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을 부르는 마음 & 복을 부르는 여인
사람들은 보통 어떤 일이 잘되었을 때에는 주위의 도움이나 원인 등을 생각치 않고 자기가 잘나서 이렇게 되었다고 우쭐하며, 일이 안되었을 경우에는 남의 탓이나 부모 탓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돈 많은 부모에게서 태어나지 못해서 자신이 불행하다고 투덜 대거나 자신이 참 인복이 없다고 불평하는 사람을 주위 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런 사람은 좋은 사주팔자를 타고 태어 났어도 잘살지 못한다. 남의 탓만하고 있다보면 좋은 운도 왔다가 슬그머니 사라져 버리고 만다. 자신의 문제점을 찾고 그 탓을 남에게 돌리지 않고 스스로를 닦는다면 복이 멀리 있기만 한 것이 아니다.
다음은 양녕대군의 후손 이지광에 대한 이야기다. 양녕대군의 후손 이지광은 가세가 궁핍하여 끼니를 걱정할 정도였다. 하루는 스님이 시주를 구하였으나 궁핍한 생활에 아무것도 시주할 것이 없었다. 이지광은 먹고있던 죽을 스님에게 권하였다. 주인의 어려운 가정 형편과 어진 마음씨를 헤아린 스님은 이지광이 권하는 죽을 감사하게 받아 먹었다. 죽을 다 먹은 스님은 주인에 대한 보답으로 운수를 봐 주었는 데 사당 앞의 울창한 나무를 다 베어내어 앞을 훤하게 하면 운수도 훤하게 바뀔 것이라고 알려 주었다. 이지광은 스님이 알려 준대로 사당앞의 나무를 다 베어 내었다. 이틀이 지난 후 영조임금이 왕릉에 성묘차 그 부근을 지나가다가 낡은 사당을 보고 누구의 사당인지 물었다.
대신이 양녕대군의 사당임을 아뢰자 영조임금은 양녕의 후손을 불러오라 하였다. 그리하여 이지광은 영조 앞에 불려오게 되었다. 이지광을 본 영조는 초라한 그의 행색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왕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면서 “만약 양녕대군이 세자 자리를 사양치 않았다면 지금 서로의 위치가 바뀌지 않았겠는가?” 하면서 이지광을 아산 현감에 임명하였다. 결국 이지광은 조상의 음덕으로, 직접 적으로는 스님에게 그야말로 마음으로 베푼 죽 한 그릇의 시주가 인생의 행로를 바꾸어 놓았던 것이다. 평소의 작은 마음 씀씀이 하나 하나가 복을 불러 들이거나 화를 부르기도 함을 명심하는 것이 삶의 지혜가 아닐까? 그렇다면 복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옛말에 '재수있는 사람이 집에 들어오면 그 집이 흥하고 그 사람이 집을 나가면 그 집이 망한다'는 말이 있다. 과연 그런 사람이 있을까? 다음은 우리 나라에 전해오는 발복설화 한 토막이다.
옛날에 한 마을에 김씨, 박씨 두 사람이 살았다. 둘 다 살림이 구차하여 소금장수를 해서 먹고 살았다. 하루는 두 사람이 소금 짐을 받쳐놓고 잔디밭에서 낮잠을 자다가 태몽을 꾸고 사돈을 맺기로 약속을 하였다. 과연 두 사람은 자식을 얻었는데 김씨는 딸을, 박씨는 아들을 낳았다. 딸을 낳은 김씨는 만사가 잘 풀려 부자가 되었으나, 아들을 낳은 박씨는 여전히 가난하였다. 아이들이 장성하자 둘은 약속대로 사돈을 맺었다. 그 후부터 김씨네는 차츰 재산이 줄고 박씨네는 점점 형편이 좋아졌다. 형편이 좋아지자 박씨의 아들은 공부도 하지 않고 술만 먹으면 부인에게 행패를 부려서 아내는 견딜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아내 김씨의 딸은 가출을 하였다.
김씨의 딸은 정처없이 길을 걷다가 산속에서 날이 저물어 하룻밤 쉬어 갈 집을 찾았고 그게 인연이 되어 그 집 주인인 숯 장수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구차 스럽지만 서로를 깊이 아껴주며 살아가던 어느날 심씨의 딸이 아침을 준비하러 부엌으로 나서는데 숯을 굽는 구덩이에서 희미하게 번쩍이는 것이 보였다. 김씨의 딸은 가까이 가서 부짓갱이로 희미한 빛을 내는 돌덩이를 두두려보니 그속에 금이 들어 있는게 아닌가? 깜짝 놀라 숫구덩이의 돌들을 이곳저곳 두두려 본 결과 숯 구덩이의 돌덩이 들이 금덩이인 것을 알고 그것을 팔아오게 하여 부자가 되어 잘 살았다.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어떤이가 구걸하러 왔는데 그녀의 전남편인 박씨의 아들 이었다. 그녀는 그래도 밉지만 옛정을 생각하여 전남편을 잘 대접하고 돈을 큰 황소에다가 한바리 실어 보내 주었는데, 전 남편은 집으로 돌아 가다가 노름을 하여 다 잃고 다시 거지가 되었다. 복 있는 김씨 딸의 강력한 재운을 나타내는 이야기 였다. 간단히 말해 김씨의 딸은 엄청 큰 재복을 타고 태어 났으나 일부 종사하기 어려운 사주 팔자를 어쩌지 못한 것이다. 과연 그 여인은 행복 했을까? 사람의 운은 각기 달라 재복은 있으나 부부연이 약한 사람도 있고, 재복은 없으나 부부 화합하는 사람도 있다. 이 둘 중에 어느 쪽이 더 행복할까?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남기는 사연이다. 또 사업장이나 가정에서 사람을 들일 때 아무렇게나 처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임을 알 수 있는 고사 였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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