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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정치인과 역술인

2022.04.09

 



                  정치인과 역술인


 오래전 또 한명의 역술인이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린 일이 있다. 이세민(李世民)이라는 이름의 역술인이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벌어졌을 때 우리는 정부의 무대책과 무능함에 절망했고 눈물 흘렸다. 이때 국가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은 7시간 동안 행방이 묘연했다. 이때 나온 루머가 ‘대통령이 7시간 동안 어떤 남자와 은밀한 만남을 갖고 있었다’라는 것이다. 일본 산케이신문의 서울지국장 가토다쓰야가 이런 주장을 했고 일본 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까지 됐다. 한국정부는 발칵 뒤집혔다. 가토다쓰야는 “한국가의 원수를 파렴치한 여자로 폄하시킨 싸가지 없는 놈”이여서 콩밥을 먹여야 한다고 분기탱천하여 결국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른다. 여기서 일은 커진다. 


함께 있던 남자가 정윤회라는 얼굴 없는 실세라는 주장이 나왔다. 박지만과 힘겨루기를 한다는 소문도 자자했던 인물이다. 정윤회는 검찰에 나가 ‘그때 그 시간에 대통령과 함께 있지 않았다’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해야 했다. 결국 “어떤 한학자(漢學者)와 4시간 가량 그의 사무실에서 환담을 나누었는 바 그이가 이세민이다” 라고 밝힐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세민은 세상에 아주 유명한 역술인이었던 것이다. 역술인 이세민은 당나라 태종 이세민을 너무 존경해서 그 이름으로 개명까지 한 이로 어릴 때부터 대구 신동(神童)으로 불리어지던 사람인바 일곱 살 때 벌써 사서삼경(四書三經)에 통달할 정도로 머리가 무척 좋았다한다. 가정형편으로 중학교도 졸업 못하고 중퇴하였으나 해박한 한학 지식을 바탕으로 역술을 공부하여 어린나이에 일찍 대단한 정확도를 발휘하는 실력자가 되었다.


 팔공산 인근에 철학원을 차리고 소년도사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던 어느 날 갑자기 청와대로부터 부름을 받는다. 박정희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지역인 대구에 신통방통한 소년도사가 났다는 소문을 들은 대통령이 이 소년을 부른 것이다. 이때가 70년대 초반이니 아마도 그의 나이16세~17세 무렵일 것이다. 과거 MBC 간판 아나운서였던 원로방송인 정경수씨가 회고록에서 증언한 바에 따르면 이세민은 박정희 대통령 면전에서 “팔자가 홀아비 될 팔자이며 대통령 자신도 몇 년 후 큰 화(禍)가 있을 것이다.” 라고 예언하여 청와대 참모진을 새파랗게 질리게 한다. 즉시 쫓겨났음은 물론이다. 다행히도 나이가 너무 어렸기 때문인지 박대통령은 관대한 처분을 내린다. 이후 청와대로부터 어떤 보복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80년대 초까지 대구와 서울 청담동에서 철학관을 운영하며 지낸다. 입소문이 나서 주로 정치계나 경제계 그룹 회장들 그리고 유명스타들이 주고객이였다. 이런 그가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이 된 것은 1998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 어떤 교수의 소개로 박근혜 후보의 비서실장역을 하던 정윤회씨를 만나면서부터이다. 이세민은 당초 박근헤 후보에게 공천이 예상되던 경북 문경‧예천 지역구가 아니라 대구 달성군에 출마하면 볼 것도 없이 당선된다고 조언하면서 긴 인연이 시작된다. 이때 받은 도움이 고마워 그 후 정윤회,이세민,박근혜 대통령의 인연은 이어진다. 이후 이세민씨는 2006년 여 사업가 유 모씨 사건에 연류되어 수난을 겪게 된다. 사업가 유 모씨가 동거남인 남자를 고소하여 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동거남 뒤를 봐주는 경찰관 때문에 동거남은 불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는바 유씨가 이세민에게 영향력을 발휘해 줄 것을 부탁하며 ‘유씨 동거남을 구속되게 해주고 또한 동거남 뒤를 봐주는 경찰관도 파면시켜 달라’는 취지로 4억원을 주었다는 혐의였다. 


이세민씨 주변에는 힘쎈 정치인도 많고 판‧검사도 많아 파워가 있다고 여긴 유씨의 청탁이었다. ‘날고 긴다’는 이씨도 ‘중이 제 머리 못깎는다’는 말처럼 이 청탁 때문에 결국 구속되어 1년 6개월 징역을 살고 나와야 했다. 그리도 역술에 능한 이씨라면 그 돈을 ‘절대 받지 않아야 할 돈’으로 판단해서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이러니가 생기게 된다. 아무튼 이세민씨가 구속될 위기에 처하자 당시 여당인 민주당의 중진 국회의원이 검찰에 선처압력을 넣었고 슬롯머신의 대부 정덕진 누이동생까지 나서 압력을 가했다. 시중에 소문나기를 이세민씨가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여사의 양자라고 했기에 검찰도 부담이 컸다한다. 하지만 이런저런 곳에서의 구명노력도 무위가 되고 실형을 산 뒤 출감한다. 


출감시 지인인 한 정치인에게 “모함을 당해 억울한 옥살이를 했지만 모든 허물을 내가 다 안고 간다. 이제는 아무나 상담하지 않고 꼭 필요한 50명만 선정해서 집중 관리하겠다.” 라고 했다한다. 지인이 무슨 말이냐고 재차 물으니 특정인만 counseling 하며 조심하겠다는 뜻이라했다 한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DJ의 최측근이었던 한화갑 전의원도 이씨와 친분이 깊고 박주선 새정치 민주연합 의원도 이씨와 깊은 교분이 있음을 인정했다고 한다. 한화갑 전의원은 “잘나가는 정치인이나 재벌 그룹회장치고 1~2명 술사를 두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점쟁이 말에 따라 국정이 농단되었다는 야당의 비판은 옳지 못하다고 봅니다.” 라고 인터뷰하는 기자에게 이야기했다한다. 옳은 지적이다. 


이세민씨는 나이 어려서부터 이종격투기 같은 역술계에 뛰어들어 자수성가한 이다. 이런 그가 4억이라는 돈 때문에 청탁사기를 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근의 주위 증언에 따르면 예전에 “정원홍 국무총리가 내방 예정이니 자리를 비켜 달라”고 제자들에게 요구한 일도 있고 주위에 말하기를 “박대통령과 자주 통화하며 정윤회도 내 말 한마디면 깜빡 죽는다. 박지만도 나를 신처럼 떠 받든다” 라고 과시한 일도 있다한다. 이 모든 것이 허풍만은 아닌 듯 한게 얼마 전 이세민씨와 동행하여 중국을 다녀온 한 언론인의 증언에 따르면 중국에서 이씨의 명성은 대단하며 중국의 한 성(省)에서는 대대적인 환영행사가 있었고 성장(省長)이 이세민에게 엎드려 절하는 모습까지 목격했다고 한다. 


중국내 권력서열 4위인 모 인사도 이세민씨의 단골이여서 가끔 비밀리에 한국을 방문하여 이씨의 조언을 듣고 가곤 한다고 한다. 이세민씨는 그 누구를 만나도 밥값은 자기가 내었지 절대 남에게 얻어먹지 않는 습성이 있다했다. 밥값이나 술값이 보통 200~300만원 나오는데 매일이다시피 이런 돈을 썼다고 한다. 돈을 엄청 벌긴 버나보다! 아무튼 우연한 사건에 휩싸여 언론의 집중관심을 받게된 이세민씨는 도사들이 항시 그렇듯 깊은 산속으로 몸을 감추었다고 한다. 잘 한 짓이다. 도사다운 처세다. 시끄러우면 산속으로 숨는게 장땡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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