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입에서 무사히 빠저 나오다!
세상일이란 참으로 요지경인것 같다. 세상에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수 없이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예전에 필자와 상담을 했던 40대 초반의 이무식씨(가명)의 경우가 이런 황당한 상황이어서 여기에 소개코저 한다.
이무식씨는 한국에서 꽤나 큰 식당을 운영하다가 갑자기 불어닥친 불경기로 인해 다 털어먹고 LA에서 봉재업으로 자리를 잡은 처형을 의지하여 이곳에 오게된다. 그래도 나름대로 사업가 행세를 한 체면이어서 선뜩 아무일이나 할수 없다는 자존심에 부인이 언니봉재 공장에 나가 벌어오는 돈으로 몇달을 버텨 나갔는데 이무식씨가 집에서 하는 일이라는 것이 한국비이오 테이프를 한보따리 빌려다가 하루종일 보고 이것도 실증나면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배회하는 정도였다.
선천적으로 게으른 성품이어서 운전면허도 차일피일 미루며 따지 않고 있었는데 마침 집에 20년 가까이된 고물차가 한대 있어 테이프를 빌리려 갈때 눈치 보아가며 살살 다녀오는 정도로 이용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주택가 길로 살살 운전하며 테이프를 빌리려 다녀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경찰차가 싸이렌을 울리며 뭐라고 떠들며 다가 오더란다.
이무식씨가 운전이 서툴러서 지그재그로 운전하는 것을 보고 음주운전으로 판단하고 뒤를 쫓은 것이다. 깜작 놀란 이무식씨는 엉겁결에 엑세러더를 밟았고 그러다 갑자기 자기의 실수를 깨닭고 급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뒤에서 바짝 쫓아오던 경찰차가 미처 이를 피하지 못하고 이무식씨의 차를들이 박아 버렸다. 이무식씨가 망연자실하여 차에 앉아 있으면서 퍼득 든 생각이 '아이고 이제는 죽었구나! 무면허로 운전한 것도 죄가 큰데 경찰차까지 박살을 내어 버렸으니 경찰이 다가와서 개 패듯 패도 할말이 없으니 맞아 죽게 생겼다고 체념하고 비장한(?) 각오로 앉아 있었다 한다. 그런데 상황이 묘하게 전개되기 시작한다. 경찰이 다가와서 하는 첫말이 (Are you OK?) 였고 아무말도 없이 계속앉아 있자, (Do you carry a driver license?) 라고 하더 란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대충 그뜻을 짐작하고 ( I,OK! I have NO!) 라고 유창하게 (?)답을 하니, 경찰 왈 (Could you step down Sir?) 라고 한뒤 이무식씨를 차에서 내리게 한 후 손가락을 접었다 폈다를 시키고 오줌누는 강아지 마냥 한발을 들고 서게하고 아무튼 여러가지 이상한 짓을 시키며 자신을 놀리는 것 같았다 한다.
이무식씨 생각하기에 "미국 경찰놈들 정말 치사하다. 잘못이 있으면 몇대 쥐어박고 수갑 채워서 끌고가면 그만이지 왜 달밤에 체조하는 식으로 사람들 쳐다보는 데서 개망신을 주나!" 하며 원망 스러웠다. 이런 모욕(?)을 한참 준뒤 ( You No drink?)한뒤 술마시는 시늉을 하더란다. (Me No drink!) 라고 유창한(?) 영어로 단호하게 답하자 고개를 꺄우둥 거리며 뭐라고 계속 떠드는데 통 알아들을 수가 없어 난처한 지경 이었는데 마침 지나가던 한인노인 한분이 다가와서 묻길래 사정을 이야기하니 이분이 유창한 영어로 경찰에게 무슨 설명을 해주었는데 그 설명을 듣고 난뒤 어찌된 영문인지 경찰들이 이무식씨의 어깨를 두드려준 뒤 그냥 가버렸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있는 이무식씨에게 이 노인이 하시는 말씀이 경찰이 음주운전 차량으로 알고 추적을 시작 했는데 결국 음주운전 차량이 아니었고 추적하는 과정에서 경찰로서 지켜야 할 안전조치에 어긋나게 지나치게 바짝 붙어서 따라 온 점, 결국 사고를 내서 일반시민을 경미하게 나마 다치게 한점등이 그들의 약점이 될수 있고 단순한 무면허 운전이야 몇 백불의 벌금에 해당되는 경범인데 만약 이쪽에서 손해배상을 해달라고 소송이라도 하면 여러가지 문제로 골치 아파질 것 같아 그런것 같은데 정확히 그 이유는 모르겠다는 설명이었다. 그뒤 이무식씨는 몹시 불안했다. 언제 경찰이 들이 닥쳐 자신을 체포해 갈지 모른다는 걱정에 밤잠을 못자고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처형의 소개로 필자를 찾았다. 필자가 이무식씨의 쾌를 짚어보니 관재구설의 운은 보이지 않았다.
필자 왈 "운의 흐름과 주역상 쾌상에 의하면 관재구설수는 없는 것으로 보이니 이제 두발 쭉 뻗고 주무셔도 될것 같습니다." 라고 하니 그제야 안도 한듯 얼굴표정이 온화해 진다. 세상일 참으로 알수 없는것 같다. 어떤이들은 아무것도 아닌 작은 일이 크게 번져서 추방까지 당하는 일도 있는데 무면허로 경찰차와 충돌 사고까지 난 이무식씨의 경우 아무 문제도 없이 넘어가게 되니, 필자가 생각해도 무슨 이유 때문인지 지금도 모르겠다. 다만, 이무식씨의 당시 운세가 주역상 ' 임지태' 의 쾌 였으니 '구추상강 낙엽귀근'의 운세가 이를 해석하면 위기를 모면하고 새싹을 틔운다'는 쾌 여서 '호랑이 입에서 무사히 빠져나오는 상' 이니 그런것이 아니였나 하는 짐작을 해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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