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사람 VS 이타적인 사람 누가 옳은가?
필자의 지인인 노름쟁이 장씨는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중류가정의 막내로 태어났고 형과 누이들보다도 부모님은 막내인 장씨를 특히 귀여워했다. 맛있는 것이 생기면 장씨의 어머니는 자식들 다 제껴 놓고 몰래 숨겨두었다가 막내를 먹이곤 했다. 누이나 형들과의 다툼이 있어도 부모는 무조건 막내 장씨 편이였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자기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었다.
머리는 총명하여 공부성적은 늘 우수했다. 이러니 부모의 편애는 점점 심해져만 갔다. 대학 졸업 후 누이의 부모 초청으로 미리 이민 가계신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오게 되었다. 미국에 와서 별 직업 없이 빈둥거려도 부모님은 뭐라 하지도 않고 늘 용돈을 부족하지 않게 줄 뿐 이였다. 시간 많고 용돈 두둑하니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너무도 재미있는 장소를 발견했다. 노름장인 카지노였다. 한국에서는 구경도 못해본 신천지가 거기에 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노름 초짜인 장씨에게 행운이 잇따랐다. ‘재미있게 놀고 돈도 벌수 있으니 세상에 이런 재미난 곳이 여기 말고 또 있을까?’싶었다. 하지만 행운이 계속될 순 없는 법! 슬슬 돈을 잃기 시작하더니 부모님과 형제·자매들에게 거짓말로 뜯어낸 적지 않은 돈까지 잃게 되자 점점 이성을 잃기 시작했다.
노름쟁이 인줄 모르고 멀쩡한 허우대만 보고 장씨를 졸졸 따라다니며 결혼 한 부인은 결혼한 그 당일로 신세를 망친 셈 이였다. 딸, 아들 남매까지 두었으니 무를 수도 없고 진퇴양난 이었다. 부인이 생계를 이끌 수밖에 없었다. 이런 형편임에도 장씨는 늘 당당했다. 밥상을 차리면 반찬 없다고 투정이고 맛있는 게 생기면 아이들도 못 먹게 하고 지입 부터였다. 장씨의 주장은 이랬다. “이 세상에 내가 제일 소중하지 내가 없으면 세상 모든 게 무슨 소용 있나?” 타당한 말인 것 같으면서도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 이였다.
장씨에게는 부모형제는 물론 부인. 자식도 안중에 없는 듯 했다. 자신에게 신경 써주고 잘해주면 그것은 당연한 것이고 조금만 섭섭하거나 소홀하면 불같이 화를 내곤 했다. 언젠가 필자와 만나,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필자가 물었다. “밖에 나와 아주 맛있는 음식을 먹다보면 부모님과 부인, 자식 생각이 나고 이 맛난 것을 먹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보통 사람들의 마음인데 장 선생님은 어떠세요?” 라고 하니 망설임 없이 즉답이 나왔다. “그게 다 쓸데없는 생각입니다. 아주 어리석은 마음이죠! 부모님은 저 보다 아주 오래 더 사셨으니 맛있는 것 드실 기회가 많으셨을 테고 우리 애들이야 나보다 살날이 훨씬 더 많이 남았으니 맛있는 것 먹을 기회가 나보다 훨씬 많을 텐데 왜 쓸데없이(?) 그런 생각을 합니까?” 라고 한다.
아주 극단적인 이기적 생각 이였다. 그 말에 할 말이 없어 노름쟁이 장 씨 얼굴을 멍하게 처다 본 기억이 난다. 벌써 십 수 년도 넘은 오래전 이야기다. 필자는 장씨에게 노름을 끊고 가정에 충실 하시라고 수 없이 충고를 했다. 노름에 빠지니 자꾸 거짓말을 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돈을 꾸고 이를 갚지 못해 신용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 인간대접을 못 받는 장 씨가 안타까워서 였다. 결국 장 씨는 노름장에서 돈을 꿔주는 악질 고리대금업자들의 돈까지 꿔쓰고 도망 다니는 신세가 되어 쫒기다 객사하고 말았다. 평생 자기밖에 모르고 산 한 인간의 추접스러운 종말 이였다.
이와 반대로 자기 자신은 챙기지 못하고 늘 남 좋은 일만 시키는 이씨 성을 지닌 이가 있었다. 평생 동안 이선생은 부모와 형제자매 주위사람들의 봉 이였다. 똥꾸멍 찢어지게 가난한 술주정뱅이 아버지의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이선생은 철도 일찍 들어서 어릴 때부터 생각이 어른스러웠다. 철부지시절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아버지 때문에 고생하는 엄마가 안타까워 5살 무렵 혀가 짧아 말도 느리고 발음도 정확치 못했는데 엄마에게 한 소리가 “엄마! 내가 이담에~ 이담에~ 크면 엄마 오강(호강)시켜 줄께!”였다.
이선생 에게는 연년생 형이 있었는데 이 형은 전기(前記)한 장선생 처럼 자기밖에 모르는 성격 이였다. 어릴 때부터 이선생은 맛난 게 생기면 조금만 맛보고 숨겨 두었다가 엄마에게 내밀곤 했는데 이런 이선생의 습성을 아는 형은 어떻하든 동생인 이선생을 꼬셔서 숨겨둔 것을 빼앗아 갔다. 초등학교 시절 집에 밥이 조금밖에 없어 이선생은 배가 고파도 조금만 먹고 밖에 나가 장사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올 엄마를 생각하고 남겨 두었는데 형은 친구를 데려와 둘이서 다른 식구생각은 않고 남은 밥을 다 먹어 버리는 식이였다. 남을 배려하는 이런 성격은 성장해서도 바뀌지 않고 계속 되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돈 한 푼도 아까워 벌벌 떨면서 어머니와 형제들에 대해서는 끔찍이도 위했다. 결혼을 하여 자식들을 두게 되자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자기 한 몸 부서지는지도 모를 정도로 헌신을 다했다. 착한 사람은 하늘에서 복을 준다했건만 이선생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부인으로 맞은 여자가 노름쟁이 장씨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은 이기적인 여자였다. 자식새끼에 대한 정도 애틋하지 않고 그저 그렇게 덤덤하고 남편인 이선생에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지몸 챙기고 꾸미는 대에만 신경을 썼다. 이선생 형제들이 이선생에게 자꾸 손을 벌리고 이선생은 이를 거절 못하고 응하다 보니 부인과 다툼이 생기고 돈을 죽어라 벌어다 주어도 이 선생부인은 ‘어차피 형제들에게 빼앗길 돈 나나 원 없이 쓰자!’라는 마음으로 사치를 해대니 집에는 이래저래 돈이 남아날 리가 없었다.
그러다 이선생이 불의의 사고로 몸을 다쳐 일을 할 수 없어 수입이 없어지자 부인은 미련 없이 남은 돈 챙겨서 자식도 다 팽개치고 도망가고 말았다. 이선생은 평생 몸 부서지게 죽어라 벌어서 바보짓만하고만 셈 이였다. 이래서 ‘지나침은 부족함 보다 못하다.’는 말이 있는 듯하다.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에 대한 회고였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