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나 비영리단체에 부동산을 기증하는 결정은 신앙적 확신이나 개인적 가치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랜 시간 마음에 두었던 뜻을 실행에 옮기는 일은 충분히 존중받을 선택입니다. 특히 고령의 소유자가 상당한 규모의 재산을 정리하며 “의미 있는 곳에 남기고 싶다”는 판단을 내리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부동산은 감정과 달리 법적·세무적 효과가 즉시 발생하는 자산입니다. 선의로 시작된 결정이라 하더라도, 구조를 충분히 설계하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문제는 가족의 반발입니다. 상속을 기대했던 자녀가 기증 사실을 알게 되면, 기증 당시 판단 능력이나 자발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고령이었거나 건강 문제를 겪고 있던 시점이라면 “충분한 이해와 숙고가 있었는가”라는 질문이 따라옵니다. 이때 단순한 기증 계약서나 소유권 이전 서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외부의 영향은 없었는지, 자발적인 판단이었는지에 대한 객관적 기록이 부족하면 순수한 의도를 입증하는 과정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현실적인 문제는 기증자의 변심입니다. 기증 당시에는 자발적이고 순수한 마음이었더라도, 시간이 지나 가족의 설득이나 개인적 사정 변화로 생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때 “어차피 무료로 받은 것이니 그냥 돌려주면 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단순 반환으로 정리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명의가 이전된 재산은 법적으로 단체의 소유가 되었고, 세금 문제나 향후 사용 계획까지 얽혀 있을 수 있습니다. 단체 입장에서도 이를 다시 이전하는 절차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동시에 “돌려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 역시 일방적으로 강요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닙니다. 기증 당시의 의사와 이후의 사정, 단체의 운영 계획이 모두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분쟁을 피하기 위해 일부 금액을 보상하거나, 형식상 낮은 금액으로 매매 형태를 취하는 방식이 제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증이 아니라 일부 대가를 지급한 매매였다”거나, 시가보다 매우 낮은 금액으로 거래한 것으로 정리하려는 시도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오히려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습니다. 시가와 거래가액 사이의 차이는 증여로 해석될 수 있고, 세무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저가 매매는 향후 분쟁에서 진정한 의사에 대한 의문을 더 키울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해결처럼 보이지만, 법적 해석의 여지를 남기면 갈등은 장기화될 수 있습니다.
결국 부동산 기증은 계약서 한 장으로 끝나는 절차가 아닙니다. 기증자의 판단 능력과 자발성을 확인하는 과정, 의도와 목적을 명확히 문서화하는 작업, 변동 가능성까지 고려한 구조 설계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큰 재산이 이동하는 경우라면, 단순한 명의 이전이 아니라 전체 이전 절차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기증을 계획하고 있다면 형식적인 이전 서류만으로 충분하다고 보기보다, 전문가와 충분히 의논한 후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의도 확인 기록, 설명 절차의 문서화, 조건 설정 여부, 세무적 영향 검토 등은 사전에 준비할수록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이는 기증자의 뜻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자, 단체와 가족 모두를 불필요한 갈등에서 지키기 위한 예방책이기도 합니다.
선의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법적 효과는 냉정하게 작동합니다. 부동산 기증이 오해나 다툼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하려면, 감정이 아니라 구조로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충분한 상담과 설계를 거쳐 진행하는 것, 그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비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