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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강직한 곽선생

2022.09.19

 




                 강직한 곽선생  


 강직한 선비의 기상을 지닌 곽선생은 회계사(CPA)로서 큰 회사의 경리담당 임원으로 일하고 계신분이다. 지나치게 올곧은 성격이 주위사람들과의 화합에 지장을 주기도 하지만 ‘틀림없는 사람’으로 주위의 평가를 받는 이이다. 가끔씩 필자를 찾아와 이런저런 일로 상담을 하곤 했는데 어느 날 하루 필자를 방문했는바 표정이 몹시도 어두웠다. 사정을 물으니 자신이 어떤 일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어찌해야 될지 몰라 필자를 찾았다고 한다. 어떤 일이란 회사의 최고위직 임원의 비리와 관련된 문제였는데 회사에 이런저런 사람들도 곽선생과 마찬가지로 그 최고위직 임원의 비리를 눈치 채고 있었지만 그의 힘이 두려워 아무도 이를 문제 삼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곽선생은 최근에야 그의 비리사실을 알게 되었고, 강직한 성격대로 남들처럼 이를 모른 채 넘기기가 어려워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고민 중이었던 것이다. 


이 문제를 제기했다가 자칫 잘못하면 회사에도 큰 누가되고 문제를 제기한 이가 거꾸로 곤경에 처할 수도 있는 민감한 문제였다. 곽선생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가만히 곽선생의 운을 짚어보니 쾌쾌(夬卦)가 나온다. 쾌쾌(夬卦)는 ‘정의의 무리가 악의세력을 배제하는 상을 나타낸다. 악한 자를 군주가 계신 조정에 고발한다. 참된 마음으로 호소하나 위험이 있다. 먼 지방에서도 악한 자에 대한 불평을 고해온다. 그러나 그를 배제함에 군사력을 동원해서는 안된다. 다만 굴하지 말고 정의를 끝까지 관철함이 좋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 쾌쾌는 못을 상징하는 태쾌(兌卦)와 하늘을 상징하는 건쾌(乾卦)로 구성되어 있어 택천쾌쾌(澤天夬卦)라고도 한다. 못에 고인 물의 기운이 수증기가 되어 하늘에 올라 비로 화(化)하는 쾌상이다. 


쾌(夬)는 일을 처결하다. 또는 결행한다는 뜻이다. 이 쾌의 구성을 보면 다섯 개의 양효 위에 하나의 음효가 있는 형상이다. 이 음효는 높은 지위에서 악의세력을 구축하고는 선을 누르면서 해를 끼치는 모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양효들은 힘을 모아 이 악의 씨앗을 배제하기에 전심전력 노력한다. 이것이 쾌쾌의 주어진 사명이요, 작업인 것이다. 그러나 악의세력은 이미 그 기반이 곤고하고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것을 배제하는 일이 용이한 것만은 아니다. 서투르게 작용하다간 오히려 위난을 받게된다. 그러기에 각 효사에서는 각자의 때와 처지에 맞는 전략을 전제로한 경계를 강조했다. 그러나 쾌쾌가 강력히 시사하는 바는 바르고 선한 자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신념이다. 결국 이 쾌는 바르고 선한 자에게 최후의 승리를 약속하는 길운의 쾌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쾌를 분석해본 뒤 필자 왈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운으로 볼 수 있습니다. 허나 악의세력이 너무도 강력하여 자칫 잘못하다가는 오히려 크게 당할 수도 있기에 단독이 아닌 여러 지지 세력의 동조를 얻어내야만 승리할 수 있다는 경계가 숨어있는 운이기도 합니다. 시련은 있겠지만 반드시 악의세력을 구축할 수 있다고 보입니다. 다만 법적인 문제로 비화되는 것은 삼가야한다고 봅니다.(군사력을 동원해서는 안된다) 일이 너무 커질 경우 오히려 회사전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라고 충고를 해드렸다. 필자의 충고에 곽선생의 표정은 매우 진지하고도 심각해졌다. 결국 곽선생은 섣불리 나서지 않았고 최고위자의 문제점과 부정을 인식하고 있는 지사의 여러 책임자들과 은밀히 의논하여 문제제기를 공동으로 할 것을 결의하였다. 


이런 과정 속에서 하루는 헐레벌떡 상기된 표정으로 필자를 찾았다. 와서는 “선생님 큰 일 났습니다. 선생님 말씀을 듣고 이런저런 회사 책임자들과 이 문제를 논의하였고 그분들도 공분하여 함께 탄원하기로 뜻을 모으는데는 성공했는데 이 과정에서 누군가 최고위자에게 밀고를 해버린 것 같습니다. 갑자기 저에게 오지 중 오지인 곳으로 발령이 났지 뭡니까? 본사의 경리임원으로 있던 저에게 그런 발령을 냈다는 것은 그만두라는 소리와 같은데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라고 하며 불안해했다. 그의 표정 속에는 후회하는 빛이 역력했다. 괜히 공명심 때문에 나서다 당하게 되었다는 자책의 표정이었다. 


이에 대해 필자가 충고하기를 “일단은 그 발령을 받아들이십시요! 회사를 그만 두는 것보다는 말없이 그 발령을 받아들이는 것이 곽선생님에게 유리할 것 같습니다. 많은 이들이 곽선생님의 좌천에 대해 부당함을 느낄 것이고 그런 분노들이 모아져 여론을 형성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반전의 기운이 모여질 것이니 그때까지 참고 때를 기다려 보세요!” 라고 했다. 착찹한 표정으로 상담실을 나서는 곽선생의 처진 어깨가 안쓰러웠다. 이후에 전계되는 상황이 필자역시 궁금했으나 워낙 바쁜 일상 속에 묻혀 이 일을 까맣게 잊고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곽선생이 필자를 다시 찾았다. 오랜만에 곽선생의 얼굴을 보자 그 때 이후의 상황이 몹시 궁금했다. 우선 곽선생의 표정을 보니 매우 안정되어 있고 혈색도 좋았다. 미소 띈 얼굴로 곽선생이 그 후의 사연을 이야기 한다. 


“제가 좌천되고 난 다음에 선생님의 예측대로 이곳저곳에서 부당한 처사라는 말들이 계속 나왔고 회사가 시끄러워지자 이사장이 직접 나서서 세밀하게 감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1년에 걸친 세부감사결과 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최고위자의 부정행위들이 여기저기 포착되었고 최고위자의 압력 때문에 부당하게 부정을 묵인했던 부서 책임자들의 자기고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습니다. 이것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회사에 큰 타격이 될 수 있기에 이사회에서는 결국 최고위자를 자진사퇴하는 선에서 명예퇴직 시키기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이 최고위자는 부정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퇴직위로금을 챙겨 나간 것이 지금도 분통터지지만 결국 일은 그렇게 해결이 났습니다!” 라고 한다. 곽선생도 원래의 자리로 발령받아 제자리로 돌아와 열심히 근무 중이라고 한다. 아무튼 큰 파란없이 일이 마무리되어 참으로 잘된 일이라 생각되었다. 곧은 선비의 기상이 강력한 악의 세력을 구축한 것이다. 정의는 성공하는 법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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