이 되기도 하고, 행운이 불운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기자가, 늙은 철학자 대통령, Pepe에게, “하나님을 믿으시냐?”고 물으니, “No.”라고 했다. “종교 믿는 사람들을 존경하기는 하지만, 나는 종교를 믿지 않는다. 이 우주의 신비는 너무 광대한데, 종교는 단순한 대답을 믿으라고 강요하니, 종교는 거만한 것 같다. 종교가 인류에 끼친 해악들이 있지만, 종교가 인류에게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까”에 대한 윤리와 도덕의 틀을 제공한 공헌도 있어서, 인류가 덜 악하게 된 점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기자가 예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Pepe는, “예수는 평등과 박애를 가르친, 종교를 초월한, 인류의 스승으로 본다”고 했다.
기자가 “죽은 후,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시냐?”고 물었더니, Pepe는, “이집트의 파라오, 아멘호테프 4세가 30만명의 노예를 동원하여 20년간 자기 무덤 피라밋을 지었는데, 누가 그를 기억하느냐? 나는 내 앞마당 나무 밑에 묻혀 있는 내 애완견 옆에 묻히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나는 “God prefers kind atheists over hateful Christians.” (하나님은 미움으로 가득 찬 기독교인들 보다 친절한 무신론자를 더 사랑하신다)는 말을 좋아 한다. 예수님이 “그 나무는 그 열매를 보아 안다”고 말씀하셨듯이, 하나님을 안 믿는 무신론자라고 공언하면서도, 공의를 실천하기 위해 사심을 버리고, 청렴결백한 혁명가요, 안빈낙도의 삶을 산 휴머니스트이며,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한 박애주의자인,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대통령, Pepe는 누구 못지 않게 하나님과 가까운 삶을 산 분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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