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비를 넘길 수 있을까요?
아주 오래전 부동산 경기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던 때의 이야기다. 병술년(2006년) 여름, 필자에게 종종 상담을 받는 김 여사님이 필자를 급히 방문하였다. 이 분은 음식점을 운영하며 기반을 잡았고 몇 년 전부터 이곳 저곳 부동산에도 투자를 하여 거금을 손에 쥐게 되었다. 병술년 연초에 신년운세 상담을 받을 때 이분의 운세에 대해 필자가 진단한 쾌는 '건지동인' 의 운, 즉 '달도 차면 기우는 법, 둥근 달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지나친 재물욕심이 화를 부르며 이성문제에 말썽이 생겨 가정이 시끄럽다. 가정에 먹구름이 오니 경거망동하지 말고 자중하라'는 쾌였다. 극히도 위험스러운 쾌여서 몇 번이나 강조하여 주의를 당부했었다.
당시 필자는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는 법입니다. 여사님의 현재의 운세는 꽉 찬 만월의 형세입니다. 저도 알고 있듯이 그 동안 부동산 투자를 통하여 많은 이득을 얻으셨지만, 올해는 이쯤에서 쉬어가야 하는 운입니다. 더 이상 일을 벌이지 마십시오. 또, 이성문제로 인해 가정에 먹구름이 들어오는 운이니 특히 이성문제에 대해서는 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저는 부동산 전문가도 아니고, 여사님의 도덕성을 거론할 위치에 있지도 않습니다만 여사님 운세가 그렇게 짚히니 그대로 이야기 해드릴 뿐입니다."라고 완곡히 주의를 환기시킨바 있었다. 상담 당시에는 꼭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서 "그 동안 부동산 투자할 때마다 선생님 충고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덕분에 이렇게 재미도 많이 보았는데 이번에도 선생님 말씀대로 해야죠!" 라고 한 뒤 고맙다는 인사를 거듭하였기에 별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하였으나 뜻밖에도 김여사님은 필자의 말을 전혀 따르지 않은 듯 하였다.
의자에 앉자마자 하는 첫마디가, "큰일났습니다, 선생님! 어쩌면 좋지요? 이제 다 망하게 생겼습니다." 라고 한 뒤 그간의 사연을 털어 놓는다.
연초에 필자와 상담 당시 김 여사님은 그 전에 했었던 필자의 충고대로 투자했던 돈들을 거의 다 회수해서 꽤나 큰 목돈을 쥐고 있었다고 한다. 헌데 세금문제 등 여러 가지 상황이 복잡했었고 그 동안 부동산 투자에 도움을 주었던 부동산 브로커 오선생이 LA의 노른자위 땅 위에 세워져 있는 콘도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하며 강력히 권하자 마음이 많이 흔들렸다. 그동안 오 선생과 함께 투자에 나서 손해 본 일이 없었고, 믿음이 쌓여있던 터라 필자의 충고가 다소 마음에 걸리기는 했으나 모험을 걸어보기로 했다 한다. 더군다나, 오 선생과는 지방 먼 곳에까지 투자 타당성 검토라는 명목하에 여러 번 여행도 같이 다녔고, 꿩 먹고 알 먹는 식으로 돈도 함께 벌고 육체적인 즐거움도 깊이 나눈 사이라 그의 말이라면 더욱 더 믿음이 갔었다 한다.
김여사님의 남편은 성격이 매우 조용하면서 꽁생원 스타일이다. 공무원으로서 집과 직장밖에 모르는 융통성이 없는 인물인데 반해 오선생은 남성적이며 시원시원한 쾌남형 스타일이어서 평소 김 여사님의 이상형에 가까운 남성인데다, 돈까지 벌어주니 김여사님의 마음이 급속히 오 선생에게 기울었던 것이다. '자식들 생각해서라도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육체는 반대의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일이 점차 꼬여가기 시작했다.
투자했던 물건에 법적인 하자가 발생하여 재판까지 시작해야 되었고, 부동산 경기가 식어가자 여기저기 봇물 터지듯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렇게 되자 오 선생과의 사이도 점차 거리가 생겨 이놈 저놈하며 싸워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도달했고, 싱글이었던 오선생 자기는 문제될 것 하나도 없다고 하며 김 여사 남편에게 "이거 보시오, 마누라 단속 좀 잘 하시오. 나하고 이렇고 저런 사이가 된지 언제인데 여태까지 눈치도 못 채고 있단 말이요" 라고 하며 김여사를 파멸시키려는 깡패근성을 보인 것이다. 이제 금전적으로나 가정적으로나 파국에 몰려 더 이상 어찌해 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퍼뜩 필자 생각이 나서 만사 제치고 달려왔다고 한다.
연초에 걱정했던 모든 최악의 상황이 오고만 것이다. "선생님, 어떡하면 좋습니까? 이 고비를 넘길 수 있을까요?" 라고 하며 눈물을 쏟는다. 참으로 딱한 일이다. 필자 왈 "우선 남편에게 무조건 용서를 빌고 매달리십시오. 돈이야 또 벌면 되지만, 가정은 그렇지 않으니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서라도 가정은 지켜야 합니다. 다행히 남편의 용서가 있으면 운은 반전될 수도 있습니다. 부부가 힘을 합쳐 이 위기에 대응해 나가면 금전적인 것도 완전히 파국까지는 가지 않을 겁니다." 라는 말로 위로 겸 충고를 해드렸었다. 나중에 들은 소식에 의하면 김 여사님 남편분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끝에 자식들 장래를 생각하여 김 여사님을 용서하였고 큰 손해가 있었지만 금적적인 면에서도 어느정도 극복되어 평상을 찾았다는 반가운 소식이였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